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故) 김주혁의 빈소가 31일 오후 3시부터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가운데, 고인의 넋을 애도하고 추모하기 위한 동료 배우들과 연예계 인사들, 그리고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빈소는 고인의 형이 상주로 조문객을 맞고 있으며, 생전 고인과 절친했던 사이인 차태현도 빈소를 지키며 직접 조문객과 인사하고 있다. 고 김주혁 소속사 나무엑터스 관계자들 역시 빈소를 떠나지 않은 채 밤새 조문객을 받았다.
빈소가 차려진 직후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사람은 소속사 식구 유준상, 그리고 선배 최민식이었다. 유준상과 최민식은 오후 4시께 빈소를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뒤이어 고 김주혁의 유작으로 남게 된 '독전'에서 함께 호흡맞춘 후배 류준렬이 눈물을 쏟으며 빈소를 방문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선·후배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생전 고인과 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깊은 인연을 맺은 배우들부터 일면식은 없지만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동료로서 찾은 이들까지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허망한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이 날 연예계에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여러 건 있었던 만큼, 배우들과 관계자들은 행사 직후 약속이나 한듯 빈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후 송중기·송혜교 커플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객들 중 일부를 곧바로 빈소에서 만날 수 있었고, 영화 '침묵' VIP 시사회를 찾았던 이들도 늦은 밤 빈소로 대거 이동했다. 장례식장 앞에는 밴 등 연예인 차량이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다.
첫 날 빈소에는 고두심·고수·권상우·박보검·박서준·박원상·손현주·송강호·송지효·유선·윤아·이경영·이미연·이승준·임형준·장근석·정보석·정경호·조우진·조진웅·최여진·한지민·현빈 등 배우들이 빠르게 방문해 고 김주혁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소속사 나무엑터스 식구들도 지속적으로 빈소를 찾았다. 김소연·김재경·김지수·김혜성·문근영·홍은희 등 배우들이 애도를 표했다.
배우들 뿐만 아니라 예능인들도 눈에 띄었다. 유호진 PD를 비롯해 KBS 2TV '1박2일' 전 스태프, 그리고 김종민·김준호·윤시윤·차태현 등 멤버들은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빈소로 달려왔으며, 데프콘은 눈물을 참지 못한 채 오열했다. 또 SBS '런닝맨' 김종국·지석진·유재석·이광수·하하 등 멤버들도 조문을 마쳤다. 김숙·김제동·박경림·이경규·이휘재·홍석천의 모습도 보였다.
오후 늦은 시각에는 성지루·전미선이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고, 봉태규와 나무엑터스 신인 배우들은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빈소를 떠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슬픔에 빠져 있는 이는 고 김주혁의 연인 이유영이었다. 이유영은 30일 당일 부산에서 '런닝맨' 촬영 중 고 김주혁의 비보를 접하고 급하게 녹화를 중단, 서울로 상경해 기다리다 빈소가 마련된 직후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다. 말을 잇지 못할 만큼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 안쓰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방송·영화·연예매니지먼트 관계자들도 끊임없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영화 감독들과 제작사 관계자들, 매니지먼트 대표들은 고인을 추모하면서 동시에 실의에 빠져 있는 유족들과 나무엑터스 식구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 날 오후 김석준 나무엑터스 상무는 브리핑을 통해 "고인의 따뜻하고 올곧은 인품과 열정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부디 세상을 떠난 고인과 깊은 슬픔에 잠긴 유족들을 헤아려 주시고 생전 아름다운 행보를 걸어온 고인의 명복을 빌어달라"고 당부했다. 나무엑터스 전 직원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이 같은 뜻을 내비쳤다.
현재 빈소는 일반인 조문객과 취재진의 접근은 철저히 막혀 있는 상황. 소속사 측의 끊임없는 당부로 취재진들은 취재를 최대한 자제하며 포토라인 한 켠만 지키고 있다. 또한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 일반인 조문객들을 위한 빈소도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고 김주혁은 30일 오후 4시 27분께 김주혁이 탑승한 차량이 봉은사역 사거리에서 경기고등학교 사거리 방향 주행 중 다른 차량과 1차 추돌, 인도를 넘어 삼성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중문 외벽에 2차 충돌하며 전복됐다. 김주혁은 구조돼 심폐소생술을 받고 건국대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6시30분께 끝내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31일 오전 고 김주혁의 부검을 실시했다. 국과수 측은 부검의 소건 결과를 발표하고 "직적사인은 심각한 수준의 머리 손상(두부손상)이며, 심근경색은 아니다. 심장, 약물과 관련된 부분은 7일 정도 걸리는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정확한 사인을 발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다"고 밝혔다.
고 김주혁의 발인은 11월 2일, 장시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