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언론을 다룬 드라마는 크게 성공한 적이 없어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그리 선호하던 장르는 아니었다.
2008년 방송된 MBC '스포트라이트'는 방송국 보도국 기자들의 세계를 그린 전문직 드라마였다.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기자상이란 무엇인가, 또 진정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에 접근하는 드라마로 손예진·지진희·진구 등 톱스타들이 출연했음해도 큰 인기를 끌지 못 했다. 또 황정민·김민희 주연의 영화 '모비딕'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스크린서 막 내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언론을 소재로 한 작품을 브라운관과 스크린서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지상파 드라마 두 편과 내년 개봉을 목표로 작업 중인 영화 한 편이 언론 소재를 다룬다.
먼저 '힐러'는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22세기형 심부름꾼 코드명 힐러 지창욱과 인터넷기자 박민영, 미스터리 비밀을 간직한 스타기자 유지태가 서로 엮이게 되면서 과거와 현재의 진실을 파헤치게 되는 드라마다. 송지나 작가가 대본을 써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기자들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서 지켜보며 밀도있게 다룬다.
SBS 새 수목극 '피노키오'는 지난해 8월 종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PD의 재회작. 치열한 세상 속으로 뛰어든 20대 사회부 수습기자들의 성장기를 다룬다. 청춘스타 박신혜와 이종석을 전면에 내세워 수습기자들의 달콤쌉싸름한 얘기를 그려낸다. 신입기자들을 다루다보니 '힐러'보다는 조금 풋풋한 설정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박혜련 작가가 1년여간 준비할 정도로 깊게 파고 들었다.
영화계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됐다. 영화 '저널리스트가' 현재 기획 단계를 거쳐 캐스팅 작업에 한창. 충무로에서 잘나가는 남자 배우를 물망에 올려놓고 판을 짜고 있다. 내년 초 상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그동안 언론을 다룬 작품은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그들만의 세계를 그려내 어딘가 하나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선보일 작품들은 작가들의 필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