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현장 인터뷰] '한국인 EPL 최다 출전 기록' 기성용, "200경기까지 뛸 수 있도록!"
"200경기까지 뛸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또 하나의 신기록이 기성용(29·스완지 시티)의 발 끝에서 쓰여졌다. 기성용은 4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경기에 선발 출전, 도움 한 개를 올리며 팀의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이날 출전으로 기성용은 EPL에서 155번째 경기를 소화하며 한국인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새로 세웠다. 종전 기록은 박지성(37)이 보유하던 154경기(8시즌)다. 2012~2013시즌 스완지 시티로 이적한 뒤 약 6시즌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성실함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팀 내 주전으로 확실하게 입지를 굳혔기에 세울 수 있었던 값진 기록이기도 하다.레스터 시티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기성용과 만났다. '한국인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이라는 값진 타이틀에 대해 묻자 기성용은 쑥스러운 듯 미소를 보였다. "일단 팀이 비겨서 다행"이라고 말문을 연 기성용은 "개인적으로도 기록은 기록이니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뛰기 위해서 더 철저하게 노력할 것"이라며 자신이 이룬 대기록에 만족한 눈치를 보였다. 물론 "앞으로 200경기까지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더 큰 포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최다 출전 기록을 세우는 기분 좋은 날, 그는 리그에서 시즌 첫 도움도 올렸다. "전반전에는 전술적으로 상대가 플레이를 너무 편안하게 하도록 놔둔 것 같았다. 그래서 후반전에 압박을 더 많이 했는데 그러다보니 더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고 경기를 돌아본 기성용은 "코너킥으로 오랜만에 어시스트를 하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어시스트였다. 기분도 좋다"며 다음 경기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EPL 진출 후 거의 매 시즌 30여 경기 이상 뛰며 6시즌 만에 155경기 출전을 이룬 점에서도 알 수 있지만, 기성용은 이미 스완지 시티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감독 교체, 부상, 성적 부진 등 위기가 여러 번 있었지만 꾸준히 출전을 보장받았고, 스완지 시티가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는 최근에도 계속 풀타임을 소화하는 중이다.체력에 문제는 없냐는 질문에 기성용은 “안뛰는 것보단 나은 것 같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것 보단 낫다"고 대꾸하며 웃었다. 그는 "물론 쉽진 않다. 대신 체력적으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남은 경기가 많으니 부상을 가장 조심해야할 것 같다"며 "체력적으로 더 강해지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관리를 잘 해야겠다"고 덧붙였다.“경기를 계속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좋은 흐름인 것 같다"고 상승세를 탄 팀에 대해 얘기를 꺼낸 기성용은 "카를로스 카르바할(53) 감독님이 새로 오시고 나서 아직 한 경기 밖에 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더 끈끈하게 버티고 있는 힘이 발전한 것 같다"며 "오늘 같은 경기도 마찬가지다.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후반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스완지 시티가 매년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강해지는 것 같다는 질문에도 그는 조용히 웃었다. "지금같이 경기를 하면 잔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 기성용은 "카르바할 감독님이 오시고 나서 팀의 분위기도 바뀌었고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이제 12경기가 남아있는데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면 충분히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이날 기성용은 경기가 끝난 뒤 레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또다른 아시아 선수 오카자키 신지(32)와 유니폼을 교환했다. 기성용은 "경기가 끝나고 같이 고생하는 아시아 선수로서 서로 고충도 있고 한데, 월드컵에서도 잘 하라고 얘기 해줬다"며 "여기서 같이 고생하는 만큼 그도 아시아 선수로서 아시아를 대표해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전했다.한편 그가 리그에서 한국인 최다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던 그날,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동계 전지훈련 마지막 경기인 라트비아전을 치르고 있었다. 유럽파가 뛸 수 없는 시기였기에 국내파 위주로 팀을 꾸린 신태용호는 동계 전지훈련에서 몰도바-자메이카-라트비아 3개국을 상대로 2승1무를 거두며 친선경기를 마무리했다.“지지않고 경기를 잘 하고 있다"고 말한 기성용은 "사실 선수들도 동계 훈련을 시작하는 시점이라 (친선경기에)크게 의미를 두기 보다는 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다가올 3월 평가전 경기가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월드컵까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에서 개인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팀적으로도 준비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그래도 지지 않고 이겼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미소를 보였다.레스터(영국)=김상열 통신원, 정리=김희선 기자
2018.02.04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