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도굴'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도굴'이 첫 공개됐다.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의 조연출을 맡았던 박정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제훈이 흙 맛만 봐도 보물을 찾아내는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를 연기한다. 자칭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 고분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 역은 조우진이 맡았다. 임원희가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 역을, 신혜선이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 역을 맡았다.
'도굴' 측은 도굴이라는 소재가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다룬 적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굴이라는 소재는 신선하나, 영화는 클리셰로 가득하다. 흥행 영화의 틀에 맞춘 듯 뻔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키스할 타이밍에 맞춰 키스를 하는 인물들, 예측 가능한 결말까지 익숙한 장면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살리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 연기 변신을 감행한 이제훈과 조우진, 대사를 달달 외우는 노력을 한 신혜선, 주 특기인 코믹 연기를 보여주는 임원희는 캐릭터가 살아 숨쉬도록 숨을 불어넣는다. 특히 이제훈과 조우진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제훈은 능청스러운 그리고 능숙한 연기로 새로운 이제훈을 만들어냈다. 코미디의 맛을 살리는 조우진은 분량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게 할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들은 뻔한 이야기지만 캐릭터 플레이가 살아있는 '도굴'을 완성했다.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간 이제훈은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니까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숨쉴지 궁금했다. 굉장히 유쾌하게 봤다. 촬영장 기억이 많이 나더라. 땅굴 파면서 흙먼지 뒤집어쓴 기억이 많이 났다. 고생스러웠지만 재미있는 영화가 나와 기분이 좋다"라며 "실제의 저는 그러지 않는데, 이 작품을 찍으며 능청스러워졌다. 주변 사람들이 '들떠 보인다. 말주변이 많아졌다'고 하더라. 이 작품을 하며 새로운 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특유의 진중한 캐릭터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활약한 조우진은 "코미디 연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을 즐겁게 하고 웃음 짓게 하는 것은 어렵다. 진정성 하나만 가지고 파고든다면 한 스푼 미소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감독님에게 재미있는지 재차 확인하면서 작업했다. 앞으로 더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할 줄 아는 외국어가 없다"는 신혜선은 유창하게 외국어 연기를 소화한다. 이에 관해 "외국어 연기를 해야할 때 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게 아니라 대사를 연기하는 거다. 음악처럼 계속 반복해서 들었다. 툭 누르면 외울 수 있게 연습했다"고 밝혔다.
외양부터 웃음 담당인 임원희는 "애드리브를 특별히 많이 한 건 없었다"고 말했지만, 조우진은 "우리는 임원희의 넘쳐 흐르는 애드리브에 리액션 하느라 바빴다. 다 못보여드리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엄청난 애드리브 대향연이었다"라고 증언했다.
영화는 후속편을 암시하며 끝난다. 이제훈 또한 "강동구를 다시 한번 연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흥행을 발굴해 '도굴 2'까지 탄생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