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장수 예능들에 특명이 떨어졌다. 2016년 KBS와 SBS가 대대적인 예능 개편에 돌입했다. 하지만 MBC는 추석과 설날 파일럿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 연이은 콘텐츠 개발에 성공, 지상파 3사 비드라마 부문 시청률과 화제성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웠던 것들도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3년 이상 방송된 장수 예능의 경우 고정 시청층을 잃었다간 끝이다. 새로운 것들에 밀려 설 자리를 잃는다면 '폐지'란 위험이 언제든 도사리고 있기 때문.
이에 익숙한 틀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프로그램 전체의 큰 틀에서 변화를 줄 수 없기에 출연진의 변화에 힘을 쓰고 있다. 바로 '히트메이커'를 찾는 것이다. 장수 예능 프로그램의 수장들은 장기 생존을 위한 전략에 돌입했다.
▶'나혼자산다'·'진짜사나이'…먹구름 낀 현 상황
MBC '나 혼자 산다'는 2013년 3월 론칭한 프로그램이다. 결혼 적령기를 넘긴 스타들이나 기러기 아빠들이 사는 모습이 리얼 다큐 형식으로 그려지면서 공감을 얻었다. 시청자들은 스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타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미와 그들의 고충을 느꼈다. 그렇게 가까이에서 스타들을 바라보며 하나가 됐다. 하지만 오랜 시간 방송이 되다 보니 신선함이 떨어지고 반복적인 그림들로 인한 피로도가 높아졌다.
먹구름이 낀 상황 속 경쟁작들의 공격 역시 만만치 않다. 금요일 심야 시간대는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공세 속 SBS 신규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의 출격까지 앞두고 있다. 이에 심야 예능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론칭한 프로그램들과의 경쟁에서 '나 혼자 산다'가 시청자의 관심을 먼저 끌기란 쉽지만은 않다.
'진짜사나이' 역시 '나 혼자 산다'와 비슷한 시기 론칭한 프로그램. 같은 해 론칭한 이 프로그램은 2015년 3월 8일 시즌1을 종영하고 멤버를 탈바꿈해 시즌2를 시작했다. 시청률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일요일 예능계를 제패했던 과거 영광은 현재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예전만 못한 화제성은 물론이고 시청률 역시 10%대의 벽을 지키지 못하고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히트메이커 찾기 위해 초집중
이 위태로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나 혼자 산다'와 '진짜사나이' 제작진은 새로운 인물 투입을 통한 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나 혼자 산다'에는 그룹 H.O.T. 출신의 장우혁과 웹툰 작가 기안84가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
'진짜사나이'는 한 번도 시도한 적 없었던 남녀 동반입대를 시도했다. 남녀 스타 10명이 입대, 오는 21일부터 해군 부사관 특집으로 꾸며진다. 히트메이커를 찾아야 프로그램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베테랑들이기에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주인공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 혼자 산다' 최행호 PD는 "그간 3년 동안 방송하면서 많은 타 채널의 프로그램과 경쟁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프로그램에 집중하려고 한다. 새로운 얼굴을 두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새로 투입된 기안84와 장우혁에 대해 "기안84는 연예인의 삶과 다르면서도 자취를 해본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적인 모습들이 재밌다. 장우혁은 아직 그만의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방송에 다 보인 게 아니다. 새로운 모습들이 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두 사람을 섭외했다. 시청자에 좀 더 재밌고 다채로운 그림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새로운 멤버들이 그런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내실을 다지는 부분에 신경 써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짜사나이' 김민종 PD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2의 헨리'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찾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데 (히트메이커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요즘 '진짜사나이' 제작진이 더 큰 활약을 기대하고 있는 카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다. 그는 동반입대 특집에 이어 해군부사관 특집에도 출연한다. 김 PD는 "선수 박찬호가 아닌 인간 박찬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같아 제작진 입장에서 뿌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