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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통산 1422승’ 시대의 끝 선언한 포포비치 “나는 더 이상 감독이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역사를 만든 그렉 포포비치(76) 전 감독이 “나는 더 이상 사령탑이 아니라, 보스다”라고 말하며 시대의 끝을 선언했다.6일(한국시간) 미국 ESP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포포비치 전 감독은 이날 자신의 후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뇌졸중으로 코트를 떠난 포포비치 감독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날이었다. 그는 지난 3일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정했고, 구단의 사장으로 새출발한다.포포비치 감독은 샌안토니오의 살아있는 역사다. 그는 1988년 샌안토니오의 코치로 부임했고, 199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8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이 기간 정규리그 2291경기 1422승을 거뒀다. 이는 NBA 역대 최다승 기록이다. 특히 1997~98시즌부터 2018~19시즌까지 22회 연속 팀의 플레이오프(PO)행을 이끌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 중이다. PO에선 통산 170승, NBA 파이널 우승 5회(1999, 2003, 2005, 2007, 2014)를 거뒀다.기자회견에 참석한 포포비치 감독은 “지금이 변화를 이룰 때”라며 “우리의 목표는 팀의 가치관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감독이 아니다. ‘엘 헤페(보스)’다”라고 밝혔다.또 “뇌졸중을 겪은 이후로, 우리 구단을 걱정하며 내게 생각과 기도를 보내준 많은 분들께 감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날마다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가 앞으로 계획한 일들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라고 진단했다.새롭게 지휘봉을 잡는 건 포포비치 감독이 자리를 비운 기간 임시 감독을 맡은 미치 존슨이다. 존슨은 포포비치 감독 이탈 후 잔여 31승 45패를 기록했다. 샌안토니오는 서부콘퍼런스 13위(36승 46패)로 2024~25시즌을 마쳤다.김우중 기자 2025.05.06 09:16
배구

'포스트 김연경 시대' 맞이한 한국 배구, 시스템 정비는 필수 [IS 시선]

'배구 여제' 김연경(37)의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은 최근 3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 수 4520명(V리그 정규시즌 기준)을 기록했다. 여자부 평균(2564명)보다 약 2000명 많았다. 통합 우승을 달성할 만큼 성적이 좋았던 2018~19시즌 평균 관중 수는 2208명에 불과했다. 그때는 김연경이 없었다. 김연경은 지난 8일 정관장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 우승을 이끈 뒤 21년 동안 이어온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15일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고 마지막 공식 행사까지 소화했다. 배구계는 슈퍼스타를 잃었다. 벌써 여자부 V리그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관중뿐 아니라 콘텐츠 파워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만큼 김연경이라는 선수의 존재감이 컸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인터뷰에 임한 김연경에게 '포스트 김연경 시대'에 대해 물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안 좋은 성적이 이어지고 있고,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도 없다. 나도 한국 배구 미래에 대해 걱정이 많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은 "잠재력 있는 선수는 많다.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할지 많은 분들의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세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라고 밝혔다. 15일 MVP 수상 인터뷰에서도 재차 강조했다. 자신처럼 세계 무대를 누빌 수 있는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지 묻는 말에 "나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 하지만 유소년 배구 풀(pool)이 너무 적은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리그(V리그)가 경쟁력을 갖춰야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이를 위해 수준급 해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전부터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를 현재 드래프트제에서 자유 계약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스포츠 종목이 콘텐츠 파워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스타가 나와줘야 한다. 더불어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여자 배구는 이미 민낯을 드러냈다. 김연경이 2020 도쿄 올림픽을 마치고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망신을 당했다. 지난해 열린 파리 올림픽은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고액 연봉자들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게 드러나며 V리그를 향한 반감도 커졌다. 