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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키움, 이장석 전 대표 최측근 임상수 변호사 복귀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번 무리수를 뒀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당사자였던 임상수 고문변호사가 팀에 복귀한다. "이장석 전 대표의 대리 운영이 시작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키움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상수 변호사의 비등기이사(법무 담당) 등록을 통보했다. 구단 자문 변호사였던 임상수 변호사는 2019년 10월 법률자문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키움은 임은주 부사장의 의혹 제기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사실 여부를 조사했고 감사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임상수 변호사와 박준상 전 대표이사가 팀을 떠났다. 2020년 3월 키움은 KBO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받았다. 4개월에 걸쳐 옥중경영 의혹을 조사한 KBO는 "이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으나 구단 제출 자료의 임의성 및 당사자(이 전 대표)의 면담 불가 등에 따라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임상수 변호사와 박준상 전 대표는 해당 사안(옥중경영 의혹)을 촉발한 직접적인 관계자로 보이나 현재 KBO리그 소속 관계자가 아니므로 제재의 실효성이 없어 추후 어떠한 형태로든 KBO리그에 복귀하면 이들에 대한 제재를 별도로 심의한다"고 징계를 유보했다. 이장석 전 대표는 2018년 2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KBO는 곧바로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그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전 대표는 2심에서 형량을 3년 6개월로 줄였지만 같은 해 11월 영구 실격 징계로 '리그 퇴출'이 결정됐다. KBO는 "현시점부터 어떤 형태로든 KBO리그에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고 더는 복권이 불가능하다. 향후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이고 임직원까지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구단 안팎에선 "이장석 대표의 영향력 아래 구단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가 꽤 많았다. 이장석 전 대표는 구단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지만 구단 지분을 60% 이상 보유한 압도적인 최대 주주다. 여전히 구단의 운영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다. 대표이사 시절 그를 보좌했던 직원들도 아직 구단에 남아 있다. 임상수 변호사마저 팀에 돌아오면서 "리그에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다"는 KBO 징계가 무색하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위재민) 대표이사가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안다. 구단에 여러 문제가 있는데 업무를 처음 하는 변호사가 왔을 때 어려움이 따라서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상수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옥중경영 의혹 당사자들이 추후 리그에 복귀하면 제재를 심의한다'고 밝혔던 KBO는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다. (상벌위원회 개최 등을 비롯한 결정에 대해선) 향후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키움은 지난 18일 강정호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음주운전 3회 적발로 리그에서 퇴출당한 그를 영입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개인의 결정"이라고 항변했지만 "단장이 결정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비판 속에 의심의 눈초리가 윗선으로 향했다. 지난해 4월 가석방 출소한 이장석 전 대표의 '그림자 경영'이 끊임없이 의심받았고 강정호 영입 건으로 불이 번졌다. 임상수 변호사의 복귀는 "이장석 대표의 영향력 아래 구단이 움직인다"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충분하다. 배중현 기자 2022.03.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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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임은주 전 부사장과 행정소송서 승소

임은주(56) 전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의 해고가 부당하지 않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 13부는 키움 구단이 '임은주 전 부사장의 부당해고·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 2건 모두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키움과 임은주 전 부사장은 꽤 긴 시간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임 전 부사장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진 2019년 10월 31일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약 3개월 뒤인 1월 말 계약 만료로 구단을 떠났는데 이 과정이 부당하다며 2020년 1월 2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는 노·사·공익 3자로 구성된 준사법적 성격을 지닌 합의체 행정기관으로 노사 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조정·판정한다. 관련 사안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쳤다.2020년 10월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직위해제)와 부당직무정지 모두 임은주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결과에 불복한 키움이 행정소송으로 사안을 끌고 갔고 재판부는 중앙노동위원회 결과를 뒤집었다. 임 전 부사장의 해고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가 판결에 불복, 항소해 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0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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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키움증권은 왜 논란을 키우나

손혁 키움 감독의 사퇴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주체가 있다. 구단의 스폰서 키움증권이다. 손 감독이 경질(형식은 자진 사퇴)되는 과정을 본 야구인들과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야구인들과 팬들이 화내고 욕하는 대상은 야구단이다. 비난이 향하는 지점은 실질적으로 야구단을 이끄는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최대주주 이장석 전 대표다. 그러나 분노는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표출된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 야구단의 스폰서다. 이장석 전 대표가 2008년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만든 수익모델이 바로 '네이밍 스폰서'다. 구단 이름을 팔아 돈을 받는 구조다. 우리담배(2008년), 넥센타이어(2010~2018년)에 이어 지난해부터 키움증권이 야구단에 돈을 대고 있다. 키움증권은 연 100억원을 5년 동안 지원하는 계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폰서가 야구단에 총 500억원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다. KBO리그는 홍보 효과를 누리기에 아주 뛰어난 플랫폼이다.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는 거의 매일 열리고, 전 경기가 중계된다. 지난해까지 매년 1000만 명 가까운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신문과 TV, 인터넷은 1년 내내 야구 뉴스로 넘쳐난다. 시총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이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무대가 KBO리그다. 야구단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계약 기간에는 '키움'이라는 간판을 내걸 수 있다. 야구단 오너와 스폰서의 윈-윈 전략이다. 야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그래서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면 그렇다. 키움증권은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유명해졌다.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SK·LG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팀보다 성적이 좋았다. 