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동계올림픽 미국 피겨 스케이팅 대표팀 앰버 글렌. [AFP=연합뉴스]2026 동계올림픽 미국 피겨 스케이팅 대표팀 앰버 글렌(가운데). [AP=연합뉴스]"올림픽 피겨 스케이터가 내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을 방금 알게 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서 저작권 침해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미국 피겨 스케이팅 대표팀으로 출전해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앰버 글렌(27)의 경기 당시의 배경 음악 사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을 미국뿐 아니라 일본 언론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다수의 유력 외신은 '클랜(CLAN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캐나다 출신의 음악가 셉 맥키넌이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글렌이 자신의 곡 더 리턴(The Return)을 허가 없이 사용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렌은 더 리턴과 '아 윌 파인드 유(I Will Find You)'를 편집한 곡을 배경 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맥키넌은 '방금 한 올림픽 피겨 스케이터가 나의 노래 중 하나(더 리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전 세계에 방송됐는데, 이게 올림픽에서 일반적인 관행인가?'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맥키넌은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이 끝난 직후 자신의 SNS에 이같이 글을 게재하며 '저작권 무단 침해'를 지적했다.
공식 대회에서 피겨 선수가 사용하는 음악에 관한 허가를 저작권자로부터 받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저작권 소유자의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레이블, 음반 제작자, 작곡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다. 개인뿐 아니라 여러 당사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맥키넌은 자신의 레이블과의 저작권 계약상 음악 사용 허가는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2026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일본 대표팀. [로이터=연합뉴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보컬이 포함된 음악을 금지한 뒤 피겨 배경 음악으로 연주곡만을 허용하던 당시는, 대다수의 클래식 음악이 공공재로 인식돼 경기 배경 음악으로 사용하는 데 큰 제약이 없었다. 하지만 2014년 ISU가 현대 음악으로 범위를 넓혀주면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작곡가 등이 저작권 침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 거다.
특히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선수들이 '아침 햇살이 드는 집(House of the Rising Sun)'의 커버곡을 사용했고, 해당 커버곡의 원 저작권자가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소송으로 번지면서 ISU는 선수들이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새로운 구조를 마련했지만 꾸준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매체들도 글렌의 저작권 침해 이슈에 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번 단체전에서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 팬들은 남자 프리 스케이팅에서 사토 하야오(일본)에 대한 판정이 박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피겨 스케이팅에서 새로운 논쟁이 될지 주목된다'며 논란을 비중 있게 보고 있다.
2026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일본 대표팀. [AP=연합뉴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저작권 침해 이슈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페인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과리노 사바테가 유니버설 픽처스의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의 음악으로 구성된 쇼트 프로그램을 선보이려다가 저작권 문제에 제동이 걸렸다. 프로그램을 전면 수정할 위기에 처했다. 결국 유니버설 픽처스로부터 저작권 허가를 받아 경기에 음악을 사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