김연경의 은퇴는 한국 배구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제2의 김연경' 발굴을 위해,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 그리고 남녀부 프로 14개 구단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일본은 프로 구단 대부분 산하에 유소년 팀을 두고, 프로 무대 지도자들에게 감독을 맡긴다. 중국·일본뿐 아니라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연령별 대표팀이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성인 대표팀도 A·B팀으로 나눠 운영해 체력 관리와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국가도 있다.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여자 배구는 당장 2028년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본선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 멀리 봐야 한다. 김연경이 등장한 '천운'으로 인기 스포츠 반열에 오른 여자 프로배구. 이제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7 08:53
배구

이제 정말 김연경은 없다, 프로배구 흥행·미래 어쩌나 "저도 걱정되지만.." [IS 포커스]

'배구여제' 김연경이 은퇴했다. 세계적인 선수의 국내 귀환, 배구 흥행을 이끌었던 김연경 선수가 정든 코트를 떠나면서 리그 흥행과 미래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연경은 1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언론사 투표로 이뤄지는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과 함께 시리즈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정규시즌 MVP도 함께 거머쥐며, 은퇴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연경은 "저는 떠나겠지만,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는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저는 이제 생각했던 목표를 다 이루고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했다"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선수가 아닌, 배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다 돌아온 2022~23시즌 돌아온 김연경은 배구의 흥행을 이끌었다. 단적으로, 김연경이 합류한 흥국생명의 시즌 평균 관중 수는 2022~23시즌 4,734명, 2023~24시즌 4,263명, 2024~25시즌 4,562명(이상 21경기)으로 연일 흥행가도를 달렸다. 2018~19시즌 2,208명(17경기), 2019~20시즌 2,015명(14경기)보다 많았다. 7구단 체제, 홈 구장 이전 등 효과도 있었지만 흥행보증수표 김연경의 영향력이 상당했다. 하지만 이제 김연경은 V리그에 없다. 흥행을 이끈 김연경이 떠나면서 리그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앞으로 김연경 같은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의 시선도 많다. 김연경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시상식 후 만난 김연경은 "(배구 흥행 저조에) 걱정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다. 급격하게 줄어들 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관심도는 조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려했다. 한국배구의 미래에 대해서도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다만 유소년 풀(pool)이 작기도 하고 시스템적으로 많이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 열기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연경은 리그 시스템을 과감하게 바꿨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외국인 선수를 늘린다든지,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요소들을 고려해서 아예 다른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 경쟁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자배구는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 이후,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주춤하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불발되는 등 경쟁력이 약화됐다. 김연경은 "국제 경쟁력도 (리그 흥행에) 중요하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잘 성장시키고 그 이후의 미래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김연경은 경쟁력 있는 외국 선수들을 국내 리그로 데려오는 방안을 추천했다. 그는 "후배들이 해외 경험을 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해외 선수를 우리 리그에 데려오는 것도 방법이다. 리그 수준을 높이는 데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우리 리그 수준을 높이면, 우리의 수준도 확실히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이 꼭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김연경은 "V리그 연봉이 많이 올랐다. 잘하면 연봉을 더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풀이 작기 때문에 노력을 계속 안해도 좋은 조건의 연봉을 받는 선수도 있고, 노력해도 못 받는 선수가 있다. 