박병호·이정후 등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과 맞물려서 이제 키움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업계에서의 위상과 500억원이라는 투자 규모를 보면 키움증권은 인지도만 높아졌다고 마케팅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없다. 키움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비호감도를 낮추는 게 야구단을 지원하는 이유일 것이다. 키움 야구단이 연이어 사고를 치고 있는 가운데, 키움증권이 침묵하는 이유가 그래서 궁금하다. 업계 관행에 따라 키움증권과 히어로즈의 계약에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막을 수 있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키움은 끊임없이 사고를 쳤고, 논란을 키웠다. 그 과정에서 스폰서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것 같았다. 이장석의 '옥중 경영' 논란에 대해 당시 임은주 부사장의 내부자 고발이 있었을때도 키움증권은 조용히 있었다. 키움은 지난 6월 강정호의 복귀를 추진하다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2016년 12일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뒤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때 넥센 소속이었던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게 알려졌다. 그러나 키움은 그의 복귀에 나섰다. 기량과 상품성을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결국 여론을 이기지 못한 강정호가 복귀를 스스로 포기했다. 그제야 김치현 키움 단장은 "선수가 (복귀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때도 키움증권은 침묵했다. 구단의 방침에 동조한 게 아니라면, 연 100억원을 쓰는 스폰서가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 것이다. 손 감독의 사퇴 과정도 비슷하다. 정규시즌 종료(키움은 당시 3위)와 포스트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사령탑을 해임했다. 손 감독은 구단과 갈등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걸 잘 아는 허민 의장이 손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키움 구단은 1년도 되지 않아 손 감독을 내쳤다. 구단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키움 논란의 핵심은 '황당한 의사결정'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이다. 야구단의 최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는 수년째 '옥중 경영' 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가 영입한 허민 의장은 사외이사 자격으로 실질적으로 구단주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의 지분도, 법적 책임을 질 직책도 없는 허민 의장의 전횡을 다들 보고만 있다. 허민 의장 취임 후 키움의 지배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지난해 2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 허민 의장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청백전 마운드에 올라 2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서건창을 땅볼로 잡고, 박병호에게는 강습 내야안타를 맞았으며, 이정후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는 내용이 크게 보도됐다. 허민 의장은 느린 너클볼을 던진다. 그의 투구를 본 키움 선수들은 "공에 변화가 꽤 있었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선수가 아닌 사람이 마운드에 오르는 건 위험하며 무례한 행동이다. 그러나 키움 구단 직원은 "구단이 허민 의장에게 등판을 요청했다. 고사 끝에 마운드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 선수와 구단 직원의 말과 행동을 보면 현재 야구단의 주인이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아는 듯 했다. 구단의 요청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는 허민 의장은 지난해 6월에도 퇴근하려는 2군 선수들을 붙잡고 라이브 피칭을 하기도 했다. 키움 프런트의 설명은 대개 또, 거짓으로 드러난다. 다른 구단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키움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키움 선수들은 툭 하면 바뀌는 감독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 '구단의 주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훗날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 유리하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은 FA가 되면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 야구팬들이 가장 혐오하는 코멘트가 "내 잘못을 야구로 갚겠다"는 말이다. 키움 구단도 그걸 모를 리 없지만, 모든 의사결정을 그런 방향으로 하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와 결과 만능주의에 지친 팬들은 윤리적인 문제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이 리스크를 관리해야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악평이라도 좋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허민 의장은 야구단의 '성적'을 '매출'로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 시각으로 보면 틀린 건 아니다. 키움증권도 그렇게 판단할지 모른다. 지난해 1월 키움 히어로즈 출범식에서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멋진 키스톤 플레이를 함께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박준상 대표이사(해임)는 "키움증권과 함께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겠다. 더 강력한 '영웅군단'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22개월이 지난 키움 히어로즈의 모습은 어떤가. 고객의 소중한 돈을 다루며 신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할 증권사는 과연 500억원 지원에 상응하는 효과를 봤을까. 오늘 고객으로부터 비난을 받아도, 내일 1승을 거둔다면 그걸로 만족할까. 그렇다고 해도 그게 키움증권의 미래 가치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안팎으로 곪아가는 키움 구단을 보면, 야구단의 '진짜 오너'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리고 키움증권은 온갖 사고와 논란을 왜 지켜만 보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키움증권은 500억원을 내고도 홍보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피해자일까. 그게 아니라면 혹시 야구단의 '진짜 오너'와 어떤 거래를 진행하는 계약자일까. 키움증권에 다른 목적이 있다면, 지금의 침묵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0.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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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은주 전 부사장, 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 승소…구단은 행정소송 고려

임은주 전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졌다. 키움 구단은 상급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임은주 전 부사장과 키움 구단은 부당직무정지 사안을 두고 힘겨루기를 진행 중이다. 임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2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는 노·사·공익 3자로 구성된 준사법적 성격을 지닌 합의체 행정기관으로 노동관계에서 발생하는 노사 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조정·판정한다. 임 전 부사장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31일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옥중경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박준상 전 대표이사가 구단 감사위원회 감사 과정에서 사임했고, 구단 자문변호사 역할을 한 임상수 변호사는 법률자문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구단은 임 전 부사장도 옥중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고 곧바로 직무를 정지시켰다. 임 전 부사장은 약 3개월 뒤인 1월 말 계약이 만료돼 팀을 떠났는데 이 과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관련 내용 심사가 진행됐고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임은주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키움 구단은 관련 결과를 서면으로 통보받은 상태다. 