배우 김규리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1980'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80'은 서울의 봄이 오지 못한 파장으로 한 가족에게 들이닥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03.20/ 배우 김규리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김규리는 9일 자신의 SNS에 “드디어 판결이 확정됐다”며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손해배상 판결 확정’이라고 올린 글을 공유했다.
김규리는 “그동안 몇년을 고생 했던 건지. 이젠 그만 힘들고 싶다”며 “사실 트라우마가 심해서 ‘블랙리스트‘의 ’블…‘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미인도‘ 영화로 시상식에 참석했는데 화면에 제가 잡히니…어디선가에서 전화가 왔었다고, 작품 출연 계약 당일날..갑자기 취소연락이 오기도 했었고”라며 “블랙리스트 사실이 뉴스를 통해 나온 걸 접했을 때 SNS를 통해 심정을 짧게 표현한걸 두고 그 다음날 ‘가만 안있으면 죽여버린다’는 협박도 받았었고 휴대폰 도청으로 고생했던 일 등”이라고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사죄를 하긴 했다는데 도대체 누구한테 사죄를 했다는 건지. 기사에 내려고 허공에다가 한 것 같기도 하고, 상처는 남았고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쨌든 상고를 포기했다 하니 소식 기쁘게 받아들인다”라며 “그동안 고생하신 변호사 팀과 블랙리스트로 고생하신 선배 동료들께 따뜻한 위로와 응원 보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모두”라고 말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만들어 정부에 비판적인 82명의 특정 문화계 관계자들을 프로그램에서 배제하거나 투자를 무산시키는 등 압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하 김규리 SNS 글 전문
드디어 판결이 확정됐네요.
그 동안 몇 년을 고생 했던 건지.. 이젠 그만 힘들고 싶습니다. 사실 트라우마가 심해서 ‘블랙리스트‘의 ’블…‘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게 됩니다. . 그 동안 말을 안하고 있었던 제 경험 중에는.. ’저희 집 골목에 국정원 사무실이 차려졌으니 몸조심 하라는 것‘과 당시엔 저희 변호사였던 김용민 의원님께서 질문하시기로는…‘집이 비워져 있었을 때 무슨 일은 없었는지’.. (집이 비워져 있을 때 국정원이 들어왔던 곳이 있었답니다), 저희 집은 문서들을 버릴 때 모두 알 수 없게 파쇄를 했기에 별일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저희 동의 다른 집들은 쓰레기 봉투 안에 문제가 있다며 벌금을 물었던 적이 있었다는 것, (쓰레기봉투도 뒤졌나 봅니다), 몇일 내내 이상한 사람들이 집 앞에서 서성거렸던 일들,
당시‘미인도‘영화로 시상식에 참석했는데 화면에 제가 잡히니…어디선가에서 전화가 왔었다고.. 작품 출연 계약 당일..갑자기 취소연락이 오기도 했었고… 블랙리스트 사실이 뉴스를 통해 나온 걸 접했을 때 SNS를 통해 심정을 짧게 표현한걸 두고 그 다음날 ‘가만 안 있으면 죽여버린다’는 협박도 받았었고.. 휴대폰 도청으로 고생했던 일 등등..
사죄를 하긴 했다는데 도대체 누구한테 사죄를 했다는 건지.. 기사에 내려고 허공에다가 한 것 같기도 하고,
상처는 남았고 그저 공허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상고를 포기했다 하니 소식 기쁘게 받아드립니다.
블랙리스트로 고생했던 기간+2017년 소송시작해서 지금까지..
그 동안 고생하신 변호사 팀과 블랙리스트로 고생하신 선배 동료분들께 따뜻한 위로와 응원 보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