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해빙(이수연 감독)' 제작보고회에서 이수연 감독은 "난 원래 시나리오를 쓸 때 절대 특정 배우를 마음에 두지 않는다. 머릿속에 자꾸 떠오르면 안될 수도 있으니 지우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이수연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에 딱 달라붙어 '꼭 이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 그 분이 신구 배우님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출연을 안 해주실 수도 있기 때문에 지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제작자로부터 캐스팅 확정 소식을 듣고 방 안에서 개구리처럼 팔짝 팔짝 뛰었다. 꿈은 이뤄진다고, '나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었다"며 진심을 표했다.
이번 영화에서 신구는 생애 첫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이에 대해 이수연 감독은 "신구 선생님을 코믹하거나 부드러운 이미지로 기억하신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라는 멘트가 있던 광고에서도 연륜 있는 배우가 코믹해지는 유연함이 대단하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들은 신구 선생님을 자상한 아버지라고만 떠올리는데 '반칙왕'에서 송강호 아버지로 나왔을 때 보여준 급격한 감정의 전환을 보며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며 "만나 뵀는데 악역이 평생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더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다. 3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