경쟁을 잘 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러면 좋은 실력이 생기고 수준이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연경 역시 직접 발로 뛸 예정이다. 배구를 더 알리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것부터, 행정가 혹은 지도자로서 한국배구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오는 5월 김연경이 주최하는 KYK 인비테이셔널 역시, 배구 인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에 여는 이벤트 경기다. 은퇴는 했지만, 김연경은 배구계를 떠나지 않는다. 흥국생명 구단에 남아 어드바이저 역할을 할 예정이다. 김연경은 "아직은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겠지만, 계속 배구계를 떠나지 말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구단에서) 그런 제안을 해주신 것 같다"며 웃었다. 외국인 트라이아웃에도 참가해 능력 있는 외국인 선수를 구단에 추천, 리그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홍은동=윤승재 기자 2025.04.15 06:04
배구

"감사하고 감사했습니다" 만장일치·만장일치 MVP 김연경, '은퇴' 배구여제 완벽한 피날레 [KOVO 시상식]

"감사합니다. 감사했습니다."은퇴를 선언한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별중의 별이 됐다. 김연경은 1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그는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도 통산 네 번째로 수상했다. 그는 언론사 투표로 이뤄지는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과 함께 시리즈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정규시즌 MVP도 함께 거머쥐며, 은퇴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김연경은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끼지 않고 지원 주신 구단 관계자들, 같이 함께 했던 코칭 스태프,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후배들 귀에 피가 날 정도로 잔소리 많이 했는데, 그 잔소리 잘 들어주고 따라와 줘서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개인 7번째 수상이자, 개인 2번째 만장일치 수상이다. 역대 프로배구에서 만장일치 MVP가 모두 세 차례 나왔는데, 이재영(2018~19, 당시 흥국생명)을 제외하곤 모두 김연경이 차지했다. 지난 2005~06시즌부터 2007~08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국내로 복귀한 2020~21시즌부터 3년 연속 MVP에 오르며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다. 김연경은 전성기가 지난 나이에도 불구, 정규시즌 공격성공률 2위(46.03%), 득점 국내 선수 1위(585점, 전체 7위)로 맹활약하며 흥국생명의 정규시즌 1위 확정을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활약하며 팀의 다섯 번째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V리그 챔피언에 복귀했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마지막 시즌을 통합우승으로 마무리하며 화려한 피날레를 했다. 그는 "저는 떠나겠지만,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는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저는 이제 생각했던 목표를 다 이루고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은퇴를 결정하고 홀가분한 기분이 더 컸다. 시즌 중간에 은퇴에 대한 얘기를 할까 고민했는데, 구단에서도 주변에서도 미리 많은 분에게 알리고 은퇴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셔서 좋게 잘 마무리 됐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항상 열심히 했다.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챔피언결정전 2차전까지 이기고 3~4차전 넘어가면서 '마지막에 지면 이상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다행히 하늘이 열심히 한 걸 조금이라도 아는지, 보상을 마지막에 해준 것 같다. 정관장과 함께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뿌듯하다"라며 "앞으로 선수가 아닌, 배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남자부에선 현대캐피탈의 허수봉(27)이 생애 첫 MVP 영예를 안았다. 허수봉은 언론사 투표로 이뤄지는 MVP 투표에서 31표 중 13표를 획득, 팀 동료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35)를 1표 차로 제치고 MVP가 됐다. 올 시즌 득점(574점)과 공격 성공률(54.13%) 등에서 국내 선수 1위에 오른 허수봉은 현대캐피탈의 19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끈 바 있다. 남자부 신인선수상은 한태준(우리카드)이, 여자부는 김다은(한국도로공사)이 받았다. 홍은동=윤승재 기자 2025.04.14 18:04
배구

[굿바이 배구여제①] 시작부터 끝까지 올 타임 레전드