이번 부당직무정지 구제 신청은 크게 3가지 부분에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①임 전 부사장을 임원이 아닌 근로자로 볼 수 있느냐 ②직무정지가 합당한 징계인가 ③징계의 정당성 여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직무정지가 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결과라며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한 관계자는 "구단이 징계위원회를 열어 별도의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부분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결과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양 측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시도한 조정 및 화해 절차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 사안은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칠 가능성이 크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결과는 나왔지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사안을 다퉈볼 생각이다. 만약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행정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키움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임 전 부사장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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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은 있어도 징계는 없는…' 키움, 빈손으로 끝난 KBO 조사위원회

결국 빈손이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사태를 조사해온 KBO 특별 조사위원회가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KBO는 5일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장석 전 대표의 부당한 구단 경영 개입 의혹 관련 조사 내용을 심의했다. KBO는 지난해 10월 30일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의혹이 불거진 뒤 변호사, 회계사, 전직 경찰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 조사위원회를 꾸려 관련 내용을 파악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해당 사안에 대해 자체 감사를 실시해 경영 개입이 강하게 의심된다는 사유로 박준상 전 대표이사 사임, 변호사 자문계약 해지, 임은주 부사장 직무정지 등의 인사 조치 결과를 조사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징계를 받는 구단 직원은 아무도 없다. 히어로즈 구단은 KBO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고 리그의 질서와 품위를 훼손했다며 KBO 규약 부칙 제1조에 의거해 2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감사위원장으로 구단 내부 사정을 '감시'하지 못한 하송 대표이사를 비롯한 고형욱 상무, 박종덕 관리 이사는 모두 엄중 경고를 받는 데 그쳤다. 구단의 감시자를 자처하며 영입됐던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의장도 징계를 피해갔다. KBO는 '이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으나, 구단 제출 자료의 임의성 및 당사자(이 전 대표)의 면담 불가 등에 따른 한계가 있어 구체적인 위반 사실의 일시, 장소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했다. 한편, KBO는 KBO의 제재 및 결정 사항 준수와 해당 사안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구단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투명 경영 관리인을 히어로즈 구단에 파견하기로 했다. 투명 경영 관리인은 앞으로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선수단 운영, 프로야구 관련 계약, KBO가 주관하는 모든 리그의 운영에 관한 사항 등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하는 것을 방지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3.0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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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IS 포커스] "경영진 횡령·배임시 계약 해지·벌금 50억"…키움이 진실을 숨긴 이유

키움 히어로즈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앞뒤 안 맞는 해명으로 지난 2주간 버틴 걸까. 거짓이 폭로되면 그제야 뒤늦게 변명을 내놓지만, 이마저도 계속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그 해답의 단초가 하나 밝혀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히어로즈 야구단과 5년간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한 키움증권이 계약서에 '구단 경영진이 횡령, 배임으로 기소될 경우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귀책 사유가 구단에 있기 때문에 ▶계약금 20억원과 위약금 30억원을 포함해 총 50억원을 키움증권에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 내용은 하송(43) 키움 신임 대표이사가 감사위원장을 맡았던 시기에 당시 구단 법률자문 변호사의 과다 수임료 책정 문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구단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키움증권과 서울 히어로즈는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당시 대표이사 사장으로 박준상 전 대표가 나섰고, 키움증권은 이현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간 서울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로서 네이밍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총 500억원, 연간 1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는 지난 1월 대대적인 계약식 및 CI 선포식을 열어 새로운 파트너십을 자축했다. 그러나 넥센 타이어 시절부터 불거진 야구단 경영진의 배임·횡령 문제를 인지하고 있던 키움증권은 계약서에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위험을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스폰서사인 키움 증권에서 야구단 업무를 맡고 있는 A 이사는 10일 이와 관련해 "본사에서 사태의 심각성과 위중함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상금 및 위약금 조항이 스폰서 계약서에 적시돼 있는지, 횡령 및 배임 등의 문제로 KBO 조사 결과가 확정될 경우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배상금 등 금액 규모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 향후 조치 역시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되지 않겠나"라고 전해왔다. ◇감사위원회 신고는 소용 없었다현재 직무정지 상태인 임은주 키움 부사장은 지난 10월 '구단이 고문 변호사 임 모 씨가 소속된 법무법인에 지나치게 많은 자문료를 내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감사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부사장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워낙 구단에 사건, 사고가 많고 법률 자문도 많이 필요해 수임료도 많은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결재 과정에서 자세히 살펴 보니 정작 큰 사건들은 몇몇 다른 법무법인과 계약해 일하고 있었다"며 "혼자 구단 일을 다 하는 것도 아닌데 수임료도 자신이 직접 정산을 하고, 요청하지도 않았던 내용이 자문료 명목으로 올라와 있어 황당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임 전 변호사에게 한 달 평균 6000만원에서 7000만원 정도를 줬는데, 계약 해지 후 다른 법무법인과 일하니 자문료가 한 달 평균 200만원 정도로 줄더라"며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 모 변호사가 1년 동안 가져가거나 쓴 돈이 무려 20억원에 가깝다. 횡령 및 배임이 의심되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감사위원회에 알렸다"고 했다. 임은주 부사장의 신고에 구단 감사위원회가 답변을 했다. 감사위원장인 하송 현 대표는 지난달 25일 오후 임 부사장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내 "배임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자문 리스트가 부당하게 작성되었거나 과다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재 당사자가 묵인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배임으로 소송이 진행될 경우, 소송 대상자는 박준상 대표이사와 임은주 부사장이 되고, 해당 법무법인은 배임행위에 대한 공범이 된다"고 적었다. 