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함의 연속이었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연예가를 떠들썩하게 만들며 전성기를 맞을 때 묵묵하게 제 갈 길을 갔다. 엄청난 스타덤은 아니었지만 적재적소 재치 입담을 자랑하며 고정 패널로 활약을 이어갔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이마저도 이젠 쉽지 않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생계의 위협을 당하자 이민을 결심했다. 이민도 녹록지 않았다. 그러던 중 기회를 맞았다. MBC 추석특집 '톡쏘는 사이'와 '라디오 스타'로 깨알 웃음을 전해줬다.
본격적인 입담에 시동을 걸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김수용은 반짝 스타로 떠올랐다. '수드래곤(김수용+지드래곤)'으로 불리며 호감 지수를 높이고 있는 김수용은 절친 박수홍의 제2의 전성기를 바라보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다지고 있다.
-'수드래곤'으로 불린다. "내가 지은 건 아니지만 SBS 러브FM '언니네 라디오'에 매주 고정 패널로 출연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이 별명을 지어준 청취자들께 정말 감사하다. 지드래곤이 있어 더 빨리 나의 존재를 익힐 수 있는 것 같다. 이젠 어디 가면 '수드래곤'이라고 소개한다. '저승사자'란 얘기만 맨날 들었는데 '수드래곤'이란 별명 덕분에 많이 밝아진 것 같다. 이제 아이들이 날 보고 울지 않는다.(웃음)"
-좋은 흐름을 탔다. "그런데 문제는 이 흐름이 한 번도 이어진 적이 없다는 거다. 그 관심이 일주일 후면 다 사라졌던 것 같다. 항상 2~3일 반짝했다가 끝난다. 여기저기 나오면서 고정 자리를 꿰차야 하는데 한 번 나가고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엔 다르지 않을까. "10년 동안 이런 패턴이었다. 2011년 '라디오스타' 감자골 특집에 나왔을 때도 반응이 괜찮았다. 주위에서 '이제 될 거야'라고 격려했다. 스스로 '좋아'라고 의지를 다잡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다른 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일이 없었다. 그러다 KBS 2TV '해피투게더'에 나갔다. 분위기가 괜찮았다. (유)재석이가 '형 잘 될 것 같다'고 하더라. 그 후 3~4개월 쉬었다."
-'톡쏘는 사이' 정규 편성 여부에 대해 전달받은 이야기가 없나. "안 그래도 오늘 PD를 만났다. 날 보고 '요즘 대세'라고 인사하더라. 공백기에서의 잠을 깨워준 프로그램이 '톡쏘는 사이'다. 그래서 '언제까지 기다리면 되냐'고 물으면서 '3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하면서 설날 특집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항상 대기하고 있겠다'고 부담을 줬다.(웃음)"
-'톡쏘는 사이'에서 동기들을 만나 반가웠겠다. "남희석, 박수홍이 나오는 걸 정말 몰랐다. 제작진이 내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주위에서 무슨 프로그램인지 물어도 아는 게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것밖에 없어서 더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여행물로만 알았지 여행을 카카오톡으로 하는 것도 몰랐다. 대천역에서 정말 상상도 못 한 사람들이 등장하니 정말 놀랐다. 동기들을 엮어줄 줄이야. 동기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속내가 나온 것 같다." -동생들에게 놀림을 많이 당하더라. "아무래도 내가 편하고 친근해서 동생들이 그렇게 대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내가 말을 안 하면 이 친구들이 날 약 올리기도 하고 부추겨서 방송 분량을 확보하도록 돕는다."
-'톡쏘는 사이' 촬영 도중 뽀글 파마에 도전했다. "팀마다 대결을 다룬 프로그램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적립금을 받으려면 파마를 해야 했다. 그때 수홍이가 제일 투덜거렸는데 나중엔 '푸들처럼 귀엽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가장 만족감을 표했다. 최근엔 염색도 했더라."
-박수홍이 '클러버'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요즘 정말 핫하다. 수홍이가 핫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젠 이 바닥에 버티고만 있으면 언젠가 한 번은 뭐가 오는 것 같다. 수홍이도 그렇고 (윤)정수도 그렇지 않나. 그런데 버티기가 힘들다."
-박수홍의 제2의 전성기를 지켜보니 흐뭇할 것 같다. "수홍이도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교양 프로그램과 같은 약간 사이드 방송만 했다. 무색무취 방송에서 진행을 주로 했다. 재밌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클러버'로 사람들이 엄청 좋아한다. 본인도 클럽을 좋아하고 진정으로 즐긴다. 그런 모습들이 보기 좋더라."
-절친 김국진도 강수지와 공개 열애 중이다. "국진이도 예전과 많이 바뀐 것 같다. 애정 표현 절대 못 하는 스타일이다. 근데 강수지 씨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는 걸 듣고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제일 맏형이라 애교와 거리가 멀다. 나보다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