한국 스포츠 슈퍼스타 그 누구도 그만큼 압도적인 기량과 극적인 서사를 새기며 마지막 뒷모습을 남기진 못했다. 데뷔부터 은퇴까지 정점을 지킨 선수, 걸어온 모든 순간이 드라마였고 영화였던 선수. '배구 여제' 김연경(37)은 그렇게 스포츠팬에 감동을 안기며 코트를 떠났다. 본지는 3회에 걸쳐 김연경의 배구 인생을 돌아본다. 김연경이 그토록 바라던 통합 우승을 일구며 '라스트 댄스'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는 지난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 선발 출전, 34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프전 우승을 확정,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창단 4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은퇴를 선언하고 선수 생활 마지막 챔프전에 나선 김연경에게는 더 특별한 우승이었다. 그는 2009년 해외 무대에 진출, 일본·튀르키예·중국 무대를 거치며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올라섰다. 수차례 소속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우승 청부사'로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V리그에 복귀한 뒤 나 세 차례 챔프전에서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특히 2022~23시즌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프전에선 1·2차전을 이기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 징크스까지 생겼다. 2022~23시즌을 치르며 진지하게 은퇴를 고려했던 김연경은 '마지막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다시 뛰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2025년 봄. 김연경은 기어코 2008∼09시즌 이후 16년 만이자 V리그 개인 통산 네 번째 챔프전 우승을 해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떠밀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대부분이다. 지난해 은퇴한 V리그 남자부 레전드 박철우 역시 2023~24시즌 대부분 코트 밖 웜업존을 지켰다. 다른 종목 슈퍼스타도 마찬가지였다. 농구 서장훈, 야구 이승엽·이대호처럼 박수받을 때 떠난 이들도 있지만 대체로 전성기보다 기량이 크게 떨어져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반면 김연경은 30대 후반에도 최고였다. 그는 올 시즌(2024~25) 정규리그에서 공격 성공률 46.03%를 기록하며 이 부분 전체 2위에 올랐다. 오는 14일 개최하는 정규시즌 시상식에서도 그가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로 가장 유력하다. 이번 챔프전에서도 3~5차전 모두 29점 이상 올리며 펄펄 날았다. 우승을 확정한 8일 5차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7개)을 경신할 만큼 수비도 잘했다. 특히 김연경은 5세트 13-12에서 몸을 날리며 코트에 떨어지는 공을 살려내 동료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의 득점을 도왔다. '패장'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이 경기 승부를 결정한 순간으로 꼽은 플레이였다. 김연경은 경기 뒤 기자단 투표(31표)에서 만장일치로 챔프전 MVP까지 받았다. 개인 네 번째 수상이었다. 축구 레전드 박지성처럼 무명 시절을 거쳐 슈퍼스타에 오른 '대기만성형' 선수도 있다. 그러나 김연경은 신인 시절부터 이미 최정상급이었다. 2005년 12월 4일, 현대건설과의 데뷔전부터 29점을 올린 그는 이후 시쳇말로 리그를 씹어 먹었다. 신인상은 물론 2005~06, 2006~07시즌 연속으로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정규리그·챔프전 MVP를 휩쓸었다. 그는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라는 수식어로도 표현하기 부족한 선수다. 김연경은 마지막 우승을 확정한 뒤 "은퇴할 때 챔프전에서 활약하고 통합 우승을 달성한 뒤 MVP까지 받은 선수가 몇 명이나 있을까. 이렇게 마무리해 감사하다"라며 자부심을 전했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로 "정상에 있을 때 마무리하고 싶어서"라고 했던 김연경. 그는 결국 자신의 바람대로 가장 높은 위치에서 선수 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경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런 시나리오는 짜지 못할 듯하다. 많은 분들이 '아직 잘하고 정상에 있는데 왜 은퇴하느냐'라고 얘기하신다. 그런데 이게 내가 상상했던 은퇴의 모습"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눈물 대신 웃음을 보여준 김연경은 "같이 나이 들어가는 팬들도 계시다. 그분들 덕분에 더 정상에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이 커진 것 같다. 많은 응원 덕분에 배구 선수로서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0 05:50
프로농구

안영준 국내MVP 등극..."화려하지 않아도 팀에 도움되는 플레이 인정받아 뜻 깊다" [IS현장]

안영준(30·1m96㎝)이 2024~25 프로농구 국내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서울 SK의 안영준은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유효투표수 111표 중 89표를 얻어 국내선수 MVP에 뽑혔다. 팀 동료이자 MVP를 두고 경쟁했던 김선형(19표)을 70표 차로 크게 제쳤다. 안영준은 베스트5 가드 부문에도 뽑혔다. 그는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로 SK의 정규리그 정상 등극에 큰 힘을 보탰다. 안영준은 올 시즌 정규리그 52경기에 출전해 평균 11.5득점 1.8도움 4.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 득점 3위, 국내 선수 리바운드 2위에 오르며 공수 모두 다재다능한 활약을 펼쳤다.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 활약하면서 올 시즌에는 기록 면에서도 김선형을 앞섰다. 안영준은 "팀 동료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하면서 가족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농구는 화려한 플레이나 많은 득점을 성공시킨 선수들이 인정받지만, 화려하지 않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상은 그런 일도 인정받게 됐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아 더 뜻깊다"고 소감을 말했다. SK의 외국인 빅맨 자밀 워니는 기자단 투표수 111표를 모두 휩쓸어 만장일치로 외국선수 MVP에 뽑혔다. 