이어 "추가 이슈가 있다"며 앞서 언급한 키움증권과의 계약 내용을 기술한 뒤 "형사 사건이기 때문에 한 번 소송이 진행되면 소송을 취하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임 부사장은 "이 메일을 받고 4일 뒤 감사위원장이 새 대표에 올라 경영진으로 둔갑했다"며 "협박을 받은 느낌이었다. 배임 정황이 드러나면 나와 박 대표가 배임으로 기소되고, 구단은 메인 스폰서 계약 해지와 벌금 50억원도 감당해야 하니 조용히 넘어가는 게 낫다는 은폐 시도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허민 의장과 하송 대표의 역할은? 허민 이사회 의장과 하송 당시 감사위원장은 키움 구단이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널리 보여주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키움이 KBO 리그에서 영구실격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게 그들의 진짜 역할이다. 키움증권과의 계약 내용을 걱정하는 것은 구단 내부인들이 할 일이다. 그러나 입수한 자료 안에 담긴 내용은 사뭇 결이 다르다. 여러 정황상 허민 의장과 하송 감사위원장이 키움의 '감시자'라기 보다는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는 게 임 부사장의 주장이다. 상황을 개선하려는 임 부사장의 시도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은 일간스포츠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한 자료로 확인됐다. 임 부사장은 지난 9월 29일 이미 허민 의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여러 문제점을 적어 보내면서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고 한다. 허 의장은 "상세히 조사하라고 지시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답변을 했으나 이후 조치는 계속 늦어지고 달라지는 상황은 없었다는 후문이다. 임 부사장은 또 KBO에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증거를 직접 신고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 대표가 적극 만류하고 차일피일 시간을 끌었다"는 이유에서다. 임 부사장은 "공증 받은 속기록과 녹취록을 처음에는 KBO에 곧바로 제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하 위원장이 '구단 일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내게 맡겨달라'고 하더라"며 "'고양 원더스 시절 KBO로부터 2군에서 경기하는 문제와 관련해 받은 약속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여러 차례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다. 임 부사장도 괜히 피해를 볼 수 있으니 KBO를 믿지 말라'고 나를 말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나 감사위원장이 "이 정도 증거면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며 회의실을 나간 뒤에도 감사 결과 발표는 계속 미뤄졌다. 결국 구단의 신고나 발표가 아닌, 언론을 통해 구단 내부의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바로 그날 밤 임 부사장은 직무정지를 당했다. 임 부사장은 "KBO와 키움증권, 허민 의장을 처음 만났을 때 '옥중 경영만은 절대 안 된다'고 분명히 강조했다. 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단 내부 사람들과의 대립을 감수하고 정식으로 감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기만 했다. 감사 대상자가 오히려 보호를 받고 내가 옥중 경영에 연루됐다고 직무 정지를 당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털어 놓았다. 홍보·마케팅을 총괄하는 강태화 상무 역시 감사위원회가 사실상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일간스포츠가 입수한 자료를 통해 확인 됐다. 하 대표와 인연으로 올 시즌 초 다른 구단에서 이적한 강 상무는 임 부사장이 "내 방식대로 처음부터 KBO에 자료를 주고 결판을 내야 했는데, 너무 구단을 생각하다 보니 일이 산으로 가는 듯하다"고 아쉬워하자 "걱정이 많이 된다.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가 올바르지 않게 나올 수 있다는 가정도 고려하셔야 할 것 같다"는 답장을 보냈다. 강 상무는 옥중 경영 발각과 장정석 전 감독의 재계약 불발로 논란이 불거졌을 때, 연이은 키움의 거짓 해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임 부사장은 이런 이유로 박 대표이사의 사임과 임 변호사의 계약 해지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여기고 있다. "내가 옥중 경영 증거를 직접 들려주고 보여준 사람은 구단 내에서 하송 대표가 유일하다. 허 의장에게는 하 대표에게 문제 해결을 부탁한 부분만 얘기했다"며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나니 임 변호사가 내용을 다 알고 있더라. 키움증권 측도 내가 녹취로 그들을 협박해 둘이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달라고 감사를 요청했는데 '당장 해결하겠다'고 하더니 도리어 구단 내부가 시끄러워지기만 했다. 시간이 충분히 있었고 자료도 확실한데 자꾸 시간을 끄는 게 이상했다"며 "어떻게든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박 전 대표가 물러난 뒤 하 감사위원장이 나조차 몰랐던 긴급 이사회를 통해 새 대표가 되는 것을 보고 '어쩌면 제2의 옥중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겠구나' 싶어 석연치 않았다"고 했다. ◇의혹투성이 해명과 '보여주기식' 자정활동야구계 역시 키움 구단이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눈을 가리기 위해 녹취록 속 장본인인 박 전 대표와 임 변호사를 부랴부랴 내보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와의 연결고리는 허 의장과 하 대표를 통해 구단 내부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KBO 리그 사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사외이사로 초빙한 인물(허민)이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리그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허 의장의 최측근으로 바꿨는데, 대표이사는 회사 집행권이 있다"며 "실제로 매매는 없었지만, 이 전 대표와 허 의장 사이에 지분을 매매하기로 한 약정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과 같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일종의 '밀약 관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임 부사장이 갖고 있는 확실한 녹취 증거가 없었거나 언론을 통해 히어로즈의 옥중 경영 정황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과연 키움이 KBO에 이 전 대표의 원격 경영 개입을 신고하고 자정했을 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최근 2주에 걸친 키움 구단의 옥중 경영 관련 소동은 스폰서사 키움 증권이 책임을 묻기 전에 구단 내 자정활동을 해왔다는 점을 서둘러 증명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 임 부사장은 "하송 대표에게 묻고 싶다. 정말 올 시즌 내내 구단의 옥중 경영과 그보다 더한 여러 문제점을 몰랐는가.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키움증권과의 계약을 깨지 않으려면 이 구단에서는 임원이 아무리 구단 돈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더라도 모두 덮어 버려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게 과연 옳은 길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방송사 보도로 그간 의혹만 쌓여왔던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이 사실로 드러난 뒤, 키움 구단이 선택한 대응 방식은 더욱 더 의문투성이다. 키움이 지난 주말 KBO에 제출했다고 밝힌 자료들 안에 현재 이 사건에 얽힌 경영진 대다수와 주고 받은 공문 및 이메일, 개인 SNS 대화 자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지도 불분명하다. 자료 제출 시작부터 '선택적'일 수 있고, '결론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구단의 행보를 보면 더 그렇다. 지금까지 내놓은 해명과 설명은 모두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으로 판명됐고, 맞는 해명 또한 절반에 그쳤다. 향후 KBO 조사위원회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인력과 시간, 노력을 들여야 함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자료를 제출했으니 KBO의 처분만 기다리겠다"는 키움은 이제 태세를 바꿔 '침묵 모드'로 돌입했다. 여러 차례 중대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랬듯, 시간이 지나고 자연스럽게 잡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이번만은 KBO가 키움 사태의 관련자와 그 배경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중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키움은 다시 제2, 제3의 옥중 경영 굴레에 갇히게 될 뿐이다. 배영은 기자 2019.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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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임은주 부사장, "키움의 공식입장 모두 거짓…장정석 관련 없다"

