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 수입 대수가 4년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은 한·미FTA 발효 직전인 2011년 1만3669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만9096대로 3.6배 증가했다. 금액도 3억6288만달러에서 지난해 12억4195억달러로 3.4배 늘었다.
이 기간 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이 10만5000대에서 24만4000대로 2.3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세다.
올해 들어서도 1∼5월 미국산 자동차 수입 대수는 2만8164대로, 전년 동기(1만9342대)보다 4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산 자동차는 1.6%, 독일산 자동차는 12.7% 감소했다. 미국산 자동차는 2011년 1~5월 수입 실적(5819대)과 비교하면 무려 384.0%(4.8배) 증가했다.
업계는 한·미FTA에 따른 관세인하가 미국산 자동차 수입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2년 3월 한·미FTA가 발효되면서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 관세는 8%에서 4%로 인하됐다. 올해 1월부터 미국산 자동차 수입 관세는 0%로 완전 철폐됐다.
관세 인하로 수입되는 비용이 낮아지자 미국 메이커들은 물론 일본, 독일 메이커들도 미국산 차량의 수입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특히 포드, 크라이슬러, 캐딜락 등 미국 브랜드들 2011년만해도 국내시장에서 8252대 판매에 그쳤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1만7501대로 112.1% 증가했다.
포드가 지난해 1만358대를 판매하며 2011년(4184)대보다 147.6% 증가했으며, 크라이슬러는 88.7% 증가한 6257대, 캐딜락은 17.8% 증가한 886대를 판매했다.
여기에 한국GM도 2014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한 카마로와 임팔라 등을 국내에 수입해 판매를 시작하면서 자동차 수입에 가세했다. 한국GM은 2014년 58대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6961대를 수입해 판매했다. 올해 1∼5월 임팔라 판매가 6999대에 달해 연간 수입량은 1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 혼다, 닛산, 폭스바겐 등 미국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들도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을 확대했다. 토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토요타 파사트 등 대표모델이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이들 일본과 독일 브랜드들의 미국산 차 수입량은 2011년 5000대 규모였지만 지난해에는 2만여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수입차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한·미FTA 이후 미국산 차량의 수입증가도 큰 역할을 했다"며 "올해부터 관세의 완전 철폐로 미국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며 수입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