워니는 개인통산 네 번째 외국선수 MVP를 수상(2019~20, 2021~22, 2022~23, 2024~25시즌)했다. 종전까지 조니 맥도웰(1997~98시즌부터 3시즌 연속 수상), 라건아(2014~15, 2016~17, 2018~19시즌)와 수상 횟수에서 동률이던 워니는 이날 시상식에서 외국선수 MVP 최다 수상 신기록을 세웠다. 정규리그 우승팀 SK는 전희철 감독이 지도자상까지 가져가면서 주요 부문 수상을 휩쓸었다. 전희철 감독은 2021~22시즌 수상 후 이번이 두 번째 감독상이다. 정규리그 3위팀 수원 KT는 신인상(조엘 카굴랑안)과 식스맨상(박준영)을 가져갔다. 정규리그 2위팀 창원 LG의 프로 2년 차 양준석은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다. 베스트5는 안영준을 포함해 김선형, 자밀 워니까지 SK 선수들과 LG의 칼 타마요, 아셈 마레이가 뽑혔다. 각 구단 감독과 기술위원회가 선정하는 수비상은 정성우(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차지했다. 팬 투표로 뽑는 포카리스웨트 인기상은 허웅(부산 KCC)에게 돌아갔다. 허웅은 2019~20시즌부터 6년 연속 이 상을 독식했다. 이번 시상식부터 신설된 마케팅상은 SK와 LG 구단이 수상했다. 역시 신설된 연고지 우수상은 원주 DB가 받았다. 계량 부문에서는 워니가 득점(22.6점), 마레이가 리바운드(13.1개) 상을 수상했다. 허훈(KT)은 어시스트(6.2개), 이정현(고양 소노)은 스틸(1.9개), 앤드류 니콜슨(한국가스공사)은 3점슛상(2.5개), 캐디 라렌(KCC)은 블록슛(1.2개) 타이틀을 따냈다. 이은경 기자 2025.04.09 18:09
배구

처절하고 아름다웠던 마지막 디그...'아듀' 배구 여제의 시대 [IS 피플]

얼마나 간절했나. 세계 최고의 공격수는 득점이 아닌 디그로 자신의 고별전을 해피 엔딩으로 만들었다. 처절했고, 또 아름다웠다. 한국 스포츠 그 어떤 스타도 김연경(37·흥국생명)만큼 압도적인 기량으로 마지막 뒷모습을 남기진 못했다. 은퇴를 선언하고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을 맞이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완벽한 피날레로 막을 내렸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챔프전 5차전에 선발 출전, 34득점(공격 성공률 42.62%)를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1위이기도 한 흥국생명은 2018~19시즌 이후 6시즌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에게는 더 특별한 우승이다. 그는 2009년 해외 무대에 진출, 일본·튀르키예·중국 무대를 거치며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2020~21시즌 V리그 복귀 뒤 치른 세 차례 챔프전에서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특히 20222~23시즌은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프전 1·2차전까지 이겼지만, 내리 3연패를 하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시 은퇴까지 고려했던 김연경은 "다시 한번 우승을 위해서 뛰어볼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2년이 지난 2025년 봄. 김연경은 최근 3연속 마지막에 웃지 못했던 챔프전에서 기어코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개인적으로는 V리그 개인 통산 세 번째 통합 우승 달성. 김연경은 그렇게 자신이 바람 대로 최정상에서 21년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경은 챔프전 내내 여제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지난달 31일 1차전에서 남긴 공격 성공률은 정규리그 평균(46.03%)을 훨씬 웃도는 60.87%였다. 2차전은 2세트까지는 4득점에 그쳤지만, 흥국생명이 승리한 3~5세트에 18점을 몰아 득점했다. 흥국생명이 2-3으로 패했던 3차전도 팀 내 최다 득점(29)을 해냈다. 4차전은 시리즈 개인 최다 득점(32)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5차전 1세트부터 10점을 올렸다. 특히 세트 중반 정관장에게 3~4점 차로 끌려가며 흥국생명 분위기가 가라앉은 시점에 연속 대각선 오픈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19-20, 1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동료들이 집중력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며 되찾은 공격권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연경은 21-21에서 상대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네트를 넘어온 공을 바로 때려 넣어 역전까지 만들었다. 23-23에서 상대 주포 메가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기도 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26-24로 1세트를 잡았다. 2세트 대역전극도 김연경의 손에서 쓰였다. 3~4점 차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꾸준히 득점하며 역전 기회를 만든 김연경은 기어코 흥국생명이 24-24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정관장 박은진의 속공을 블로킹하며 역전을 이끌었다. 이어진 수비는 더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메가의 오픈 공격에 유효 블로킹을 해냈고, 직접 디그해 공을 살려낸 뒤 이고은의 토스를 받아 자신이 득점으로 연결하며 2세트 흥국생명 역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야말로 배구 여제다운 플레이였다. 흥국생명이 3·4세트를 내주고 맞이한 5세트. 김연경은 3-4, 6-6, 10-10에서 득점하며 변함없이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몸을 날려 흥국생명의 공격권을 살려낸 모습이 배구팬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는 13-12에서 정관장 메가의 오픈 공격이 블로커 맞고 흐른 공을 몸을 날려 걷어 올려 이고은에게 보내, 투트쿠의 득점을 지원했다. 