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17시즌 KBO리그가 종료됐다. 순위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사건사고 ·논란도 많았다.
일간스포츠는 한 시즌을 돌아보는 구단별 결산 시리즈를 마련했다. 시리즈는 정규시즌 성적 역순이다. 세 번째 순서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8위 롯데다.
▷한 줄 평- 실력도 운도 없었다
◇ 예상했다
▷ 포스트시즌 탈락
롯데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탈락했다. 일관성이 있다. 순위도 2년 연속 8위다. 이종운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한 롯데는 또다시 루키 감독 체제를 선택했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고, 우려는 맞아떨어졌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경질 이후 프런트 우위와 강한 훈련을 방침으로 삼았다. 하지만 프런트는 역량이 떨어졌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훈련은 장점을 사라지게 하는 역효과를 불렀다. 2008~2012년의 성공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구단 자체도 답을 모르는 듯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도 많았다. 그러나 2년 차 사장·단장과 1년 차 감독 체제는 위기 해결 능력이 떨어졌다.
◇ 예상 못 했다
▷ 외국인 선수 부진
2015년 롯데는 외국인 선수 농사에 대성공한 팀으로 꼽혔다. 시즌 전 계약한 세 명이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이런 행운은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한두 명은 부진할 수 있지만, 세 명 모두 부진했다.
오프시즌 10구단 중 롯데는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3명과 재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평균자책점은 5.28로 치솟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높았다. 브룩스 레일리는 전반기 6승을 올리며 선발진의 기둥이 됐다. 하지만 후반기 15경기에서 2승·5패·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두 선수와 함께 내국인 에이스 송승준마저 지독한 부진을 겪으며 팀 평균자책점은 전년 대비 18.2% 상승했다.
외야수 짐 아두치와 결별은 최악이었다. 그는 7월 금지약물복용이 적발돼 퇴출됐다. 대체 선수 저스틴 맥스웰은 훈련 도중 손가락을 다쳐 23경기 출장에 그쳤다. 두 선수가 비운 자리는 프로 14년 통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이 1.30인 이우민이 맡아야 했다.
▷ 불펜 강화 실패
2015시즌을 마치고 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원 아래 불펜 강화에 나섰다. FA 손승락과 윤길현에게 총 98억을 투자했다. 두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마법의 열쇠처럼 보였다. 2015년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43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두 선수의 영입으로 팀이 향상되기는 했다. 평균자책점 5.43이라는 숫자가 5.41로 변하고, 10등이 9등이 된 만큼만의 '향상'이었다. 전반기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8월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손승락은 17경기에서 4승·1패·7세이브·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이 중 3승은 블론 세이브 뒤에 나온 기록이다. 윤길현은 25경기에서 2승·4패·5홀드·평균자책점 7.94였다.
▷ 홈런 실종
2015년 롯데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177홈런을 때려 냈다. 올해는 127홈런으로 전체 8위로 떨어졌다. 사직구장은 올해 문학구장과 함께 홈런에 가장 유리한 구장으로 꼽혔다. 이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 타자들은 '신중한 스윙'을 주문받았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일부는 마치 홈런 스윙을 증오하는 듯 보였다. 그 덕인지 팀 출루율은 0.370으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타 실종이 부른 악영향이 더 컸다. 팀 득점 순위는 지난해 5위에서 올해 8위로 떨어졌다.
▷ 타격 천재 김문호
올해 롯데의 선발 라인업에는 리그 최고의 포수와 3루수, 우익수가 있었다. 강민호와 황재균, 손아섭은 각자 포지션에서 리그 WAR 1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세 명밖에 없었다는 데 있었다. 나머지 6개 포지션 중 5개 포지션의 WAR 순위는 8위 아래였다. 이러다 보니 공격의 맥이 뚝뚝 끊겼다. 유일한 예외는 좌익수 포지션이었다. 만년 유망주 김문호는 6월 10일까지 4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2016년 롯데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이라 불렸다. 기분 좋은 빗나간 예상이다.
▷ 이성민
7월 아두치의 금지약물복용 적발에 이어 11월에는 이성민이 2014년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금지약물복용과 승부 조작은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죄질이 나쁜 범죄다. 롯데도 할 말은 있다. 이성민의 승부 조작 혐의는 NC 시절 일어난 일이다. 이성민은 지난해 1월 kt에서 트레이드돼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팀 입장에선 트레이드로 '폭탄'을 떠맡은 셈이다. 물론 이 트레이드로 롯데 역시 '폭탄' 하나를 kt로 보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