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빅뱅·원더걸스·f(x) 등 대형 가수의 컴백이 러시를 이루면서 연일 가요 차트가 요동치고 있다. KBS 2TV '뮤직뱅크' 등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 트로피도 매주 주인을 바꾸고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태티서가 5월 한달 동안 '뮤직뱅크'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이 마지막 독주. 밥 먹듯 정상에 올랐던 가수들도 트로피를 들고 눈물을 뚝뚝 흘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런던 올림픽과 맞물려 7월 가요계는 대형 아이돌 가수들의 '줄 컴백'이 예고돼 더욱 치열한 순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뮤직뱅크' K-차트를 토대로 가요계의 '일주일 천하' 현상을 돌아봤다.
▶6월 가요계는 '일주일 천하'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호령하는 아이돌 그룹에게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는 곧 '자존심'이다. 하지만 한달 연속 1위도 어렵지 않았던 이들마저 '트로피를 들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처지다.
'뮤직뱅크' K-차트를 살펴보면 6월 들어 매주 1위가 바뀔 만큼 가수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1일에는 '대세돌' 인피니트가 신곡 '추격자'로 백지영의 '굿 보이'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기세도 잠시, 다음주에는 '섹시 가수' 지나의 신곡 '2HOT'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대세돌'을 밀어낸 지나도 정상에서 일주일 만에 하산했다. 14일 차트에 첫 등장한 원더걸스의 신곡 '라이크 디스'가 1위를 차지하면서 4위까지 떨어졌다. 2위는 '국민 아이돌' 빅뱅, 3위는 '칼 군무' 틴탑의 차지였다.
원더걸스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21일 방송된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는 최근 컴백한 f(x)에 한 주 만에 밀려 왕좌를 내줬다. 22일 방송되는 '뮤직뱅크' 순위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뚜렷한 강자가 없는 가요계 춘추전국시대다.
한 번이라도 정상을 차지한 가수들은 일단 체면은 차린 셈이다. 아직 새 앨범 활동 전이지만 빅뱅은 원더걸스에 밀려 입맛만 다셨고, 장기인 댄스 음악으로 컴백한 백지영도 정상권 주위만 뱅뱅 돌았다. 롱런이 예상됐던 '국민 여동생' 아이유는 2등만 두 번 했다.
최근 1위를 차지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현장 관계자들끼리 농담처럼 '1위는 한 번씩만 하자'는 말이 오갈 정도다. 치열하다 못해 살벌할 지경"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7월엔 '눈치싸움' 본격화
7월 가요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슈퍼주니어·비스트·티아라·2NE1·씨스타·2PM 우영·2AM 조권 등 대형 아이돌의 컴백이 줄을 잇는다. 자칫 신곡 반응이 예상보다 못해 순위싸움에서 밀리면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좍 퍼졌다.
7월 첫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가수들의 컴백이 촘촘해 '일주일 천하'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주니어는 7월 1일 정규 6집 '섹시, 프리&싱글'을 공개한다. 11개월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으로 4월 군복무를 마친 강인의 합류까지 예고됐다. 방송 활동은 둘째 주부터 시작될 예정. 하지만 이 기간 걸그룹 2NE1과 2PM 멤버에서 솔로로 활동하는 우영도 컴백이 예정됐다. '최강 아이돌' 자리를 놓고 피 튀기는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티아라도 무시할 수 없는 강자다. 7월3일 새 멤버 다니와 함께 '데이바이데이'로 컴백해 '롤리폴리''러비더비'의 영광을 재현한다. 셋째 주에는 오래간만에 국내 컴백하는 비스트가 버티고 있다. 이 밖에도 솔로 활동에 나선 2AM 조권, '나 혼자'로 상반기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씨스타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싸이·윤하 등 실력파 솔로 가수들의 컴백도 순위 경쟁에 변수가 될 전망. 방송 컴백 시기를 놓고 가수들의 상대편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7월 데뷔하는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대형 가수들이야 1위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한다지만 신인 가수들은 노래 한 곡 부르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형급 가수들이 한곡만 부르고 내려가지는 않을 텐데, 방송이나 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