챔피언십 포인트(14-13)에서도 부키리치의 백어택 공격을 디그 해내며 투트쿠가 마지막 공격을 시도해 득점하는 데 기여했다. 경기 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김연경의 몸을 던지는 수비 하나가 우승을 만들어냈다. 그만큼 김연경이 우승이 간절했다"라고 평가했다. 경기 전, 김연경의 표정은 고별전을 앞둔 선수 같지 않았다. 평소처럼 담담했다. 코트 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실수에 자책했고, 동료들의 득점에 환호했다. 몸을 날린 후배들 플레이에 애정 넘치는 포옹으로 독려했다. 김연경이 공을 잡을 때, 때릴 때, 삼산월드체육관은 들썩였다. 그 어떤 선수의 플레이보다 큰 함성이 쏟아졌다. 배구팬은 김연경이 보여준 모든 플레이에 웃고 감탄했다. 지난 21년 동안 배구팬에 수많은 감독은 안긴 김연경은 이날 챔프전 5차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장내 환희와 함성은 눈물과 아쉬움으로 번졌다. 김연경은 2차전이 끝난 뒤 "울어도 예쁘게 봐 달라"라고 했다. 하지만 3전 4기 끝에 그토록 원하던 마지막 우승을 해낸 그는 밝은 표정으로 배구팬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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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바라던 별을 달고...김연경 "드라마·영화도 이런 시나리오는 짜지 못 해"

'배구 여제' 김연경(37)이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에서 그토록 바라던 별을 달았다. 김연경은 "정상에서 떠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며 웃었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 출전, 팀 내 최다 득점(34)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에서 열린 5차전에서 승리한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이다. 김연경은 역대 두 번째로 만장일치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도 수상했다. 김연경은 1·2세트 중반까지 끌려가던 흥국생명이 역전승을 거둘 수 있도록 꾸준히 득점했다. 이날 블로킹 7개를 기록할 만큼 상대의 기세를 꺾는 플레이도 자주 보여줬다. 살얼음판 같은 5세트 13-12에서는 블로커 맞고 나온 공을 몸을 날려 디그해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의 득점을 지원했다. 챔피언십 포인트에서도 역시 공격이 아닌 수비로 우승 포인트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지난 2월 선수 생활 은퇴 결심을 발표했다. 그의 라스트 댄스에 배구팬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020년 V리그에 복귀해 도전한 세 차례 챔프전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김연경은 3전 4기 끝에 비로소 그토록 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은퇴를 발표하며 "정상에서 떠나고 싶었다"라고 말한 자신의 말을 지켰다. 김연경은 우승을 확정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다시금 전했다. 다음은 그 어떤 스포츠 스타보다 위대한 고별전을 치른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 눈물은 흘리지 않을 것 같다. "경기가 끝난 순간 살짝 눈물이 났다. 사실 1차전부터 쉽지 않은 챔프전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1·2차전 승리 뒤) 3·4차전을 모두 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기사를 통해 과거 아픈 기억(2022~23시즌 챔프전 3~5차전 패배)이 계속 언급돼 속상하기도 했다. 나에게 또 이런 역경이 다가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계속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이 정말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별(챔프전 우승)을 하나 가슴에 다는 게 이렇게 어렵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5차전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해준 말이 있다면."선수들에게도 더 단합하자고 외쳤다. 솔직히 3차전에서 패한 뒤에도 '뭐가 문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돌아오는 게 왜 이것뿐이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5차전에서는 마음이 편해졌다. 그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나 영화도 이런 시나리오는 짜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5세트 호수비가 챔프전 결과를 갈랐다고 했다. "안 그래도 고희진 감독님이 그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관장도 정말 잘 해줬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배구를 보여줄 수 있어서 고맙다. 부상도 많은 팀이었다. 정관장 선수들도 정말 고생을 많이 했을 텐데, 우리가 우승해 웃게 되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왜 스포츠는 무승부가 없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전 테이핑을 다시 하더라. "상대적으로 내 나이가 정관장 선수들도 많지 않나. 허리도 무릎도 모두 안 좋았다. 체력도 밀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시기(포스트시즌)에는 모든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뛴다. 신경 안 썼다. 