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자리에 재도전하는 키움이 천군만마를 얻었다. 강속구 마무리 투수 조상우(25)가 1군에 복귀했다.
키움은 경기가 없던 지난 15일 조상우를 1군에 불러 올렸다. 전반기를 마감한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그 자리에 조상우를 등록했다. 지난달 10일 1군 등록이 말소된 지 35일 만이다.
올 시즌 키움 마무리 투수를 맡은 조상우는 개막 이후 23경기에서 18세이브를 올리면서 구원 부문 1위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두산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어깨 후방 근육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아 전열을 이탈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 투수 가운데 최고 구속(시속 157.2km)을 기록했을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던 조상우다. 키움 입장에선 전력 손실이 무척 커 보였다.
다행히 조상우의 빈자리를 베테랑 왼손 투수 오주원이 잘 메웠다. 오주원은 조상우 이탈 직후인 지난달 11일 NC전에 처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첫 세이브를 올리면서 믿음을 보여 줬다. 이후 14경기에서 단 한 번도 실점하지 않고 대체 소방수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이 기간 성적은 1승·무패 12세이브다. 김상수·한현희·이보근을 비롯한 다른 필승조 투수들도 힘을 냈다. 조상우가 없는 동안 팀 불펜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해 10개 구단 가운데 1위를 지켰다.
뜻하지 않은 쉼표를 찍었던 조상우는 그 덕에 부상 회복에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 통증을 무사히 털어 냈고, 피로가 쌓인 어깨를 쉬게 했다. 실제로 조상우는 5월 이후 하락세가 완연했다. 4월까지 13경기에서 13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0'으로 난공불락의 위용을 뽐냈지만, 5월에는 6경기에서 7이닝 동안 8점을 내줘 월간 평균자책점 10.29로 주춤했다. 6월 들어서도 4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점수를 내주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어깨 부상은 결코 호재일 수 없지만, 약 한 달 동안 재정비 시간을 보냈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다.
무엇보다 조상우는 최적의 시점에 다시 돌아왔다. 키움은 2위 두산을 야금야금 추격해 1.5경기 차까지 간격을 좁혀 놓았다. 지난 12일 인천 SK전에서 승리하면서 2016년 4월 13일 이후 1185일 만에 단독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비록 다음 날 패배로 하루 만에 다시 3위로 내려왔지만, 언제든 2위를 재탈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평균 시속 153km의 직구를 던지는 강속구 소방수의 귀환과 함께 순위 싸움에 한창인 키움 불펜진은 더 강해졌다. 조상우의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이 불안 요소지만, 피로를 회복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조상우는 일단 16~18일 삼성과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본격적으로 후반기 레이스를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