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보영은 tvN 주말극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을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진한 첫사랑의 향기로 가득 채웠다. 자칫 잘못하다간 '불륜 미화' 드라마라는 오명을 쓸 수 있었지만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 중 이보영과 유지태를 응원하게 한 것은 그녀의 연기가 큰 지분을 차지했다.
이보영은 배우 전소니와 2인 1역을 소화했다. 20대 시절의 지수를 전소니가, 40대 시절의 지수를 이보영이 연기한 것. 20대엔 사랑에 설렘 가득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이 특징이었다면, 40대 지수는 거친 세상살이에 지쳐갔지만 약자들의 편에 서서 소리 낼 수 있는 정의로운 외유내강 형 인물이었다. 지수의 20대, 30대를 거친 삶의 굴곡을 섬세한 표정과 눈빛에서 그대로 구현했다.
대본이 탄탄하다고 자신했고 캐릭터에 마음이 뺏겨 출연 결심까지 했던 상황. 시청자를 이해시키고 공감시킬 만한 포인트는 유지태(재현)와 너무도 사랑했지만 주변의 암초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를 지키고자 숨었던 한 여자의 아픔을 담담하면서도 애틋하게 펼쳐냈다는 점이었다. 애틋함과 아련함, 노련함, 원숙함, 풋풋함이 모두 담긴 이보영 표 멜로극으로 시청자를 설득했다. 이보영이 없었다면 '화양연화'가 이토록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었을까. 사랑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면서도 풋풋하고 예뻤던 그때, 그 아름다웠던 시절의 사랑 이야기로 주말 안방극장을 촘촘하게 수놓았다.
마지막까지 인연의 끈을 놓지 않은 유지태와 이보영은 지난 14일 '화양연화' 최종회에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초반 웃음조차 잃고 살아가던 이보영의 삶에 한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보영은 "드라마가 추운 겨울부터 시작해서 이제 막 더워질 때 마무리하게 됐다.촬영하는 동안 좋은 배우들과 호흡 맞출 수 있어 행복했다. 모든 기억들이 떠오른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 아쉽기도 한데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