"키움 구단이 장정석 전 감독과 관련해 발표한 공식 입장 내용 가운데 진실은 단 1%도 없다." 임은주(53)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이 입을 열었다. 임 부사장은 6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장정석 감독이 '옥중 경영'에 연루됐다는 이야기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내가 갖고 있는 녹취록에 그런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는 하송 현 대표이사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이어 "나는 심판 출신이라 공식 절차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동안 구단이 경위서를 내고 KBO가 조사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내가 얘기하는 것이 다른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구단의 거짓말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왔다.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렇게 거짓을 계속 얘기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임 부사장은 하송 현 대표가 감사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9월 감사위원회에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정황을 처음으로 신고한 인물이다. 그러나 구단은 녹취 증거까지 수집해 조사를 요청한 임 부사장에게 갑작스러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옥중 경영을 가장 먼저 문제 삼은 임 부사장 역시 '옥중 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상황만 본다면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임 부사장은 "구단이 이미 모든 증거와 자료를 다 확보하고 지난 9월 25일부터 감사를 시작했는데 대체 아직까지 무엇이 끝나지 않았고 무엇을 감춰야 하기에 감사가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감사할 분량이 많지도 않다. 2박 3일이면 끝날 일을 두 달 째 끌고 있다. 나도 감사결과가 궁금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하루 빨리 결론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 구단이 장정석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 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이것을 누가 나중에 어떻게 다 증명하고 책임지려고 언론과 팬들에게 단 1%도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나왔던 구단의 다른 입장문들에도 워낙 어마어마한 거짓이 많았지만, 과오를 덮기 위해 그렇게 했나 싶어 이해 하려 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관련한 이 보도자료에는 정말 사실이 1%도 들어 있지 않다." -구단은 그 근거로 임 부사장이 갖고 있는 녹취 파일을 제시했는데. "다른 걸 다 떠나서 내가 갖고 있는 녹취록엔 장 전 감독과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장정석 감독은 내가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다. 정말 어려운 구단에서 팀의 서포트를 많이 받지 못하고 이런저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홀로 꿋꿋하게 성적을 냈다. 나 역시 감독님이 어려운 경기를 하실 때마다 늘 격려의 문자 메시지(사진 참조)를 보냈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재계약을 고민이나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구단은 포스트시즌 기간 이미 장 감독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고민을 했다고 하던데. "그 역시 거짓말이다. 구단 내에서 나를 포함, 장 감독의 재계약을 의심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최근까지도 단장과 '계약은 당연한 것이고 계약 조건을 어떻게 해야 할까' '두산이 감독 대우를 잘해드렸으니 우리도 어느 정도는 올려 드려야 하지 않나' 이런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구단 직원들은 모두 장 감독을 좋아한다. 가끔씩 좋은 일이 있을 때 프런트에 피자를 돌리며 챙기기도 하고, 만나는 직원들에게 늘 예의도 바르다. 내가 봤을 때 구단 내에 적이 한 명도 없을 것 같은 사람이다. 내가 존경하는 장 감독을 고발하거나 관련 증거를 갖고 있다니,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장 감독은 옥중 경영과 관련이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내가 대체 무슨 목적으로 감독의 얘기를 녹음하겠나. 지금까지 구단에 있으면서 한 번도 현장을 터치해본 적이 없는데. 나는 프런트에서 마케팅, 홍보 쪽을 관리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여기서 뜬금없이 감독님과 나를 왜 끄집어내는가." -그렇다면 하송 대표와 홍보팀이 '일부러' 임 부사장을 언급하며 장 감독에게 '옥중 경영' 프레임을 씌웠다는 이야기인가. "그게 가장 어이가 없는 부분이다. 구단 공식입장이라는 게 얼마나 신중하게 내야 하는 일인가. 사실이 아니라면 법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다. 공식 보도자료라는 것은 검증과 확인을 여러 단계 거치면서 팩트만으로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자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런 거짓말을 하나 싶다. 키움 구단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땀으로 이뤄진 건데, 이렇게 한순간에 거짓말 구단으로 만드나." -(임 부사장은) 가장 먼저 옥중 경영을 제보했다고 했는데 왜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일하면서 지켜보니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문제가 너무 심각해 보였다. 그래서 임원진의 대화를 녹취하게 됐고 감사위원회에 문제 제기를 했다. 하송 현 대표가 감사위원장으로 있을 때, 정확하게 10월17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임원 미팅룸에서 공증 받아온 속기록을 보여주고 녹취 파일을 그 자리에서 틀었다. 감사위원회가 뭔가. 그런 걸 감사하라고 외부에서 감사위원장을 데려온 것 아닌가. 내가 옥중 경영에 참여해 구단을 시끄럽게 할 것 같았으면 왜 감사위원회에 신고하는 절차를 밟겠나. 나는 분명히 하송 감사위원장에게만 녹취록을 들려줬고, 하 위원장에게만 그 사실을 보고했다. 감독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러다 구단의 태도가 돌변한 것인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뉴스가 방송 뉴스로 보도된 날, 밤 11시에 갑자기 임원도 아닌 팀장이 문서 하나를 사진으로 찍어서 문자 메시지로 전송했다. '부사장님, 하송 대표님 지시입니다. 죄송합니다' 하더라. 옥중 경영 증거를 감사위원회에 제출한 게 나인데, 내가 옥중 경영에 연루됐다고 하더라. 당장 하 대표에게 메일을 보내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다 며칠 뒤 갑자기 신문을 보고 다른 감독이 선임됐다는 기사를 봤다. 그 부분도 석연치 않다. 나는 늘 사무실에 출근했고, 내가 부사장이고, 내 옆에 단장이 있는데 몰래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겠나. 그 전에는 그런 기류가 전혀 없었다. 원래 엉망이고 (일 처리가) 엉뚱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이 정도로 막 나가는지 모르겠다. 팀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대체 무엇을 덮고, 무엇을 지키려고 이러는가." -하송 대표가 취임한 뒤 모든 게 바뀌었나. "사실 감사위원장도 100%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 공증된 속기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난달 17일에 보여준 것이다. 그 부분과 관련한 텔레그램 자료도 다 있다. 분명히 하 감사위원장이 내 보고를 다 들었고, 본인도 어이 없어 하면서 '이 건은 즉시 처리하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후 바로 본인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더라. 내가 부사장인데 긴급 이사회가 열리는 것도, 하 감사위원장이 새 대표가 되는 것도 몰랐다. 밤에 문자 메시지 한 줄로 자신이 새로운 대표가 됐다고 알렸고, 다음날 출근하니 직원들을 모아 놓고 '내가 새 대표'라고 이야기하더라. 직원들 역시 하 대표가 나타날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다." -구단에선 감독 후보 5인과 인터뷰 했다고 한다. 감독 교체 결정은 어떻게 그렇게 급박하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내가 직무정지 직전인 지난달 30일 출근했을 때, 감사위원장이 새 대표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사무실에 찾아갔다. 