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유니폼을 입은 네이마르가 파리 생제르맹(PSG) 선수단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네이마르는 ‘단짝’ 이강인은 물론, 최근 불화설의 주인공인 킬리안 음바페와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PSG는 17일 오후(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네이마르가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1분 남짓 영상에선 네이마르가 모든 선수들과 악수·포옹하는 모습이 담겼다. 말미에는 선수단 모두가 그의 등을 쳐줬다. 특히 브라질 대표팀 동료 마르퀴뇨스와 격하게 포옹하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목을 끈 건 음바페와의 인사였다. 지난 16일 네이마르의 알 힐랄 이적이 확정된 뒤, 많은 동료가 SNS를 통해 그의 안녕을 기원했다. 특히 이강인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정말 특별했던 순간들이다. 정말 감사하고, 행운을 빈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네이마르도 곧장 SNS를 통해 이강인의 작별 인사에 답했다. 네이마르는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내 마음속에 항상 간직할 것이다. “나중에 봐, 아들”이라고 답했다. 아들로 적은 단어엔 애정을 담아 어린아이를 부르는 뜻도 담겼다. 네이마르는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과 함께 이강인처럼 ‘하트 이모티콘’으로 답했다.
반면 음바페는 어떤 인사로 남기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다. 마침 최근 현지 언론에선 두 선수 사이의 불화설이 제기된 바 있다. 네이마르의 이적이 가까워진 시점과, 재계약을 거절해 1군 훈련에서 제외됐던 음바페의 복귀 시점이 맞물려서다.
이날 PSG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선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가벼운 포옹과 함께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잡혔다. 서로의 표정이 다소 미묘한 것이 관전 요소다.
한편 네이마르는 지난 16일 알 힐랄과 2년 계약을 맺으며 사우디 프로 리그에 합류했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네이마르의 이적료는 9000만 유로(1313억원)다. 이는 사우디 프로 리그 역대 이적료 1위다. 연봉은 더 높다. 영국 BBC는 네이마르가 알 힐랄에서 연봉 1억 5000만 유로(2188억원)를 받으리라 추정했다.
당초 네이마르는 유럽에 잔류할 것이란 전망이 더 많았다. 최근에는 친정팀 바르셀로나(스페인)행이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장 복귀가 어려웠다. 이때 알 힐랄이 거액의 제안으로 PSG와 네이마르 양측을 모두 설득한 모양새다.
PSG 입장에선 부상 이력이 많은 네이마르를 향한 9000만 유로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네이마르는 2017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PSG에 합류한 뒤 통산 173경기 동안 118골 77도움을 올렸다.
공격 포인트 자체는 훌륭하지만, 지속성이 문제였다. 네이마르는 프랑스 리그1 수비수들의 거친 태클은 물론, 국가대표 대회에서 만난 상대의 견제 속에 연이은 부상으로 쓰러졌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에서의 4시즌 동안 186경기를 소화했는데, PSG에선 6시즌 동안 173경기를 뛰었다. 리그 경기로 한정한다면 네이마르는 단 한 차례도 시즌 당 리그 30경기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2021~22시즌 리그 22경기가 최다 기록이다.
2022~23시즌에는 리그 첫 5경기 7골 6도움이라는 게임 같은 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지난 2월 발목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PSG는 여전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감기와 부상 문제로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후 알 힐랄과 협상을 마쳐, 유럽 커리어에 마침표가 찍혔다.
네이마르는 지난 17일 알 힐랄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리그에 오게 돼 행복하다. 새로운 경험, 도전이다. 또한 새 역사를 쓸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면서도 “처음 호날두가 여기 왔을 때, 모두가 그를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 리그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목표는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 훈련을 통해 성장할 것이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거기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 알 힐랄 팬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