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16시즌 KBO 리그가 종료됐다. 순위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사건 사고, 논란도 많았다.
일간스포츠는 한 시즌을 돌아보는 구단별 결산 시리즈를 마련했다. 시리즈는 정규 시즌 성적 역순이다. 첫 번째 순서는 최하위 kt다.
◇ 예상했다
- 외국인 '폭망'
KBO는 신생팀에 특혜를 준다. 2년간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기존팀 보다 1명 더 많다. 기존팀과 전력 차 한계를 조금이나마 덜어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kt는 이 특혜를 스스로 '뻥' 걷어찼다.
올 시즌 kt는 교체 선수 포함, 총 5명의 외국인 투수가 도합 19승에 그쳤다. 외국인 타자 마르테는 고작 91경기(타율 0.265)에 출장했다. 외국인 선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은 겨우 6.3에 그친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저비용-저효율이었다. 총 6명 영입에 322만 달러(약 37억원)를 썼다. 그런데 처음 뽑은 4명의 외국인 선수 1명에게 들인 평균 금액은 64만 달러(약 7억원)에 그친다. 나머지 9개 팀이 외국인 선수 1명에게 들인 금액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넥센(총 145만 달러, 1명당 48만 달러) 다음으로 가장 적다.
차라리 형님 구단에서 웨이버 공시돼 데려온 옥스프링·저마노(2015년), 피어밴드·밴와트(2016년) 등이 kt가 자체적으로 뽑은 외국인 선수보다 훨씬 잘했다. 즉, 외국인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쓸 의지가 없었거나, 스카우트 전문성이 결여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
- 2년 연속 꼴찌
kt는 지난해 52승91패1무(승률 0.364), 올 시즌 53승89패2무(0.373)로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창단 첫해보다 1승을 더 올렸을 뿐이다. kt 부진은 지난해나 올 시즌 전부터 대부분이 예상했다.
kt 조범현 전 감독은 선수 육성과 리빌딩에 일가견이 있다. 하지만 팀의 소극적인 지원에 명성을 재확인시키지 못하고 떠났다. kt는 FA 시장에서 소극적이었다. 현장에서 요청했던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다.
그런데 막내팀에 꼭 필요한 해외 전지훈련이나 교육 리그에 미참가하는 구단은 kt밖에 없다. '장소 마련이 안 돼서' '오키나와와 기온 차이가 별로 없다'는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다. NC는 1~2년 차 때 분주하게 움직이며 해외 캠프에 참가했고, 현재 오키나와 날씨는 좋다고 한다. 선수들은 추운 날씨에 수원과 익산에서 땀을 쏟고 있다. 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많진 않더라도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
◇ 예상 못 했다
- 유망주 육성 실패
선수 육성은 kt가 올해도 최하위에 머무른 중요한 이유다. kt는 2년 전 먼저 1군에 진입한 NC와 자주 비교된다. kt와 NC의 첫 2년을 비교할 때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드래프트 등으로 뽑은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했다는 데 있었다. NC는 미래 전력을 대거 발굴했지만 kt는 그렇지 못했다.
NC는 나성범·김태군·김성욱(이상 타자), 이재학·원종현·이민호(이상 투수) 등이 새로운 전력으로 성장했다. 반면 kt는 딱 떠오르는 선수가 별로 없다. 마운드에선 주권과 김재윤, 야수에선 전민수 정도밖에 없다. 이대형과 박경수는 전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뛰었다.
또 육성이야말로 연속성이 매우 중요한데 육성 총괄로 데려온 차명석 코치는 1년 만에 사직서를 내고 떠났다. 국내 신예 선수의 육성 없인 kt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 역대급 사건·사고
신생팀 kt는 최근 1년간 끊임없이 사건·사고에 연루됐다. 명예훼손(장성우), 음주운전(오정복), 음란행위(김상현) 등 성격도 가지각색이다. 약속했던 '재발방지 노력'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과 긍정적이던 재계약 기류가 갑자기 중단된 이유이기도 하다.
구단의 아마추어리즘 위기 대처 능력도 드러났다. 음주운전 솜방망이 징계로 팬들의 공분을 샀다. 소속 선수가 공연음란 혐의로 검찰에 기소 송치됐다는 기사가 나오고 한 시간 반이 지나서야 선수를 경기에서 뺐다. 미리 알렸다면 선발 출장 명단에서 뺄 수도 있었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그룹 보고 체계도 있다. 뒤늦게 선발 라인업을 확인하고 경기에서 뺐다"고 해명했다. 현장 상황을 도외시하고 상부 보고를 우선한 셈이다. 구단과 현장의 의사소통이 부족했고, 위기 대처 능력도 떨어졌다.
kt 위즈 김준교 대표이사와 신임 김진욱 감독은 '인성·육성·근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나랑 야구하는 동안 인성이 되지 않으면 같이할 수 없다. (선수가) 물의를 일으키면 저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책임지겠다"고 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