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핑계를 대며 1년 가까이 오픈을 미룬 싸이월드가 가까스로 앱을 론칭했다. 하지만 확인할 수 있는 사진·동영상·방명록이 없어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그인은커녕 앱 다운로드가 불가한 상황도 즐비해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2일 오후 12시 30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앱을 출시했다. 당초 예고했던 것보다 4시간가량 빨리 선보였다.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다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는 앱 다운로드도 못 하는 상황이다. 앱은 조회가 되는데 막상 다운로드해도 설치가 되지 않는다.
이 현상은 가입한 이동통신사 서비스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와 '갤럭시A80'으로 SK텔레콤 LTE·KT 인터넷 와이파이 환경에서 시도해봤는데 모두 똑같다. 이와 관련 싸이월드제트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서버 문제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싸이월드의 앱 평점은 2점대로 바닥을 쳤다. 설치와 접속 문제를 호소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전날까지만 해도 앱 조회조차 되지 않았다. 다음날이 돼서야 설치가 가능했다.
'아이폰7'으로 싸이월드 앱을 실행하니 로그인 화면이 떴다. 이후 신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약관에 동의하는 절차를 거쳤다.
계정을 오래 사용하지 않아 휴면을 해제하는 과정이 필요해 이통사 패스 앱으로 본인인증을 했다. 마지막으로 미니홈피 공개 여부(전체·일촌·비공개)를 선택했다.
다행히 아이폰에서는 문제없이 앱이 구동했다. 하지만 이용할 수 있는 콘텐트가 없다. 가장 중요한 사진첩을 비롯해 방명록, 다이어리는 공백 상태다.
앱 하단에는 싸이생활·미니홈피·파도타기·더보기 4개 메뉴가 존재한다.
파도타기에서는 싸이월드와 제휴를 맺은 위메프·롯데카드 등 미니홈피를 만나볼 수 있다. IBK도토리은행 싸이월드지점은 단기간 안에 2600명이 넘는 일촌을 확보했다. 추억을 회상하는 이용자들이 몰리며 방명록은 900건 이상이 등록됐다.
싸이월드 화폐인 '도토리'는 10개 1100원부터 300개 3만3000원까지 판매한다. 아직 사용처는 없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재개한 것은 2019년 10월 웹 서비스를 중단한 지 2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 서비스 재개 발표 후 앱 개발과 데이터 복구 지연, 중국발 해킹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오픈을 미뤘는데, 기다림에 부응하는 콘텐트를 만나볼 수 없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이용자들은 "또 속았다.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운영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댓글을 남겼다.
싸이월드제트는 오픈 전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으며, 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약 7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