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에서 시작된 할리우드 광풍의 여파가 3월까지 이어진다. 충무로 대작들이 5월 이후로 개봉시기를 잡은 가운데 당분간 '수상한 그녀'의 뒤를 받쳐줄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한국영화가 없는 상황. 반면, 할리우드발 기대작들이 대거 개봉돼 한국영화의 빈 자리를 채운다. 재난 블록버스터와 액션영화 뿐 아니라 해외 주요 시상식을 휩쓸며 극찬을 받은 작품들이 포진돼 영화팬들을 설레게 만든다. 영화시장이 커지고 한국영화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할리우드 영화가 충무로발 기대작들을 피해 개봉시기를 잡는게 국내 극장가의 현실. 오히려 '소문난' 할리우드 영화를 제때 만나볼수 없어 불만을 가졌던 영화팬들에게 오랜만에 괜찮은 외화를 두루 섭렵할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메리칸 허슬' '노예12년' 등 우수작 눈길
'아메리칸 허슬'(20일 개봉)과 '노예 12년'(27일 개봉)은 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의 주요 시상식을 휩쓸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3월 2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아메리칸 허슬'이 10개 부문, '노예 12년'이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상태다. 두 작품 모두 찬사에 가까운 호평을 끌어내며 화제성을 높이고 있는만큼 국내 극장가에서도 선전할수 있을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먼저 '아메리칸 허슬'은 1970년대 일어났던 FBI의 함정수사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다. 뉴저지 시장을 표적으로 진행되던 함정수사에 정치인과 마피아 등이 얽히며 벌어지는 일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크리스찬 베일·에이미 아담스·브래들리 쿠퍼·제니퍼 로렌스 등 쟁쟁한 스타들이 보여주는 연기력 대결이 압도적이다. 데이빗 O.러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노예 12년'은 1800년대 뉴욕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다 12년간 노예생활을 했던 흑인 솔로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인신매매로 남부에 팔려갔다가 12년만에 극적으로 자유를 찾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거 노예제도의 실상을 보여주며 인물의 심리, 그리고 각 캐릭터간의 갈등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고전적인 스타일의 할리우드 서사극이지만 국내 관객의 정서에도 잘 맞아떨어질 것이란 말을 듣고 있다. 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 그리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스티브 맥퀸이 연출했다.
▶'모뉴먼츠맨'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해외영화제 소개작도 눈길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화제작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과 '모뉴먼츠맨'도 국내 개봉일을 확정지었다. 27일 개봉되는 '모뉴먼츠맨:세기의 작전'은 할리우드 톱스타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영화다. 조지 클루니 본인 뿐 아니라 맷 데이먼과 케이트 블란쳇 등 스타들이 동반출연해 눈길을 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예술품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예술품 전담부대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후 호평을 끌어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은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돼 심사위원 대상까지 끌어낸 영화다. 세계 최고 부호의 죽음을 두고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명장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했으며, 에드워드 노튼·틸다 스윈튼·빌 머레이·애드리언 브로디·오웬 윌슨·주드 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3월 20일 국내 극장가에 공개된다.
▶'폼페이' '노아' '논스톱' 등 블록버스터·액션물도 관객 유혹 나서
전형적인 '할리우드표' 블록버스터와 액션물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블록버스터는 '폼페이:최후의 날'(20일 개봉)이다. 이탈리아 남부 도시 폼페이의 갑작스런 멸망을 다룬 영화로 이미 6차례나 리메이크됐을 정도로 잘 알려진 소재다. 무너지는 신전과 불길에 휩싸인 도시,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주는 재난 블록버스터다.
'논스톱'(27일 개봉)은 '테이큰' 시리즈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리암 니슨의 신작이다. 비행중 항공수사관에게 '1억 5000만 달러를 입금하지 않으면 20분마다 승객을 한명씩 죽이겠다'는 문자가 날아오면서 시작되는 사건을 다룬다. 리암 니슨이 의문의 문자를 받고 난감한 상황에 처한 항공수사관을 연기했다. 리암 니슨의 새 영화라는 사실만으로 이미 상당수의 남성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암 니슨 역시 "관객수 500만명을 넘어서면 꼭 내한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상태다.
3월에도 '300:제국의 부활'(3월6일 개봉)과 '노아'(3월20일 개봉),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더 윈터솔져'(3월 27일 개봉) 등 세 편의 블록버스터가 개봉된다. '300: 제국의 부활'은 2006년 개봉된 '300'의 열풍을 이어갈 영화. 이미 드라마와 영화 등 관련 시리즈를 통해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 상태다. '노아'는 3월 극장가를 장악할거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신의 계시를 받고 방주를 만들어 대홍수를 극복한 노아의 이야기를 스펙타클한 영상으로 보여주는 영화. 러셀 크로우가 노아 역을 맡았고 안소니 홉킨스·제니퍼 코넬리·엠마 왓슨 등이 출연했다. '블랙스완' '더 레슬러' 등 수작을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연출했다. 마블사의 신작 '캡틴 아메리카:더 윈터솔저'도 기대작 중 하나다. '어벤져스'로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의 인지도가 높아진 상태. '아이언맨'과 '어벤져스' 등 마블사의 시리즈 전반에 걸쳐 등장한 사우엘 L.잭슨과 스칼렛 요한슨이 이번 영화에도 동반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