어떻게 이렇게 사전에 알리거나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고 물으니 '그 부분은 내가 실수한 것 같다'고 하더라. 그때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럼 이 전 대표 옥중 경영을 대신하던 사람들이 다 나갔는데, 이제 감독 재계약은 누가 결재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하 대표가 갑자기 당황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더라. '새 대표가 주체가 돼 계약을 하야 하는데, 이제 하 대표가 그 계약도 결정하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잠시 고민을 하더니 '나와 김치현 단장과 이철진 전력분석팀장까지 셋이 하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정작 김 단장은 장정석 감독 재계약을 마지막까지 철썩같이 믿고 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30일부터 새 감독 선임까지 대체 며칠이나 흘렀나. 앞뒤도 맞지 않고, 왜 본인이 대표이면서도 그때 명확한 답변을 못했는지 의문이다." -이 이야기 대로라면, 직무 정지 상태에서 구단의 거짓 해명을 지켜보는 심정이 답답할 듯하다. "9월 25일부터 요청했던 감사다. 자료가 완벽하고 디테일해서 2박 3일이면 끝날 분량이다. 그래도 팀의 포스트시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답답한 기간을 꾹 참고 기다렸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감사는 진행 중이라고만 하고, 나를 직무 정지 시키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만 계속 한다." -최근 키움의 사태와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최근 키움 구단이 발표한 보도자료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1% 진실도 없는 거짓이다. 이제는 화도 나지 않고, 오히려 누구를 위해 무엇을 덮으려고 이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자신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아마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빠져나가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일단 KBO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배영은 기자 2019.11.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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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장정석 떠난 키움, 여전히 드리운 이장석의 그림자

키움 증권이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의 새 메인 스폰서가 됐을 때, 야구계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팀 컬러와 잘 어울리는 이름의 기업"이라고 했다. 거액의 프리에이전트(FA)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젊은 유망주를 잘 뽑고 잘 키워내는 히어로즈의 특성과 '키움'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업 이름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프로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던 초보 사령탑 장정석 감독마저 점점 좋은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 가자 "역시 히어로즈는 감독도 잘 키우는 구단"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우스개소리만은 아니었다. 장 감독이 염경엽 현 SK 감독의 후임으로 2017년 히어로즈 새 사령탑에 올랐을 때, 무명 감독의 성공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선수단 운영에 관여하기 위해 '편한 사람'을 감독으로 앉혔다는 의혹이 일었고, '바지 감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따라다녔다. 장 감독은 그런 비판과 의심의 시선을 스스로의 노력과 발전으로 극복해냈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주변의 의견에 차분히 귀를 기울였다. 코칭스태프와 신중히 상의해 중요한 결정을 내렸고, 공적인 자리에서는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까지 모두 '○○○ 선수'라는 존칭으로 언급하며 격식을 갖췄다. 그런 자세가 이번 포스트시즌에 빛을 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류중일 LG 감독, 플레이오프에서는 염경엽 SK 감독과 맞붙어 모두 이겼다. 그리고 승리한 뒤에는 "상대 감독님들의 운영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 했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에 4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싸웠다. 야구계 사람들은 '감독 장정석'의 미래를 본 포스트시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직 키움 수뇌부의 판단만 달랐다. 하송 신임 대표가 취임한 키움은 "재계약은 확정적이고 몸값이 관건"이라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장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신 염 감독과 함께 일하던 손혁 SK 투수코치를 지난 4일 새 감독으로 앉혔다. 손 신임 감독은 어느 팀이든 감독감으로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한 인물이다. 문제는 손 코치의 감독 자질이 아니라 장 감독에 대한 키움의 태도다. 장 감독은 임기 3년 중 두 시즌 동안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마지막 시즌에는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그러나 구단은 "새출발을 하겠다"며 장 감독을 내보냈다. 구체적으로 '새출발'의 의미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발각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논란을 떨쳐버리겠다는 암시로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 모 전 고문변호사는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팀을 운영한 사실이 적발돼 팀을 떠났다. 임은주 부사장은 그 사태를 고발하려다 도리어 직무 정지를 당했다. 그러나 이들과 장 감독은 경우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 박 전 대표와 임 변호사는 분명히 징계를 받아야 할 잘못을 저지른 반면, 장 감독은 오히려 어수선했던 구단 분위기에 동요하지 않고 선수단을 좋은 성적으로 이끌었다. 물론 이 전 대표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은 히어로즈 구단의 오랜 숙원이자 과제다. 그러나 애초에 히어로즈는 이장석이라는 인물이 구축하고 일궈 온 팀이다. 이 전 대표와 관련 있는 사람을 모두 몰아낼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옥석을 골라 바르게 구단을 끌어가는 것이 새 수뇌부가 해야 할 일이다.이 전 대표가 뽑은 감독이 능력 부족으로 비난을 받았다면 해임하는 게 마땅하지만, 결과로 실력을 보여준 인물을 '이장석이 뽑았다'라는 이유로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구단의 발전 방향과는 어긋난다. 오히려 지난 1년간 허민 이사회 의장과 하송 감사위원장이 경영 감시 체제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직무유기를 해온 셈이다. 올 시즌 초 야구계에는 "허 의장이 손혁 코치를 무척 마음에 들어한다. 내심 차기 감독으로 마음에 두고 있는 눈치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허 의장이 구단 경영 감시자가 아니라 구단주 역할을 욕심내기 시작했다는 얘기였다. 시즌 후반에도 역시 "허 의장이 '이제 히어로즈도 유명한 감독과 함께할 때가 됐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장 감독의 재계약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뒷얘기가 무성했다. 그러나 키움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한국시리즈까지 오르자 "장 감독을 내보내고 싶어도 더 이상 명분이 없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었다. 여기에 김치현 키움 단장은 한국시리즈 종료 후 복수의 언론에 "장 감독과 세부적인 얘기는 나누지 않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충분히 능력을 입증하셨다"며 "재계약은 긍정적이다. 감독님과 고위층 미팅도 이미 잡혀 있고, 가능한 한 빨리 재계약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단언까지 했다. 장 감독의 재계약이 더 기정사실로 보였던 이유다. 그러나 키움은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정황이 세상에 드러나자 오히려 이 점을 감독 교체의 명분으로 역이용하는 '영리한' 수를 썼다. "새로 출발해야 한다"는 짧은 한 줄의 설명만으로 3년간 성과를 거둔 감독을 단숨에 내쳤다. 동시에 손 코치를 감독으로 부르면서 시즌 초반의 루머가 뜬소문만은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과연 '이장석이 뽑은 감독'을 내보내는 것은 새로운 히어로즈의 시작을 의미할까. 