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기(31)는 감초 연기의 '달인'이다. 올해로 데뷔 10년째, 개성있는 마스크로 웃음을 주는 캐릭터를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데뷔작은 2001년 드라마 '학교4'. 그 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여장형사, '서동요'의 범로 역할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 권석장 PD가 연출한 '파스타'에 출연한 인연으로 권PD의 신작인 MBC '마이 프린세스'의 배역도 따냈다. 재벌가 송승헌 집안의 경호원 역을 맡아 드라마의 재미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는 중이다.
-데뷔 당시 '엽기소년'으로 불렸다."'엽기붐'이 불던 시기에 좀 잘 나갔다. 처음에는 그냥 TV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SBS와 KBS 개그맨 공채에 서류를 낸 적도 있다. 어쨌든 재미있고 독특한 컨셉트로 프로필 사진을 찍어 돌리고 다녔더니 슬슬 연락이 오기 시작하더라. 당시 '엽기소녀'로 불리던 양미라씨와 롯데리아 광고도 찍었다."
-국군 홍보지원단 시절 친구들과 돈독한 걸로 알고 있다."양동근·온주완·토니안·서재경·량현량하 등과 내무반 생활을 같이 했다. 내가 내무반장을 할 때 같이 생활한 친구들은 지금도 친하다. 토니안의 부친상에도 멤버들이 모두 모였다."
-'마이 프린세스'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권PD님이 직접 연락주셨다. 이미 '파스타' 때도 너무 잘 봐주셔서 동료들의 질투를 살 정도였다. '마이 프린세스'에서의 내 배역도 처음엔 '경호원1'로 돼 있을 뿐이었는데 일부러 이름을 짓고 비중까지 키워주셨다. 내겐 은인이시다."
-송승헌·김태희와도 잘 지내나."승헌이 형은 일부러 극중 내 이름인 '봉재'를 부르는 등 애드리브까지 쳐주며 도와주신다. 김태희씨는 나랑 동갑이라 친근하다. 얼마전 바닷가에서 촬영하다가 눈보라 때문에 내 눈썹에 눈이 하얗게 붙어버렸던 적이 있다. 그 때 김태희씨가 직접 내 눈썹을 털어줬다. '여신'의 손길에 감동했다.(웃음)"
-교통사고 났었다는 말을 들었다."현장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오던 길이었다. 차가 좀 찌그러졌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집에 돌아와 잤다. 그런데, 두 시간여 지나니깐 편두통이 심해지면서 목이 안 움직이는거다. 일주일 정도 입원했다가 촬영 때문에 조기 퇴원했다. 입원 투혼이다."
-'국가대표'에 출연한 최재환과도 절친한 걸로 알려져있다."7년 정도 같이 살기도 했다. 최근, '마이 프린세스'의 경쟁작인 SBS '싸인'에서 연쇄살인마 연기로 호평받았다. 기사를 보고 '어떻게 연기했길래 이렇게 칭찬받냐'고 물었더니 '형이 내게 화낼 때 모습을 상상하면서 연기했다'고 하더라.(웃음)"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