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포커 등 사행성 웹보드게임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던 NHN 한게임이 RPG(역할수행게임)·스포츠게임 명가를 천명했다. 올 초 상용화한 MMORPG '테라'에 이어 최근 정식 오픈한 야구 웹게임 '야구9단'의 성과에 자신감을 얻으며 RPG와 스포츠게임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 2009년 11월 정욱 한게임 대표대행 체제 이후 웹보드게임사라는 딱지를 떼고 어엿한 전문 게임사로 엔씨소프트·블리자드 등과 경쟁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RPG·스포츠게임 집중
한게임은 지난 13~14일 제주도에서 '한게임 EX 2011'을 열고 앞으로 서비스할 미공개 신작 6개를 발표했다. 이들 게임은 RPG류 5개와 스포츠게임 1개.
RPG로는 '라그나로크'로 유명한 스타 개발자 김학규 사단으로 구성된 IMC게임즈가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 R1(가칭)'과 넥슨과 엔씨소프트 출신으로 구성된 엔비어스의 '에오스'가 MMORPG로 눈에 띈다.
또 '루니아전기' 등 액션게임 전문개발사인 올엠에서 개발하고 있는 액션 MORPG '크리티카'와 국내 최초 3D MMORPG '라그하임'으로 시장에 진출한 바른손게임즈가 준비하고 있는 '아케론', 11년의 개발경험과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등으로 개발력을 인정받은 KOG의 '파이터스 클럽' 등도 선보였다.
스포츠게임은 인기 온라인 야구게임 '슬러거'를 만든 와이즈캣이 그동안의 노하우를 집대성해 개발하고 있는 '프로야구 더 팬'이 소개됐다. 실제 경기의 선수 표정과 야구장 사운드 등을 그대로 구현해 사실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게임은 이날 공개하지 않은 온라인 골프게임과 스마트폰용 야구게임 등으로 다양한 스포츠게임 라인업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이들 신작들은 올 하반기에 테스트를 시작해 내년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라'·'야구9단'으로 자신감
한게임의 RPG·스포츠게임 집중은 테라의 성공과 야구9단의 초반 인기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 지난 1월말 상용화된 테라는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런칭 초기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MMORPG '아이온'을 위협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현재 인기 온라인게임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지난 12일 정식 서비스에 이어 스마트폰용도 나온 야구9단은 테스트 기간에 62만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 한게임은 월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EX 2010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퍼블리싱(유통·서비스) 명가를 지향한다고 했다"며 "이제부터는 RPG와 스포츠게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전작이 성공했거나 경험이 풍부한 게임개발사의 신작을 보고 있으며 게임이 좋으면 회사까지도 적극 인수할 계획이다. 총알(자금)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대표는 한게임 매출에서 절반 이상인 웹보드게임의 비중을 줄여나겠다고 했다. 그는 "5대 5 밑으로까지 내릴 생각이다. 전사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게임퍼블리싱 시장에서 칼을 쿡 찌르기만 했다면 이제부터는 푹 찔러넣을 것"이라며 게임시장 공략을 강력하게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제주=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