그렇다면 이 전 대표가 직접 신인 드래프트에 참석해 선발한 선수들과 직접 진두지휘해 트레이드 해온 선수들은 어떤 카테고리로 분류해야 할까. 세간에 공개된 박 전 대표와 임 변호사의 녹취록에 의해 이 전 대표는 영구 실격 이후인 올 시즌에도 구단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 확인됐다. 어디까지가 '이장석의 사람'이고 어디까지가 아닌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구단의 새로운 수뇌부 역시 이장석 전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들이라는 게 문제다. 지난해 말 키움을 퇴사했다가 3개월 만에 단장으로 파격 선임돼 돌아온 김치현 단장은 물론이고, 허민 의장과 하송 신임 대표도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직접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 대표와 계속 소통해 온 박준상 전 대표는 허 의장 영입 당시 "직접 삼고초려해 모셔왔다"고 자랑스러워했고, 하 대표는 허 의장과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오른팔이다. '옥중 인사권 행사'의 일부인 그들 역시 '이장석의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다. 결국 수뇌부 권력 다툼의 한복판에서 입지가 좁아진 장 감독은 3년간 온 힘을 쏟아 팀을 이끌고도 참담한 방식으로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장 감독은 새 감독이 발표된 지난 4일 밝은 표정으로 구단 사무실에 나타났다가 하 대표와 면담을 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짐을 모두 챙겨 야구장을 떠났다는 후문이다. "재계약이 긍정적"이라는 김 단장의 입장이 보도되면서 희망과 확신을 품었을 테지만, 구단의 응답은 기대와 정반대였다. 키움은 이제 단장의 공식 코멘트조차 신뢰할 수 없는 팀이 됐다. 이뿐만 아니다. 장 감독의 뒤를 잇는 손혁 감독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긴 모양새다. "당장의 우승에 연연하지 말고 팀을 명문 구단으로 만들어 달라"는 당부를 하면서 계약기간은 2년밖에 보장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새 감독이 된 허문회 롯데 감독과 허삼영 삼성 감독은 모두 계약기간이 3년이다. 키움은 2년 총액 6억원이라는 '조촐한' 대우를 한 뒤 "우리 팀을 이미 잘 아는 분이라 적응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선문답식 설명을 내놨다. 심지어 대구에서 허 삼성 감독의 취임 기자간담회가 한창인 시간에 보도자료를 발표해 동업자 정신마저 망각하는 초보적 실수까지 저질렀다. 장 감독의 재계약 불발과 손 감독의 선임. 잇따라 전해진 이 두 소식은 모두 1년간 조금씩 팀을 장악해 온 새 수뇌부의 권력이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장석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고, 키움은 계속 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다.히어로즈의 진짜 '새출발'은 언제쯤 가능해질까. KBO 상벌위원회가 모든 법적·규약적 가능성을 치밀하게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 KBO 총재에게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두산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일보다 더 중요한 책무가 많다. 배영은 기자 2019.11.06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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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옥중 경영'을 들켜 버린 키움과 이상한 입장문

'설마'가 종종 사람을 잡고,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잘 나지 않는다. 지금 키움 히어로즈 야구단 상황이 딱 그렇다. 히어로즈가 KBO의 엄중한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속에 지난 한 시즌을 꾸려 왔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최근 사임한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 모 전 고문 변호사가 "이장석 대표님에게 물어봐야 한다"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와 같은 발언을 한 녹취록이 지난 30일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박 전 대표가 5억원이라는 과도한 연봉을 받고, 임 변호사 역시 월 평균 5000만원에 달하는 법률 자문료를 챙겨갔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이다. 박 대표의 사임 사실을 2주 넘게 숨겼던 히어로즈 구단은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한국시리즈 기간이라 굳이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며 "하송 새 대표이사 선임은 30일 공식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29일 밤 보도가 나와 한 발 늦은 모양새가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이 전 대표와 지속적으로 만나며 구단 운영을 상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하루만에 "감사위원회에서 이 건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박 대표가 사임했고, 임 모 변호사와 법률자문 계약을 해지했다"고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거짓 해명으로 옥중 경영 의혹을 덮고 넘어가려다 명징한 증거 앞에 끝내 실상을 토로한 모양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KBO 상벌위원회에서 남궁종환 전 부사장과 함께 KBO 규약 부칙 1호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따라 영구실격 제재를 받았다. 당시 KBO는 "두 사람은 현 시점부터 어떤 형태로든 리그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고 복권도 불가능하다"며 "향후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 임직원까지 강력히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늘 히어로즈가 이 전 대표의 영향력 안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파다했고, 결국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 실상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구단의 보고가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중대한 사안을 확인한 KBO도 난감한 입장이다. 일단 히어로즈 구단에 이 건과 관련한 상세 경위서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 내로 경위서를 받고 어떤 상황인지 파악한 뒤 법률적이고 규약적인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현재 관련 당사자들이 둘 다 사임한 상황이지만, 필요하다면 경위서 내용을 보고 상벌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심의할 수 있다"고 했다. KBO는 경위서를 통해 이 대표의 경영 참여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그 결정이 구단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누가 옥중 경영을 주도하고 누가 숨겼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징계 수위가 어느 정도에 이르게 될 지는 결정하기 어려운 단계다. 서류를 순서대로 검토해 보고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 증명도 요청할 것"이라며 "당사자를 포함해 구단 전체를 전면적으로 다각도로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자리에서 물러난 박 전 대표와 임 전 변호사를 엄중하게 징계한다고 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미 이 전 대표에 대한 최고 수준 중징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한 구단이 바로 히어로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삼고초려해 모셔왔다"고 자랑스러워했던 허민 이사회 의장 역시 이 전 대표와 긴밀한 관계라는 게 야구계 정설이다. 허 의장의 최측근이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하송 대표 역시 다르지 않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 속 발언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히어로즈 구단이 언론 보도 이후 발표한 입장문에도 의문점이 많다.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의혹과 관련해 임은주 부사장이 감사위원회에 의혹을 제기한 것은 지난 9월 말이었다. 