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조작된도시(박광현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날 제작보고회에는 '웰컴투 동막골' 이후 무려 12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컴백하는 박광현 감독과 데뷔 11년 만에 스크린 첫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지창욱, 그리고 심은경·안재홍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웰컴 투 동막골' 이후 신작을 선보이게 된 박광현 감독은 "너무 오랜만에 돌아와서 감격적이다"며 "이 영화는 기존 범죄 영화들이 갖는 무겁고 잔인한 스타일이 아니다. 경쾌하고 밝고 뜻밖의 사건 설정을 갖고 진행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처음 보는 범죄 영활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2년 동안 백수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볼 기회도 많았다"며 "수 많은 작품을 보는데 영화 표현에 있어서 전통적인 방식이 한결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영화는 그렇지 않아 보였다"고 토로했다.
또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고 있고, 알파고와 대국을 펼치고 해킹 프로그램들이 엄청 나와 위험한 시대가 됐다. 이미 우리는 미래와 살고 있는데 영화를 하고 있는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것 아닌가 싶더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새롭게, 또는 가장 현재와 닮은 영화 한 편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강조한 박광현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했더니 특별하다고 한다. 젊은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확고하고 명확한 계획이 있었던 박광현 감독에게 낙점 된 지창욱은 이번 영화에서 게임 세계 속에서는 완벽한 리더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백수인 권유 역할을 맡아 100억 대작을 이끌었다. PC방에서 우연히 휴대폰을 찾아 달라는 낯선 여자의 전화를 받은 후 영문도 모른 채 그녀를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으로 몰리는 인물이다.
지창욱은 "아주 명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고민을 엄청 했다. 그러다가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이 명확해질 것 같아 미팅을 했다가 그대로 설득당했다. '아, 이건 해야겠다'는 확신을 갖고 임했다"고 밝혔다.
천재 게이머이면서 백수 연기를 소화해야 했던 지창욱은 "PC방에서 라면 먹으며 게임하는 신은 굉장히 익숙했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 항상 했던 것들이라 캐릭터를 위해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영화에서는 지창욱 액션 연기의 정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작품과 달리 어마어마하게 맞는 신도 볼 수 있다고. 지창욱은 "상당히 많이 맞았다. 마음은 편하지만 몸이 너무 아프더라. 때리는 연기가 더 좋다"고 귀띔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에 안재홍은 지창욱의 액션 연기를 부러워 했고, 박광현 감독은 "다 잘한다. 못하는 것이 없다. 액션부터 감성 연기까지 기가 막히다. 현장에서 '저 친구 멋지다. 영화 쪽에서도 인기가 많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진심을 표했다. 심은경은 지창욱의 게임 멤버이자 초보 해커인 여울을 연기, 모든 것이 단 3분 16초 동안 누군가에 의해 완벽하게 조작됐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터프하지만 소녀같은 모습을 동시에 품고 있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여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심은경은 "기존 해커 캐릭터와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 메이크업도 진하고 의상도 여울이만의 색깔이 있다"며 "식사도 패스트푸드나 간단한 음식을 좋아할 것 같은데 밥을 좋아한다. 직접 밥을 지어 먹는다. 그런 귀여운 부분들도 끌렸다"고 설명했다.
'써니' '수상한 그녀'에 이어 또 한 번 차진 욕연기까지 소화한 심은경는 "좀 더 짧고 굵게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며 "재미있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맛깔스럽게 표현돼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재미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2016년 '응답하라1988'로 한 해의 시작을 알렸던 안재홍은 2017년 '조작된 도시 '로 그 분위기를 이어간다. 안재홍은 게임 속에서는 날카롭게 활동하는 데몰리션이지만 현실에서는 특수효과팀 막내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폭파 전문가다.
안재홍은 "시나리오 볼 때부터 재미있어서 너무 기대가 됐다"며 "실제 활동하고 있는 형들을 보면서 귀걸이도 하고 팔찌, 교정기고 착용하고 가발도 써 봤다"며 "영화 캐릭터처럼 빈틈이 많은 사람이지만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유머러스한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웰컴투 동막골'을 통해 8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충무로 스타 감독 반열에 오른 박광현 감독의 신작이자,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까지 충무로 젊은 피가 뭉친 '조작된 도시'가 2017년 범죄 액션 영화의 신세계를 열 수 있을지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조연경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