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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57㎞-불펜 ERA 0.00, 롯데 윤성빈은 왜 두 번째 2군행 통보받았나

롯데 자이언츠 투수 윤성빈(26)이 2군행을 통보받았다. 롯데는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2루수 고승민과 함께 투수 윤성빈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고승민은 내복사근 부상으로 2주 이상 회복이 필요한 상황. 반면 윤성빈은 부상도 아니고, 최근 부진한 모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윤성빈은 5월 20일 사직 LG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4피안타 6사사구 9실점으로 무너졌다.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제구력에 발목이 잡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윤성빈에게 2군행을 지시하며 "당분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공을 던지도록 했다. 이것저것 다 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26일 만에 돌아온 윤성빈은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지난달 2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팀이 3-6으로 뒤진 7회 초에 등판해 '홈런 1위' 르윈 디아즈와 '홈런왕' 박병호를 힘으로 제압하는 등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재기를 예고했다. 롯데가 이어진 공격에서 6점을 뽑아 역전승을 거둬 윤성빈은 2018년 9월 이후 약 6년 9개월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27일 KT 위즈전에서는 팀이 8-11로 뒤진 9회 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했다. 불펜 전환 후 4경기에서 2와 3분의 2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자랑했다. 다만 2017년 1차 지명 출신의 윤성빈은 최근까지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해 롯데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뛰어난 기량에도 부상과 제구력이 발목이 잡혀 고개를 떨구기 일쑤였다. 그런 윤성빈이 최근 불펜으로 나서면서 야구 인생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2군행을 지시했다. 이유는 1군에서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은 던질 기회가 없었다. 2군에 가서 더 던져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우완 필승조에 정철원, 최준용, 김원중이 있다. 베테랑 김상수와 39경기에 등판한 김강현도 힘을 보탠다. 윤성빈의 5월 말 2군행이 부진 탓이라면, 이번에는 불펜 여건이나 구성상 등판 기회가 적어 내려간 것이다. 퓨처스리그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면 충분히 다시 올라올 수 있다. 윤성빈은 당분간 2군에서 후반기 복귀를 준비한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5.07.0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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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동혁, 하루 걸러 '4출루' 퍼포먼스...육상부 트리오→역대급 주전 중견수 경쟁 예고

육상부 주자 순번도, 중견수 뎁스 차트 순위도 모두 예측이 어렵다. 황성빈(28) 장두성(26) 김동혁(25) 외야수 트리오의 주전 경쟁이 후반기 롯데 자이언츠를 달굴 전망이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의 홈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부진했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5와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분투했고, 타선은 장단 13안타로 두 자릿수 득점을 냈다. 롯데는 KT 3연전 1·2차전에서 패했지만, 3차전 승리로 스윕패를 막았다. 올 시즌 43승(3무 34패)째를 기록하며 리그 3위를 지켰다. 29일 3차전 결승타 주인공은 1번 타자·중견수로 나선 김동혁이었다. 그는 2-3으로 롯데가 지고 있었던 4회 말 2사 2·3루에서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150㎞/h 높은 코스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역전을 이끌었다. 승기를 잡은 롯데는 이후 최준용을 6회 초 투입하는 강수로 '지키는 야구'를 실현했다. 6회 말부터 4이닝 연속 득점을 해내기도 했다. 김동혁의 안타 1개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날 김동혁은 2타수 1안타 3볼넷을 기록하며 '4출루'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1회 말 첫 타석부터 볼넷을 얻어낸 그는 4회 역전 적시타를 친 뒤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볼넷으로 출루해 득점 발판을 만들었다. 김동혁은 지난 27일 KT 3연전 1차전에서도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기록하며 4번 출루했다. 28일 2차전에선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도루 1개를 추가하며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도루를 채웠다. 김동혁은 엄밀히 롯데 육상부 3번 주자로 평가받았다. 