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은 야구단 모기업 오너들의 관람이 화제가 됐다. 최태원(51) SK 그룹회장과 이재용(43) 삼성전자 사장이 야구장을 직접 찾았다.
최태원 회장은 3회말이 열리기 전 문학구장 스카이박스에서 지인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최 회장은 와이셔츠 차림으로 경기를 열심히 지켜봤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문학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때도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손가락 네 개를 펴보이며 네번째 우승에 대한 희망을 밝히면서 이만수 감독대행을 "고향인 대구로 가게 하자"고 말했다. 이날은 SK가 열세를 보였기 때문인지 더그아웃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회장님이 오신 줄 몰랐다. 부담이 될까봐 그러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최 회장이 찾은 날 SK는 모두 승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역시 스카이박스에서 관전했다. 이 사장의 방문은 지난 7월 잠실 LG전 이후 두번째. 당시 삼성의 역전승을 지켜본 이 사장은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태블릿 PC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재용 사장은 삼성이 1-2로 졌지만 더그아웃을 찾아 류중일 삼성 감독을 만났다. 류 감독은 "사장님께 '죄송합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닙니다. 야구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라고 답했다"고 당시 대화를 털어놨다. 류 감독은 "사장님을 세 번 뵜는데 올해 두 번 만났다. 우승하면 또 오시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한 팀의 오너가 야구장을 방문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양쪽 팀 그룹총수가 동시에 야구장을 찾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그룹 내 야구구단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총관중 6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전반적으로 그룹을 이끄는 오너들이 젊어진 것도 또다른 이유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과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등도 40대 오너다.
구단주들의 잇단 야구장 나들이는 프로야구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야구인들은 기업간의 라이벌 심리가 과감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