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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임은주 부사장, "키움의 공식입장 모두 거짓…장정석 관련 없다"
"키움 구단이 장정석 전 감독과 관련해 발표한 공식 입장 내용 가운데 진실은 단 1%도 없다." 임은주(53)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이 입을 열었다. 임 부사장은 6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장정석 감독이 '옥중 경영'에 연루됐다는 이야기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내가 갖고 있는 녹취록에 그런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는 하송 현 대표이사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이어 "나는 심판 출신이라 공식 절차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동안 구단이 경위서를 내고 KBO가 조사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내가 얘기하는 것이 다른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구단의 거짓말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왔다.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렇게 거짓을 계속 얘기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임 부사장은 하송 현 대표가 감사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9월 감사위원회에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정황을 처음으로 신고한 인물이다. 그러나 구단은 녹취 증거까지 수집해 조사를 요청한 임 부사장에게 갑작스러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옥중 경영을 가장 먼저 문제 삼은 임 부사장 역시 '옥중 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상황만 본다면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임 부사장은 "구단이 이미 모든 증거와 자료를 다 확보하고 지난 9월 25일부터 감사를 시작했는데 대체 아직까지 무엇이 끝나지 않았고 무엇을 감춰야 하기에 감사가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감사할 분량이 많지도 않다. 2박 3일이면 끝날 일을 두 달 째 끌고 있다. 나도 감사결과가 궁금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하루 빨리 결론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 구단이 장정석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 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이것을 누가 나중에 어떻게 다 증명하고 책임지려고 언론과 팬들에게 단 1%도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나왔던 구단의 다른 입장문들에도 워낙 어마어마한 거짓이 많았지만, 과오를 덮기 위해 그렇게 했나 싶어 이해 하려 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관련한 이 보도자료에는 정말 사실이 1%도 들어 있지 않다." -구단은 그 근거로 임 부사장이 갖고 있는 녹취 파일을 제시했는데. "다른 걸 다 떠나서 내가 갖고 있는 녹취록엔 장 전 감독과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장정석 감독은 내가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다. 정말 어려운 구단에서 팀의 서포트를 많이 받지 못하고 이런저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홀로 꿋꿋하게 성적을 냈다. 나 역시 감독님이 어려운 경기를 하실 때마다 늘 격려의 문자 메시지(사진 참조)를 보냈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재계약을 고민이나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구단은 포스트시즌 기간 이미 장 감독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고민을 했다고 하던데. "그 역시 거짓말이다. 구단 내에서 나를 포함, 장 감독의 재계약을 의심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최근까지도 단장과 '계약은 당연한 것이고 계약 조건을 어떻게 해야 할까' '두산이 감독 대우를 잘해드렸으니 우리도 어느 정도는 올려 드려야 하지 않나' 이런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구단 직원들은 모두 장 감독을 좋아한다. 가끔씩 좋은 일이 있을 때 프런트에 피자를 돌리며 챙기기도 하고, 만나는 직원들에게 늘 예의도 바르다. 내가 봤을 때 구단 내에 적이 한 명도 없을 것 같은 사람이다. 내가 존경하는 장 감독을 고발하거나 관련 증거를 갖고 있다니,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장 감독은 옥중 경영과 관련이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내가 대체 무슨 목적으로 감독의 얘기를 녹음하겠나. 지금까지 구단에 있으면서 한 번도 현장을 터치해본 적이 없는데. 나는 프런트에서 마케팅, 홍보 쪽을 관리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여기서 뜬금없이 감독님과 나를 왜 끄집어내는가." -그렇다면 하송 대표와 홍보팀이 '일부러' 임 부사장을 언급하며 장 감독에게 '옥중 경영' 프레임을 씌웠다는 이야기인가. "그게 가장 어이가 없는 부분이다. 구단 공식입장이라는 게 얼마나 신중하게 내야 하는 일인가. 사실이 아니라면 법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다. 공식 보도자료라는 것은 검증과 확인을 여러 단계 거치면서 팩트만으로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자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런 거짓말을 하나 싶다. 