2022 2차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지난 시즌(2024) 39경기에 나선 게 1군 최다 출전 기록이었다. 주로 대수비·대주자로 나섰다. 올 시즌은 이미 51경기에 출전했다. 2024시즌 17번뿐이었던 타석 수는 77번을 채웠다. 김동혁은 장두성이 지난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상대 투수 박영현의 견제구에 오른쪽 옆구리를 맞고 폐 타박상을 당해 이탈한 상황에서 공백을 메웠다. 타석보다 수비에서 더 기여도가 높았지만, KT와의 주말 3연전에선 타석에서도 존재감이 빛났다. 원래 개막 전까지 롯데 타선 리드오프(1번 타자)와 주전 중견수 자리는 '마황' 황성빈이었다. 하지만 그가 한창 경기력이 좋았던 5월 5일 부산 SSG 랜더스전에서 주루 중 왼쪽 약지 골절상을 당하며 이탈한 뒤엔 장두성이 자리를 대신했다. 장두성은 넓은 수비, 빠른 주루 능력을 인정받았던 선수다. 올 시즌에는 61경기 179타석에서 타율 0.303을 기록하며 공격력까지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황성빈 공백을 잘 메워줬던 장두성까지 불운으로 이탈하자, 김동혁에게도 기회가 왔다. 그 역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두성은 27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 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 퓨처스팀과의 경기에 출전, 복귀 시동을 걸었다. 황성빈도 상동 구장(롯데 퓨처스팀 전용 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재개했다. 롯데 육상부, 주전 중견수 순위는 황성빈, 장두성, 김동혁 순이었다. 이제 순서가 바뀔 수 있다. 세 선수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물론 경쟁뿐 아니라 캘래버도 기대를 모은다. 경기 후반에는 세 선수가 나란히 롯데 외야진 수비를 구축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3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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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이후 SSG가 선택한 '야수 재능' 70일 만에 1군 콜업…"3~4㎏ 정도 벌크업" [IS 인천]

SSG 랜더스 타자 유망주 박지환(20)이 무려 70일 만에 1군 콜업됐다.이숭용 SSG 감독은 29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외야수 채현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박지환을 새롭게 등록했다. 이어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 9번 타자·우익수로 투입했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지환은 극심한 타격 슬럼프(19경기 타율 0.167) 끝에 지난 4월 20일 퓨처스(2군)리그행을 통보받았다.이숭용 감독은 "어제 경기 끝나고 콜업했다. (2군에서) 계속 좋은 보고가 올라왔다"며 "프런트하고 같이 했던 프로젝트가 끝났다. 보면 아시겠지만 (체중이) 3~4㎏ 정도 늘었다. 근육량도 좋아지고 힘도 많이 붙었다. 타격 메커니즘도 좋아졌는데 더 늦어지면 안 될 거 같아서 체크해볼 생각으로 스타팅을 냈다"라고 말했다. 세광고를 졸업한 박지환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된 유망주 출신이다. 앞서 호명된 9명의 선수가 모두 투수라는 걸 고려하면 사실상 '야수 전체 1순위'였다. SSG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1라운드(과거 1차 지명)에서 야수를 뽑은 건 2005년 최정 이후 처음. 박지환은 고졸 야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할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전반기 맹타(76경기 타율 0.364)로 두각을 나타냈으나 후반기 침묵(39경기 타율 0.198)을 거듭했다. 타석에서 꼬이니 수비 불안도 두드러졌다. 올해는 쓰임새를 확대하는 의미에서 내야외 외야를 병행할 예정이었지만 타격 부진 끝에 계획을 일부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이숭용 감독은 "(2군에) 내려가기 전에 면담한 내용으로는 3루를 버거워했다. 지금 와서 얘기지만 본인이 너무 힘들어했다"며 "몸도 마음도 지쳐있기 때문에 시간을 주려고 했는데 프런트하고 추신수 보좌하고 해서 벌크업을 시작했다. (수비 비율은) 외야 7, 2루수 3 정도로 (준비할) 시간을 줬다. 지금은 외야수로는 손색없다. 적응을 많이 했고 타격에도 힘이 붙었기 때문에 지금은 써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이 앞으로 외야에 치중하는 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본인은 내야(수비)에 아쉬움이 있다. 아까도 지환이랑 얘기했는데 '내야와 외야를 같이 하게 되면 내야수는 내야수대로 평고를 받아야 하고 외야는 외야대로 (수비 훈련을 따로) 해야 하는데 그러면 살이 더 빠지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라고 했다.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시간을 주면서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환이는 장기로 봐야 할 상황이다. 연구하고 노력하고 그렇게 2~3년 지나면 지날수록 성장할 거로 생각한다. 좋은 건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과 본인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한편 이날 SSG 선발 라인업은 최지훈(중견수) 안상현(유격수) 최정(3루수) 에레디아(좌익수) 한유섬(지명타자) 오태곤(1루수) 조형우(포수) 정준재(2루수) 박지환(우익수) 순이다. 유격수 박상현과 1루수 고명준은 몸 상태가 불편해 선발 제외. 이숭용 감독은 "성한이는 오른쪽 다리 앞쪽이 타이트하다고 해서 후반에 넣을 생각인데 명준이는 갑자기 등 쪽이 올라왔다고 하더라. 내일 병원 체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6.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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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돔벨레-산체스 드디어 떠난다…행선지는 갈라타사라이

