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웨이'가 관객의 기대를 모은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꽃미남 배우 두 명이 주연을 맡아 연기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마이웨이'를 이끈 두 주인공. '태극기 휘날리며'를 만든 강제규 감독이 8년만에 내놓은 복귀작이며 280억원이라는 한국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것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팬들의 시선은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를 향한다. 실제 전쟁터를 상기시킬만큼 치열했던 촬영장에서 몸 사리지 않고 절절한 연기를 펼쳤던 영화 '마이웨이'의 두 주연배우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장동건,"무릎 수술까지 하면서 촬영했어요" '마이웨이'에서 장동건은 1930년대 격동기를 살아가는 조선청년 준식 역을 맡았다. '제 2의 손기정'을 꿈꾸는 청년 마라토너였지만 우연히 일본군에 징집돼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마라톤을 하면서 항상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던 일본인 오다기리 조와 전쟁터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서 국적을 초월한 인간애를 나누게 되는 인물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두루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며 거친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라 특히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장동건에게 있어 이번 영화는 천만 관객 신화를 만들었던 강제규 감독과 다시 만난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또 다시 전쟁영화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끝낸 후 전쟁영화는 다시 못 찍을 거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소재도 없을 것 같았다. 이번 작품의 초고를 받았을 당시에도 확신이 없어 출연을 거절했다."
-그동안 강제규 감독과 꾸준히 만남을 가져왔나. "물론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8년 동안 좋은 선후배로 지냈다. 인간 강제규와 장동건으로 8년의 시간을 보낸 뒤 촬영현장에서 다시 만나니 오히려 어색했다.(웃음)"
-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게 있다면. "추위였다. 영하 17도는 기본이었다. 체감온도는 20~30도까지 떨어졌다."
- 달리는 장면이 많던데 다친 데는 없나. "작품에 들어가기 전 양쪽 무릎을 다 수술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찍을 때 왼쪽 무릎을 다쳤고 다른 한쪽은 '워리어스 웨이' 촬영 중 다쳤다. 연골이 찢어졌다. 이번에는 마라톤 선수 역할이고 뛰는 장면이 많아 미리 수술을 했다."
- 전쟁신을 찍으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진 않았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달리는 장면과 전쟁신이 너무 많아 토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실제로 위험한 건 없었다. 수류탄 등 대부분의 전쟁 소품이 스티로폼 등 안전한 소재로 만들어져 오히려 '태극기 휘날리며' 때보다 수월했다."
-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주로 달려야 했던 곳이 진흙탕이었다. 발이 푹푹 빠져 힘들었다. 약의 힘을 빌리고 싶어도 다이어트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사실 결혼후 8kg이 쪄 영화 시작전부터 다이어트를 해야했다.(웃음)"
- 오다기리 조와의 호흡은 어땠나. "촬영에 들어가기 전 2주 동안 파주 액션스쿨에서 군사훈련을 함께 받았다. 처음에 오다기리 조가 주황색 트레이닝복에 무지개 색 비니를 쓰고 있었다. '4차원'이라는 별명대로 돌출행동을 할 것처럼 느껴졌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매너가 너무 좋아 놀랐다. 내 성격이 외향적이진 않지만 타지에서 온 친구라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촬영 후에 오다기리 조가 청담동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본 적도 있다. 연예인 DC를 받을 수 있는 곳이어서 들어가 도움을 주기도 했다.(웃음)"
- 쉬는 시간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편인가. "갓 돌을 지낸 아들(민준)이 한창 엄마·아빠를 알아보고 찾곤 한다. 지금이 아빠의 존재감을 심어줘야할 시기인 것 같다. 멀리는 못가겠지만 이번 겨울에는 가족과 함께 스키장이라도 가려고 한다."
-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나. "딱 정해놓은 것은 없다. 단지 애가 조금 더 커서 밖에 나가면 장동건-고소영의 아이로 불려질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 하지만 아이의 운명이니까 현명하게 잘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원한다면 배우를 시킬 의향도 있다"
- 딸 욕심은 없나 "한 명을 더 낳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는데 아직은 민준이도 어리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첫째가 아들이라서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