키움 구단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땀으로 이뤄진 건데, 이렇게 한순간에 거짓말 구단으로 만드나." -(임 부사장은) 가장 먼저 옥중 경영을 제보했다고 했는데 왜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일하면서 지켜보니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문제가 너무 심각해 보였다. 그래서 임원진의 대화를 녹취하게 됐고 감사위원회에 문제 제기를 했다. 하송 현 대표가 감사위원장으로 있을 때, 정확하게 10월17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임원 미팅룸에서 공증 받아온 속기록을 보여주고 녹취 파일을 그 자리에서 틀었다. 감사위원회가 뭔가. 그런 걸 감사하라고 외부에서 감사위원장을 데려온 것 아닌가. 내가 옥중 경영에 참여해 구단을 시끄럽게 할 것 같았으면 왜 감사위원회에 신고하는 절차를 밟겠나. 나는 분명히 하송 감사위원장에게만 녹취록을 들려줬고, 하 위원장에게만 그 사실을 보고했다. 감독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러다 구단의 태도가 돌변한 것인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뉴스가 방송 뉴스로 보도된 날, 밤 11시에 갑자기 임원도 아닌 팀장이 문서 하나를 사진으로 찍어서 문자 메시지로 전송했다. '부사장님, 하송 대표님 지시입니다. 죄송합니다' 하더라. 옥중 경영 증거를 감사위원회에 제출한 게 나인데, 내가 옥중 경영에 연루됐다고 하더라. 당장 하 대표에게 메일을 보내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다 며칠 뒤 갑자기 신문을 보고 다른 감독이 선임됐다는 기사를 봤다. 그 부분도 석연치 않다. 나는 늘 사무실에 출근했고, 내가 부사장이고, 내 옆에 단장이 있는데 몰래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겠나. 그 전에는 그런 기류가 전혀 없었다. 원래 엉망이고 (일 처리가) 엉뚱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이 정도로 막 나가는지 모르겠다. 팀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대체 무엇을 덮고, 무엇을 지키려고 이러는가." -하송 대표가 취임한 뒤 모든 게 바뀌었나. "사실 감사위원장도 100%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 공증된 속기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난달 17일에 보여준 것이다. 그 부분과 관련한 텔레그램 자료도 다 있다. 분명히 하 감사위원장이 내 보고를 다 들었고, 본인도 어이 없어 하면서 '이 건은 즉시 처리하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후 바로 본인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더라. 내가 부사장인데 긴급 이사회가 열리는 것도, 하 감사위원장이 새 대표가 되는 것도 몰랐다. 밤에 문자 메시지 한 줄로 자신이 새로운 대표가 됐다고 알렸고, 다음날 출근하니 직원들을 모아 놓고 '내가 새 대표'라고 이야기하더라. 직원들 역시 하 대표가 나타날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다." -구단에선 감독 후보 5인과 인터뷰 했다고 한다. 감독 교체 결정은 어떻게 그렇게 급박하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내가 직무정지 직전인 지난달 30일 출근했을 때, 감사위원장이 새 대표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사무실에 찾아갔다. 어떻게 이렇게 사전에 알리거나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고 물으니 '그 부분은 내가 실수한 것 같다'고 하더라. 그때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럼 이 전 대표 옥중 경영을 대신하던 사람들이 다 나갔는데, 이제 감독 재계약은 누가 결재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하 대표가 갑자기 당황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더라. '새 대표가 주체가 돼 계약을 하야 하는데, 이제 하 대표가 그 계약도 결정하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잠시 고민을 하더니 '나와 김치현 단장과 이철진 전력분석팀장까지 셋이 하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정작 김 단장은 장정석 감독 재계약을 마지막까지 철썩같이 믿고 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30일부터 새 감독 선임까지 대체 며칠이나 흘렀나. 앞뒤도 맞지 않고, 왜 본인이 대표이면서도 그때 명확한 답변을 못했는지 의문이다." -이 이야기 대로라면, 직무 정지 상태에서 구단의 거짓 해명을 지켜보는 심정이 답답할 듯하다. "9월 25일부터 요청했던 감사다. 자료가 완벽하고 디테일해서 2박 3일이면 끝날 분량이다. 그래도 팀의 포스트시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답답한 기간을 꾹 참고 기다렸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감사는 진행 중이라고만 하고, 나를 직무 정지 시키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만 계속 한다." -최근 키움의 사태와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최근 키움 구단이 발표한 보도자료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1% 진실도 없는 거짓이다. 이제는 화도 나지 않고, 오히려 누구를 위해 무엇을 덮으려고 이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자신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아마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빠져나가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일단 KBO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배영은 기자
2019.11.06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