잉글랜드 프리머이리그(EPL) 토트넘이 ‘애물단지’ 탕기 은돔벨레와 다빈손 산체스를 모두 처분했다. 두 선수의 행선지는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다. 은돔벨레는 구매 옵션이 포함된 1년 임대이며, 산체스는 완전 이적이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수완이 주목받는 이유다.갈라타사라이는 5일 오전(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토트넘의 산체스 이적 합의를 마쳤다. 이적료 950만 유로(약 135억원)가 5시즌에 걸쳐 할부로 지급된다”면서 “산체스는 4+1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산체스는 연봉 320만 유로(약 45억원)를 받는다”고 구체적으로 전했다.곧이어 은돔벨레 임대 소식도 전했다. 갈라타사라이는 “토트넘의 은돔벨레와 2023~24시즌 임대에 합의했다. 해당 계약에는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돼 있다. 은돔벨레는 연봉 313만6000유로(약 44억원)를 받는다”고 전했다. 이적 옵션의 경우, 1500만 유로(약 213억원)를 5시즌에 걸쳐 할부해 지급한다는 내용이다.토트넘이 마침내 두 명의 방출 대상과 결별했다. 먼저 산체스는 프리시즌 동안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인상을 남겼고, 개막전에도 투입돼 최우선 방출 대상으로 여겨지진 않았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고, 과거 기대 대비 저조한 활약으로 입지가 불안했다. 마침 토트넘은 미키 판 더 펜을 영입했고, 추가적인 보강을 노리는 상황이었다. 비대한 선수단을 정리하기 위해 선수 판매가 우선이었는데, 결국 산체스가 팀을 떠나게 됐다. 콜롬비아 출신 산체스는 2016년 아약스 유니폼을 입으며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밟았다. 당시 아약스는 콜롬비아 리그에서 활약한 그를 영입하기 위해 550만 유로(약 80억원)를 투자했다. 산체스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2016~17시즌 아약스에서 공식전 47경기에 나서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리그에선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6골을 넣기도 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1세에 불과했다.토트넘은 산체스의 활약에 주목, 지난 2017년 그를 영입하기 위해 4200만 유로(약 613억원)를 투자했다. 이 이적료는 당시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 금액(현재 5위)이었다. 산체스는 EPL 데뷔 시즌인 2017~18시즌 공식전 41경기 나서며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듬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며 기세가 꺾였다. 팀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올랐음에도 산체스는 벤치를 지켰다. 2019~20시즌엔 공식전 39경기 나서며 다시 주전으로 도약하는 듯했으나, 출전시간은 줄었다. 지난 2022~23시즌에는 공식전 24경기 출전에 그쳤다. 특히 UCL에선 단 19분만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그의 몸값은 1500만 유로(약 220억원)까지 하락했다. 산체스보다 더 큰 기대를 모은 ‘클럽 레코드’ 은돔벨레는 다시 한번 임대로 팀을 떠난다. 지난 2019년 7월 6200만 유로(약 900억원)의 이적료로 리옹(프랑스)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은돔벨레는 당시 중원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받았다. 뛰어난 개인 능력, 특히 탈압박과 전진성을 EPL에서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토트넘이 은돔벨레를 데려오기 위해 투자한 6200만 유로의 이적료는 구단 역사상 최다 금액이었다.하지만 장점으로 평가받은 전진성은 턴 오버로 돌아왔다. 수비 보호에 능한 것도 아니었다. 은돔벨레는 2019~20시즌 공식전 29경기 2골 4도움에 그쳤다. 후반기엔 연이은 부상으로 벤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주급이 23만 유로(약 3억3800만원)임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성적이었다.2020~21시즌에는 공식전 46경기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다시 기대를 모았으나, 후반기 다시 경기력이 하락했다. 결국 2021~22시즌 중 리옹으로 임대됐다. 이어 지난 시즌에도 임대생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은돔벨레는 나폴리(이탈리아) 유니폼을 입고 리그 우승을 이뤄냈으나, 경기당 출전 시간은 약 30분에 불과했다. 나폴리는 구매 옵션이 있음에도 이를 발동하지 않았다.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도 은돔벨레의 자리는 없었다. 프리시즌 중 새 기회를 얻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신임을 받은 건 지오바니 로 셀소였다. 이후 제노아·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 등과 연결된 은돔벨레였으나, 이번에는 튀르키예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김우중 기자 2023.09.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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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 안권수 "야구할 시간 길지 않다.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고파"

