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5년 차, 삼성 우규민(32)은 강습타구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정말 아프고, 무서웠다"고 한다. 단순 타박상이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그나마 다행이다"고 웃었다.
우규민은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반스의 직선타구에 그대로 맞았다. 오른팔을 부여잡고 쓰러진 그는 한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몇 분 뒤 일어나선 더그아웃으로 이동했다.
하루가 지나 우규민은 "다행히 살이 많은 부분에 맞았다. 타구가 날아오는 순간 얼굴쪽은 아니구나 싶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우규민은 스스로 "1년에 한 번씩은 타구에 맞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예전의 경험과는 달랐다. 에반스가 친 공은 우규민의 140㎞ 직구였다. 그는 "그 동안은 내가 던진 변화구에 주로 맞았다. 아무래도 공의 구속이나 회전이 느리니까 수비를 할 시간도 있는데…"라며 "어제(19일)는 그럴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우규민이 타구에 맞자 김한수 삼성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도 곧장 마운드로 달려갔다. 응급차도 들어왔다. 우규민은 "공을 던지고 옆을 보니 타구가 벌써 눈 앞에 와 있었다.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투수(김대우)가 준비할 시간을 벌어야했다"며 짧은 시간에 팀 마운드 운영까지 고려했음을 밝혔다.
다행히 뼈에 이상은 없다. 골절은 피했다. 이제 막 멍이 들기 시작한 상태. 하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4년 총 65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LG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우규민은 선발진의 한 축을 잘 맡아줬다. 평균자책점은 3.15다. 19일 경기를 제외하면 3경기 모두 최소 6이닝은 던졌다. 리그 투수 중 득점 지원(0.90)이 가장 낮아 아직 1승을 올리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중 타구에 맞는 부상은 어쩔 수 없다"면서 "열흘 동안 잘 준비해서 복귀 후 첫 경기에서 1승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삼성은 우규민을 대신해 좌완 이수민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우규민이 빠진 선발진의 한 자리는 신인 최지광이 임시로 나설 예정이다. 2017년 삼성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최지광은 퓨처스리그 3경기 모두 선발 투수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81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