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체 티몬이 장윤석 대표와 함께 대담한 변화를 시작했다. 이미 상징과 같았던 '타임 커머스(특정 시간 초저가 판매)'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지 오래다. 최근 무의미한 타임딜의 비중도 줄여나가고 있다.
티몬은 2018년부터 회사를 소개할 때마다 '타임 커머스'라는 수식어를 붙여왔다. 타임 커머스는 각종 타임딜을 통해 '게이미피케이션'(게임이 아닌 영역을 게임화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쇼핑을 추구하겠다던 티몬의 상징이자 승부수였다. 실제로 티몬에는 매시간 울리는 핫딜(반짝 세일)에 빠져 '찐 고객'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 티몬은 지난해 6월 장 대표 부임과 함께 '타임 커머스'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1212타임 등 의미없는 타임어택도 줄이고 있다. 단순한 초저가 세일만으로는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 경쟁을 뚫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티몬은 '사는 재미'를 타임 커머스 말고도 콘텐트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인기 인플루언서인 '정육왕', '공격수셰프'와 함께한 콘텐트는 신규 고객 유입은 물론 매출 면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와 연계된 티몬만의 콘텐트여서 이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티몬의 이런 변화는 장 대표가 이끌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타임 커머스'라는 타이틀을 떼는 등 티몬의 방향성 자체가 변화 중"이라며 "핫딜 역시 '10분 어택' 등 고객 반응이 좋은 부분은 남겨두되 시간마다 있던 무의미한 핫딜은 비중을 줄이고 있다. 물건을 사는 재미를 타임딜만이 아닌 콘텐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사문화도 바꿔나가고 있다. 사는 재미를 추구하겠다던 쇼핑 플랫폼 구성원들이 소통하지 않고 수직적 틀에 갇혀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는가 하면, 올 상반기 내 전사 ‘리모트&스마트워크’를 선언하고 물리적 공간으로의 출근을 줄인다고 선언했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또 있다. 장 대표가 직접 만든 사내 커뮤니티 플랫폼 '티니버스'다. 티몬 직원을 뜻하는 '티모니언'들은 이곳에 회사에 바라는 점을 올리거나, 소소한 잡담 글을 올린다. 필요 없는 물건을 경매에 부칠 수도 있어서 반응이 뜨겁다.
티몬 관계자는 "티니버스는 IT업계 출신인 장 대표가 부임 뒤 직접 호스트가 돼 뚝딱뚝딱 만든 커뮤니티"라며 "직원들이 필요 없는 물건을 서로 내다 파는 경매는 인기가 정말 많다. 과거에는 티모니언의 소통 공간이 없었는데 티니버스가 생기면서 조직 문화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