롯데 자이언츠 '복덩이' 안권수의 복귀 시점이 앞당겨졌다. 너무나도 간절하게, 훈련에 매진하면서다. 안권수는 6월 초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을 받고 이탈했다. 당시 롯데 구단이 발표한 재활 예상 소요 기간은 3개월이었다. 9월 초 복귀가 예상됐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안권수는 1군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는 의미다. 현재 티배팅과 라이브 배팅을 소화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빠르면 8월 초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안권수의 컴백이 얼마 남지 않았다. 꾸준히 훈련량을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안권수는 "수술 전보다 확실히 몸 상태가 낫다"며 "다만 아직 타격 감각이 좋진 않다. 송구도 100%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안권수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로부터 방출돼 지난겨울 롯데에 새로 둥지를 튼 안권수는 리드오프를 맡아 4월 상승세를 견인했다. 4월 총 22경기에서 타율 0.318 12타점 10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롯데는 15년 만의 파죽의 9연승을 달리는 등 단독 1위로 4월을 마감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마운드에서는 나균안, 야수진에선 안권수의 활약이 롯데의 상승세 원동력"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안권수는 이후 팔꿈치 통증에 시달렸다. 타격은 물론, 수비와 송구까지 지장을 받았다.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안권수의 5월 타율은 0.220으로 떨어졌다. 결국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더니, 벤치에 머무르는 날이 더 많았다. 그리고 수술을 결정했다.공교롭게도 안권수가 자리를 비운 뒤 롯데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개막 후 6월 2일까지 28승 18패 승률 0.609(3위)로 승승장구하다가, 안권수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11승 23패 승률 0.324(9위)로 떨어졌다. 이제는 5강 경쟁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안권수가 빠진 뒤 롯데의 1번 타자 타율은 0.213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은 상황이다. 김민석과 고승민, 황성빈, 윤동희 등을 돌아가며 써봤지만 안권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안권수는 올 시즌 총 39경기에서 타율 0.281 16타점 10도루 20득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0.364(33타수 12안타)에 이른다.안권수가 조기 복귀에 열을 올리는 건 야구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 때문이다. 재일교포 3세인 그는 2020 KBO 드래프트를 거쳐 한국땅을 밟았다. 국적은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권수가 한국에서 계속 뛰려면 올 시즌이 끝나고 입대해야 한다. 그는 "복귀 시기는 구단이 결정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야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그래서 빨리 복귀하고 싶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3.07.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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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전반기 MIP 레이스 주역, 후반기 순위 경쟁 이끌까

한층 발전한 모습으로 전반기를 흔든 선수들이 후반기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 어느 해보다 MIP(Most Improved Player) 후보들이 많은 시즌이다. 대표 선수는 NC 다이노스 내야수 서호철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1군 무대에서 91경기에 출전, 타율 0.191에 그쳤다. 지명 순위(2019년 2차 9라운드)를 봐도 크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고교 시절엔 프로 팀 입단에 실패했고, 대학에서 두각을 드러낸 뒤 간신히 NC 지명을 받았다. 서호철은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잠재력을 드러냈다. 2021년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타율 0.388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다. 수비도 향상됐다. 군 복무를 마치구 복귀한 뒤 팀에 합류, 지난 시즌(2022) 백업을 맡았고, 올 시즌 꾸준히 출전 기회가 주어지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간판타자 손아섭과 함께 팀 타선 테이블세터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타율 0.333까지 찍기도 했다. 전반기 막판 고전한 NC는 반등이 절실하다. 서호철이 키를 쥐고 있다. 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도 ‘대주자’ 요원에서 주전 2루수로 거듭났다. 