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관련 혐의를 부인하던 김기덕 감독, 배우 조재현에 대한 추가 폭로가 쏟아져나왔다. 이에 두 사람이 입장을 바꿀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7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거장의 민낯, 그 후'라는 부제로 부제로 전파를 탔다. 3월에 이어 김기덕 감독, 조재현에게 성폭력 피해를 받았다는 이들이 여럿 등장해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건이 공소 시효가 지나 법적 처벌로 이어지기 힘들다. 이에 반해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은 명예훼손 혐의로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방송 전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소송은 기각됐고, '거장의 민낯, 그 후'는 예정대로 전파를 탔다. 제작진이 접촉하자 인터뷰를 거절하면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방송 내용이 제가 아는 사실과 다르면 추가로 소송을 해서 법적으로 밝히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재현 측은 일단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PD수첩' 후속 보도에 대해서는 조재현의 법률대리인은 "조재현 씨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 모니터를 하고 있다. 일단 오늘 방송되는 'PD수첩'을 보고 나서 대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추가 폭로 이후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이 입장을 바꿀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이 그간 강력히 의혹을 부인해왔기 때문.
김기덕 감독은 6월에도 'PD수첩' 제작진과, 당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에 응한 여배우 A씨 등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고소장을 통해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중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PD수첩' 내용처럼 성폭행범은 결코 아니다. 악의적인 허위 사실에 기반한 무고, 제보, 방송제작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된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두했을 때도 취재진 앞에서 "22년 동안 23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그런 감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무자비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비교적 침묵을 지켰던 조재현도 재일교포 여배우의 폭로 이후인 6월 입장을 바꿨다. "누구도 강간하지 않았다"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방송을 통해 피해를 주장한 한 일반인 여성은 최근까지도 피해자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파문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이 입장을 바꿀지, 여전히 결백을 주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