그저 좋은 결과가 있어서 좋았다." - 만장일치 MVP가 됐다. "'은퇴하는 선수가 통합 우승을 하고, MVP까지 받는 사례가 또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 - 마지막 경기였다. 실감이 나는가."코트 위에 있는데 꿈같았다. 다시 대전으로 이동하든지, 다시 한 경기를 뛰어야 할 것 같다. 며칠 지나면 실감 날 것 같다."- 당장 가장 하고 싶은 게 있다면."올 시즌을 치르며 금주를 오래 했다. 함께 한 동료들과 많은 얘기를 하면서 한잔하고 싶다."- 다시 태어나도 배구 선수가 될 것인가. "너무 힘들었다. '마지막까지 나를 쉽지 않은 길로 보내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다시 배구 선수를 한다고 얘기하고 싶지만, 결코 쉽진 않았다."-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오늘 지금 이 모습. '아직 잘 하는 데 왜 은퇴를 하느냐'라는 얘기를 해주시는데, 이게 내가 상상했던 은퇴 모습이었다."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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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V5 달성...하얗게 불태운 김연경, 정상에서 선수 생활 마침표 [IS 인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3-2(26-24, 26-25, 24-26, 23-25, 15-13)으로 승리했다. 에이스 김연경(34득점·공격 성공률 42.62%)이 경기 내내 고비마다 슈퍼스타다운 플레이를 보여주며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잡고 퍼펙트 우승을 예고했지만, 4일과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원정에서 모두 5세트 승부 끝에 패하며 5차전에 나서야 했다. 2년 전에서도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 챔프전에 선착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3~5차전을 내리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자신의 고별전이기도 한 이날 5차전에서 드라마를 썼다. 1·2세트 4~5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흥국생명이 승리한 건 온전히 그의 힘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흥국생명도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V리 챔피언에 복귀했다. 챔프전 우승 기준으로는 창단 다섯 번째였다. 흥국생명은 1세트 중반까지 메가왓티 퍼위티와 반야 부키리치, 정관장 쌍포를 막지 못해 고전했다. 하지만 15-19에서 투트쿠가 서브에이스, 16-19에서 피치가 메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17-20에서 세터 이고은이 절묘한 패스 페인팅으로 득점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김연경은 19-21에서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20-21에서 메가가 공격 범실을 범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 기세 속에 서버로 나선 박수연이 절묘한 서브로 정관장 리베로 노란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네트를 넘은 공을 기대로 김연경이 때려 넣어 역전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23-24에서 메가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이어진 공격권도 내줬지만 메가의 대각선 공격이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며 다시 어드벤티지를 잡았고, 이어진 수비에서 김다은이 메가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5점 차 리드를 따라잡고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흥국생명은 2세트도 초반에는 3~4점 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김연경이 꾸준히 득점하며 점수 차를 좁혔고, 10-12에서 정관장 표승주의 오픈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메가와 표승주를 막지 못했고, 이고은은 오픈 후위공격자반칙을 범했다. 16-20에서 부키치리에세 서브에이스까지 내줬다. 하지만 다시 한번 흥국생명은 역전에 성공했다. 20-23에서 염혜선의 오버넷이 나오며 2점 차로 좁혔고, 21-24로 패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는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숨을 고른 뒤 이어진 메가 랠리에서 김수지가 박은진의 속공을 가로막아 1점 차로 좁혔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투트쿠가 다시 이어진 메가 랠리에서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던 24-24에서는 김연경이 박은진의 속공을 다시 한번 블로킹해 어드벤티지까지 잡았다. 김연경은 이어진 수비에서 메가의 백어택을 유효 블로킹했고, 디그까지 한 뒤 직접 날아 올라 2세트를 끝내는 득점까지 성공했다. 삼산월드체육관이 달아올랐다. 흥국생명은 3세트 역시 역전 본능을 보여줬다. 17-21에서 네트 위 공방전에서 투트쿠가 밀어 넣은 공이 정관장 코트에 떨어졌고, 이어 원 포인터 서버로 나선 임예림이 서브에이스를 해냈다. 19-21에서는 투트쿠가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했다. 21-23에서 정관장 정호영이 범실을 범하며 다시 1차로 다가 섰고, 다음 수비에서 피치까지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하지만 우승 확정을 앞두고 스탭이 꼬였다. 메가에게 1점을 내주며 24-25로 지고 있었던 상황에서 그토록 호흡이 좋았던 김연경과 이고은의 동선이 겹쳐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고 표승주에게 3세트를 내주는 득점을 허용했다. 4세트 역시 내내 끌려갔던 흥국생명. 20-24에서 피치가 이동 공격을 성공했고, 수비 성공 뒤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김연경은 22-24에서 메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다시 역전에 다가섰다. 