그는 주전 서건창이 컨디션 난조를 보일 때 자리를 메운 뒤 꾸준히 선발9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전까지는 재치 있는 주루로 신 스틸러 역할을 했다면, 이젠 당당하게 팀 공격에 기여하는 주전이다. 출전한 66경기에서 110타석을 소화해 타율 0.344(96타수 33안타)를 기록했다. 강점인 빠른 발로 도루도 21개나 해냈다. 김헤성(키움 히어로즈) 박찬호(KIA 타이거즈) 등 도루왕 출신 대도들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염경엽 감독의 작전 야구를 수행하는 핵심 선수가 됐다. 투수 중에선 나균안(롯데 자이언츠)의 성장이 가장 돋보인다. 포수로 입단한 그는 2021시즌부터 1군 마운드에 섰다. 지난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에 등판, 3점(3.98)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 전력 한 축으로 올라섰고, 올 시즌 전반기엔 6승 3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하며 에이스 박세웅과 함께 국내 선발진 강화에 힘을 보냈다. 6~7월, 시즌 초반보다 기세가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브레이크 기간 동안 심신을 재정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급 유망주들의 분전도 주목된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이미 리그 대표 아이콘으로 올라섰다. 국내 투수 최고 구속(160.1㎞/h)을 경신한 그는 전반기 등판한 16경기에서 6승(6패)을 거뒀고, 3점(3.47) 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한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2022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KIA 지명을 받은 좌완 최지민도 팀 셋업맨으로 올라섰다. 등판한 37경기에서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지난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리그에서 뛰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140㎞/h대 초반이었던 빠른 공 평균 구속을 중반까지 끌어올리며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투구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제2의 오승환’으로 기대받는 KT 위즈 우완 투수 박영현도 2년 차에 팀 불펜진 대표 선수로 올라섰다. 전반기 41경기에 등판해 홀드 16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은 2.23. 구속에 비해 묵직한 공 끝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신인 시절부터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올 시즌 자신감까지 장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2 14:52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찬란했던 현대 왕조의 마지막 장..프로야구 흥행은 참패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박종호, 39경기 연속 안타 박종호는 현대 소속이었던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전부터 삼성 소속으로 뛴 2004년 4월 21일 수원 현대전까지 3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1999년 박정태가 세운 종전 KBO리그 기록(31경기)을 갈아치웠고, 다카하시 요시히코가 갖고 있던 일본 리그(NPB) 기록(33경기)까지 넘어섰다. 거침없던 박종호의 질주는 4월 22일 현대전에서 제동이 걸렸다. 1998년 신인왕 김수경을 공략하지 못했다. ② 이강철, 통산 최다 탈삼진 신기록 KIA 이강철은 5월 13일 광주 현대전에서 구원 등판, 삼진 2개를 잡아냈다. 개인 통산 1699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선동열이 갖고 있던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1688개)을 넘어섰다. 1989년 데뷔, 1군 무대 15번째 시즌에 이룬 쾌거였다. 이강철은 이듬해 은퇴까지 탈삼진 1751개를 남겼다. 현재 통산 탈삼진 1위 기록은 송진우가 세운 2048개다. ③ 전준호, 역대 최초 450도루 KBO리그 최고 '대도' 전준호는 4월 27일 수원 KIA전에서 14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했다. 이어 5월 23일 수원 LG전에선 KBO리그 최초로 개인 450호 도루를 해냈다. 전준호는 2004시즌 정규시즌에서 도루 53개를 해내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④ 다시 사직 마운드에 오른 최동원 2004년 올스타전은 롯데의 홈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삼성과의 1984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 혼자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우승을 이끈 최동원이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올스타전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포수 홍성흔을 향해 시속 101㎞의 공을 뿌리며 녹슬지 않은 어깨를 과시했다. ⑤ 김민재 9타석 연속 안타 SK(현 SSG) 김민재는 9월 16일 잠실 LG전 마지막 타석을 시작으로 18일 한화 이글스전 네 타석, 19일 한화전 네 타석까지 9연타석 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연속 타석 안타 신기록. 1983년 장효조, 1986년 이만수, 2000년 김기태가 기록한 종전 기록(8연타석)을 넘어섰다. 김민재의 기록은 2013년 LG 이병규가 10연타석 안타를 치며 깨졌다. ⑥ 프로야구 흥행 참패 KBO는 2004시즌 개막을 앞두고 '350만 관중'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종 관중 수는 233만 1978명이었다. 