그 후 하송 당시 감사위원장이 감사에 착수했고, 현재까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처음 문제를 제기한 인물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나 옥중 경영 의혹을 제기한 임 부사장 역시 문제가 많다고 부연설명했다. "감사위원회에서는 임은주 부사장에게 본인이 녹취하여 갖고 있다고 한 녹음파일 등 증거자료 제출을 수 차례 요청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며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감사위원회의 감사과정에서 임 부사장 역시 옥중 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사안이 중대하고 시급해 임 부사장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감사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요악하자면 옥중 경영을 고발하기 위해 녹취 증거까지 수집해 구단에 문제를 제기한 인물이 임 부사장인데, 누군가로부터 '임 부사장도 옥중 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아 도리어 감사 대상에 올리고 징계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임 부사장의 정체는 밝히면서 그를 고발한 또 다른 제보자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임 부사장이 어떤 이유를 대며 녹취록을 감사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히어로즈 경영 감시를 위해 영입했던 허 의장의 능력에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키움은 지난 1월 축구인 출신인 임 부사장을 새 단장으로 영입했다가 과거 축구단 단장 재직 시절 여러 송사와 의혹에 휘말렸던 사실이 알려지자 열흘 만에 교체했다. 대신 부사장 역할을 맡기고 구단 운영과 마케팅 분야의 지휘권을 줬다. 그런 인사가 옥중 경영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를 모으는 동안, '구단 경영 감시자'로 키움에 온 허 의장과 하 전 감사위원장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거나 알고도 모른 척 했다는 얘기가 된다. 심지어 박 전 대표와 임 변호사가 물러난 뒤 감시자에서 경영자로 위치가 바뀌었다. 익명을 요구한 타 구단 관계자는 "이미 야구계에 알려진 히어로즈 수뇌부 헤게모니 싸움의 일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히어로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팀이 포스트시즌을 진행 중이라 조용히 진행하려 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후 뒤늦게 해명하면서도 또 다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선수단의 성과 뒤에 숨어 버린다. 하지만 그렇다면 KBO에는 왜 미리 알리지 않았을까.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KBO에 조용히 신고해 공조했다면, 구단이 "제출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주장하는 임 부사장의 녹취록을 더 일찍 얻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구단은 "신규 대표이사와 더불어 히어로즈 임직원은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이 KBO 리그에서 모범적인 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을 약속 드린다"고 했다. 1년 전에도, 2년 전에도 그리고 더 오래 전에도 히어로즈는 경천동지할 물의를 일으킨 뒤 늘 이렇게 입장문을 끝맺곤 했다. 배영은 기자 2019.10.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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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은 한국의 오클랜드, 프런트는 사고뭉치

선수단은 매년 뜨거운 가을을 선사한다. 프런트가 그 땀의 가치를 수포로 만든다. 팀 명이 바뀌어도 히어로즈 프런트의 방만한 경영은 여전하다. 한국시리즈 진출팀 키움이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한 매체는 지난 29일 2군 선수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소개하며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측근들이 상식 수준을 웃도는 대우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하루가 지난 뒤 구단은 2군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고위직이 받는 '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이 없었다. 히어로즈는 수년째 프런트의 과오로 구단 이미지가 실추하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범죄'라는 단어와 연관 검색어가 됐다. 그는 빌리 장석으로 불렸다. 메이저리그 구단 오클랜드의 혁신을 주도한 빌리 빈 단장과 비견됐다. 모기업의 지원 없이도 야구단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어필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성적까지 따라주자 그를 향한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구단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은, 빌리 장석이라는 이장석 본인이다. 몰락을 자초했다. 그는 구단을 인수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재미교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으로부터 20억 원을 투자받았다. 지분 40%를 주는 조건이었다. 이후 구단은 성장했다. 2011년에 홍 회장이 한 강연회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전하자 경영권을 사수하려는 이 전 대표는 단순 투자금이었다며 입장을 바꿨다. 분쟁이라는 표현이 무색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히어로즈는 홍 회장에게 지분 40%에 해당하는 주식 16만4000 주를 양도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채무부존재확인 소송까지 했다. 바로 기각됐다. 그리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임 횡령 혐의도 나왔다. 경영권을 지키려다가 제 발에 넘어진 셈이다. 야구장 내 매점 임대보증금 반환 사용 명목으로 장부를 조작한 뒤 개인 비자금으로 활용한 혐의가 있었다. 회삿돈으로 지인의 술집 인수 비용을 지원한 혐의도 있었다. 2018년 2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장석 전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부외 자금 조성으로 인한 횡령 부분에 대해 불법 영득 의사가 없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무실 개인 금고에 보관해 필요에 따라 사용한 정황이 인정됐다. 허위 거래, 예금 계정을 활용해 회사 자금을 반출·횡령한 혐의도 관련 인물들의 진술, 취급 근거와 그에 대한 결정 경위에 대한 설명이 일관되지 않다고 봤다. KBO는 이러한 판결이 나온 당일 리그 규약 제152조 5항에 따라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직무 정지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를 적용해 영구 실격 처분을 내렸다. 현직이든 전직이든 구단 경영자의 이슈로 온갖 부정적인 단어가 나왔다. 야구를 사랑하는 젊은 경영자로 각광 받았기에 배신감도 컸다. 애먼 선수단도 영향을 받았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흔적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히어로즈 경영진은 2018년 5월에는 리그 신뢰도를 추락시킨 '뒷돈 트레이드' 파문의 중심이었다. SK를 제외한 여덟 구단과 실시한 12건의 트레이드에서 현금을 주고받고 축소 또는 누락 발표했다. 뒷주머니로 챙긴 돈은 무려 131억 5000만 원이다. 어둠 속 관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다. 위법과 편법이 만연한 리그에 야구팬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누적된 논란에 피로감이 쌓였고 행동으로 표출됐다. 올 시즌 800만 관중 유치에 실패한 시발점으로 봐도 무방하다. 히어로즈 구단 고위직 인사도 꾸준히 논란의 중심이 됐다. 올 시즌 개막 직전에는 임은주 단장을 선임했다가 열흘 만에 교체했다. 그가 축구단 단장 재직 시절에 여러 송사와 의혹에 휩싸였던 점이 재조명되면서 여론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이장석 전 대표가 표면적으로 물러난 뒤 내부에서 알력 다툼이 있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허민 구단 이사회 의장도 그동안 쌓은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내렸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구단주를 하며 인프라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미국 독립리그 마운드까지 오르며 유별난 야구 사랑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 6월, 키움 퓨처스팀에서 선수들과 캐치볼을 하고 자신이 던지는 공을 치게 했다. 구단은 해명했지만 '갑질' 논란이 유독 민감하게 여겨지는 시국이었기에 논란은 더 커졌다. 키움 선수단은 2년(2018~2019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투혼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름 없는 영웅이 꾸준히 등장해 뜨거운 가을을 만들었다. 그러나 박수받아야 할 시점마다 프런트가 엇박자를 낸다. '저비용 고효율' 야구를 실현하고 있는 키움의 1, 2군 선수단이 프런트 고위직이 배를 채우고 권력을 남용하는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19.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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