하지만 메가에게 대각선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1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5세트 승부를 허용했다. 운명의 5세트. 흥국생명은 1-2에서 두 차례 비디오판독이 각각 상대 범실과 터치아웃으로 판정되며 3-2로 역전했다. 김연경은 3-4에서 터치아웃을 끌어내 득점했고, 투트쿠가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재역전했다. 김연경은 후위에 있었던 6-6에서도 호쾌한 파이프를 성공했다. 앞선 1~4세트와 달리 초반 기세를 잡은 건 흥국생명이었다.하지만 흥국생명은 투트쿠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8-9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다시 상대 범실로 10-10 동점을 만들었고, 공방전에서 김연경이 정관장 코트 오른쪽 구석을 노리는 노련한 공격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1점 차 공방전은 계속 이어졌다. 투트쿠는 12-12에서 앞서 연속 범실을 만회하는 득점을 해냈고, 그가 이어진 수비까지 성공한 상황에서 득점을 해내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15-13에서 투트쿠가 올 시즌 흥국생명을 챔피언으로 만드는 득점을 만들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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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문성민 웃게 한 허수봉 "멋지게 트로피 들겠다" 약속 지켜

"문성민 형처럼 멋있게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현대캐피탈 허수봉(27)의 소원이 마침내 이뤄졌다. 허수봉은 코트를 떠나는 대선배 문성민(39)을 우승 헹가래와 함께 기분 좋게 보냈다.현대캐피탈은 지난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3차전 원정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로 물리쳤다. 챔프전 3전 전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에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현대캐피탈은 한 시즌에 KOVO컵과 정규리그, 챔프전까지 모두 석권하는 트레블을 처음으로 달성했다. '명장' 필립 블랑의 지도력과 'V리그 최다 득점 1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의 활약이 어우러졌다. 또 자유계약선수(FA) 리베로 오은렬을 대한항공으로부터 빼앗아오고, 개막 직전에는 세터 황승빈을 트레이드 영입하는 등 구단의 지원도 한몫했다. 국내 최고 공격수 허수봉은 정규리그 득점 4위(574점), 공격 종합 3위(54.13%)로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챔프전 3경기에서 56점에 높은 성공률(51.06%)을 기록했다. 그는 정규리그 가장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허수봉은 주전으로 첫 우승, 문성민은 은퇴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이 2016~17, 2018~19시즌 챔프전에서 우승했을 때 주장이자 주포였다. 당시 허수봉은 백업 멤버였다.2022~23시즌 백업으로 물러난 문성민으로부터 에이스 바통을 넘겨받은 허수봉이 챔프전 3경기 모두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에 3전 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문성민은 "이젠 형들이 수봉이를 믿고 뛴다. 수봉이는 나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선수"라고 평가했다. 허수봉은 그런 문성민에 대해 "훈련 때 코트를 사이에 두고 (문성민 형과) 마주 본다. 항상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신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화답했다. 2023~24시즌 현대캐피탈의 주장은 문성민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블랑 감독의 권유로 허수봉이 주장을 맡게 됐다. 허수봉은 시즌 중반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KOVO컵에서 대한항공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무겁더라"며 "예전에 성민이 형처럼 우승 트로피를 멋있게 든 느낌이 나지 않았다. 다음에는 연습해서 (트로피를) 멋있게 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허수봉은 이 약속을 결국 지켰다. 또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문성민을 웃으며 보내주겠다는 바람도 이뤘다. 문성민은 후배들을 위해 챔프전 출전도 거절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 은퇴 행사를 진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챔프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윔업존에 서 있진 못했지만 뒤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문성민은 챔프 1차전에 앞서 "그동안 대한항공에 많이 졌으니 오늘은 꼭 이기자"라며 후배들을 자극했다. 문성민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허수봉은 "어릴 때 성민이 형이 주장으로 팀을 이끌면서 우승했던 기억이 났다. 많은 가르침을 주신 성민이 형께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수봉은 우승 트로피를 멋지게 들어올린 뒤 동료들과 함께 문성민을 헹가래쳤다. 이형석 기자 2025.04.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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