이는 프로야구가 처음으로 2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한 198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관심이 높아진 국내 축구 리그 인기에 밀렸고, '국민 타자' 이승엽이 일본 리그에 진출하며 스타 부재에 시달렸다. 9월 초 터진 병역 비리 파문에 야구 선수 다수가 연루되며 팬들의 실망감을 사기도 했다. ⑦ 현대, 역대 두 번째 KS 2연패 김재박 감독이 이끈 현대는 정규시즌 75승 5무 53패로 삼성을 따돌리고 2년(2003~2004)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클리프 브룸바가 외국인 타자로는 역대 최초로 타율 1위(0.343)에 오르며 공격을 이끌었고, 송지만과 심정수도 각각 22홈런을 기록하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마운드에선 외국인 투수 마이클 피어리가 후반기에만 12연승을 거드는 등 부상으로 이탈한 정민태의 공백을 메웠다. 삼성을 상대한 KS에선 현대는 9차전까지 치르는 치열한 접전 끝에 먼저 4승(3무 2패)을 거뒀다. '경기 시작 4시간 이후 연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이 적용된 탓에 7차전까지 3경기(1·4·7차전)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현대는 폭우 탓에 3번이나 경기가 중단되는 악재 속에 치른 9차전에서 8-7로 승리, 해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KS에서 2연패를 거둔 팀이 됐다. 현대 왕조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⑧ 배영수, MVP 수상 삼성 투수 배영수는 다승 공동 1위(17승) 승률 1위(0.895) 평균자책점 3위(2.61) 탈삼진 4위(144개)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배영수는 KS 4차전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0-0으로 리드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기며 대기록 달성은 실패했다. 신인왕은 10승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한 현대 투수 오재영(개명 뒤 오주원)이 수상했다. ⑨ '국보 투수' 선동열, 감독 취임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삼성은 KS가 끝난 뒤 선동열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했다. 2001년부터 사령탑을 맡았던 김응용 감독은 삼성 야구단 사장으로 선임됐다. 삼성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선 감독은 계약 기간 5년, 총액 15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2억원)에 계약, 당시 사령탑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6 09:00
프로축구

충남아산FC, MF 박세직과 재계약

충남아산FC가 미드필더 박세직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마산공고-한양대를 거친 박세직은 2012년 드래프트 1순위로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 15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으며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 아산무궁화, 충남아산에서 활약하며 K리그 통산 236경기를 소화했다. 박세직은 충남아산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2017시즌 충남아산의 전신인 아산무궁화에 입단하며 아산과 첫 연을 맺었다. 2018시즌 팀이 K리그2 정상에 오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이듬해 후반기에 다시 아산으로 돌아오며 구단 최초 군인과 민간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박세직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존중받는 선수다. 충남아산 초대 주장으로 선임되어 2시즌 간 온화한 리더십과 솔선수범의 자세로 팀 특성상 많은 젊은 선수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으로 귀감이 되어왔다. 그뿐만 아니라 올 시즌 39경기 동안 3,430분을 소화해 팀 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비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재계약을 체결한 박세직은 “다시 한번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구단과 박동혁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늘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께도 감사하다. 내년 시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21 16:36
야구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⑮]'국보 투수' 선동열

