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와 르위키의 부상으로 어깨가 더 무거워진 SSG 오른손 투수 문승원. SSG 제공 SSG 오른손 투수 문승원(32)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SSG는 지난주 선발 로테이션이 휘청거렸다. 토종 에이스 박종훈과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가 부상을 이유로 동반 이탈했다. 박종훈은 수술, 르위키는 교체가 유력한 상황이다. 구단 안팎에선 '최대 위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체 선발' 정수민은 2일 인천 삼성전에서 2⅔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선발 자원이 많지 않은 팀 사정을 고려하면 기존 선발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문승원은 SSG의 버팀목이다.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끌어줘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다행스러운 건 올 시즌 페이스. 9경기 선발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2.86(50⅓이닝 16자책점)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톱 10에 이름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사실상 1선발의 역할을 해냈다. 시즌 피안타율(0.220)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19) 모두 안정적. 흠잡을 곳 없는 피칭이다.
꾸준함이 강점이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웠다. 큰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지난 시즌엔 11승을 따내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정복했다. 올 시즌에도 상승세가 계속된다. 문제로 지적받던 피홈런을 줄인 게 결정적이다. 문승원은 2017년부터 3년 연속 매년 23개 이상의 피홈런을 내줬다. 2017년과 2019년에는 리그 피홈런 1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3일까지 212타자를 상대해 피홈런 딱 1개(5월 21일 인천 LG전 라모스)만 허용했다. 맞아 나가는 타구가 적으니 실점하는 횟수도 크게 줄었다. 문승원은 "투구폼이나 메커니즘은 달라진 게 없다. 다만 올해는 포수 (이)흥련이, (이)재원이 형과 상대 전력분석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며 "마운드에서 포수의 리드에 더욱 믿음을 가지고 던지고 있는데, 이게 피홈런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피홈런이 줄다 보니 전체적인 기록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감독의 신뢰는 단단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문승원에 대해 "지난해(6승 8패 평균자책점 3.65)에 비해 좋아진 게 아니다. 원래 이 정도 하는 투수"라며 "지난 시즌에도 세부 지표는 국내 투수 중에서 좋은 편이었다. 다만 승운이 없었다. 계속해서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한다"고 신뢰했다. 문승원마저 흔들린다면 SSG로선 더 큰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시즌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그의 다음 등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