한국 프로야구 40년 역사를 대표하는 단 한 명의 에이스는 '국보 투수' 선동열(49)이다.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선발 투수 부문에서 세대별(20~50대 이상)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으로 구성된 투표인단 전원에 표를 받았다. 만장일치는 전 포지션 통틀어 선동열이 유일하다. '불세출의 투수' 故 최동원, '국민 타자' 이승엽조차 40표에서 3표씩 부족했다. 선동열은 저마다 다른 야구인들의 시각과 평가 기준을 모두 만족했다. 선동열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기대받았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1977년 소년체전에서 활약한 그는 당시 유일한 스포츠 전문지였던 일간스포츠에 유망주로 소개됐다. 투수로는 고교(광주일고) 3학년 때부터 이름을 날렸다. 제1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어 열린 봉황대기에서는 경기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고려대 1학년이었던 1981년에는 초대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 미국과의 1차 결승전에서 완투승과 결승 득점을 해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대회 MVP도 그의 차지였다. 이듬해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완투하며 한국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대표팀 투수진에는 최동원, 김시진 등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막내'였던 선동열이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대회 최다승리투수상과 MVP까지 차지했다. 세계선수권을 찾은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은 선동열의 공에 매료됐고, 공식적으로 영입 의사를 드러냈다. 이들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선동열은 1983년 7월 미국에서 성사된 한·미 대학 올스타 교류전에서 수년 후 메이저리그(MLB) 대표 '홈런왕'으로 올라서는 마크 맥과이어와의 여섯 차례 맞대결 모두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선동열도 국제대회를 치르며 MLB 진출을 꿈꿨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받은 병역 특례를 포기하고 3년 동안 병역 의무를 완전히 이행해 미국 무대에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군사정권 시절,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그의 대학 휴학마저 저지했다. 사실상 미국 진출을 막은 것. 만약 선동열의 의지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한국인 최초 빅리그 데뷔는 박찬호가 이룬 1994년보다 빨라졌을지 모른다. 선동열은 1985년 고향 연고 팀 해태 타이거즈(현재 KIA) 유니폼을 입고 한국 프로야구에 입성했다. 데뷔 시즌(1985) 후반기만 뛰고도 규정이닝을 채웠고, 평균자책점(1.70) 부문 1위에 올랐다. 신인상은 팀 동료 이순철에게 내줬다. 하지만 1986시즌, 39경기(262과 3분의 2이닝)에 등판해 24승 6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9를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했다. 그해 MVP와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선동열은 하체의 중심이동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간 후 공을 놓는다. 오른손 투수 기준으로 왼 다리가 떨어진 후 착지할 때까지의 시간이 매우 긴 편이다. 굽혀진 오른 무릎과 정강이가 지면에 거의 닿을 만큼 안정적이고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줬다. 공에 체중이 온전히 실렸고, 그만큼 묵직하고 빠른 공을 던졌다. 이런 모습이 마치 폭격기가 이륙하는 모습처럼 보인다며 '무등산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별명이 비단 투구폼만으로 널리 알려진 건 아니다. 선동열은 마운드 위에 있는 모든 순간 빛났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그보다 화려한 기록과 수상 이력을 남긴 선수를 찾기 어렵다. 11시즌(1985~1995) 동안 통산 367경기에 등판해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 탈삼진 1698개를 기록했다. MVP 3회(1986·1989·1990시즌),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6회(1986·1988·1989·1990·1991·1993시즌) 수상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7시즌(1985~1991)을 포함해 여덟 번이나 가져갔다. 그 중 4시즌(100이닝 이상 기준)이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KBO가 발행하는 『KBO 레코드북』 투수 부문에서는 선동열의 이름이 없는 페이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통산 최고 탈삼진율(경기당 9.28개) 1위, 통산 평균자책점(1.20) 1위, 단일시즌 '200이닝-200탈삼진' 2회, 역대 최다 투수 3관왕(승리·평균자책점·탈삼진 기준) 달성(4회),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연속 이닝 무실점(49와 3분의 2이닝) 1위 등. 그중에서도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대체 선수보다 몇 승에 더 기여했는지 나타내는 WAR은 선수의 팀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선동열은 통산 WAR 107.07을 기록, 역대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양준혁(87.22)과 차이도 크다. 투수 부문 2위는 69.07을 기록한 송진우. 1986시즌에는 WAR 14.89를 기록했다. 단일시즌 역대 최다 기록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최근 WAR 10.00 이상 기록한 선수는 40홈런-40도루를 기록한 2015시즌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다. 이후 6시즌 동안 명맥이 끊겼다. 선동열은 6시즌이나 10.00 이상 기록했다. 투수 분업화 개념이 희미했던 1980년대 중·후반, 선동열은 팀 승리가 필요할 때마다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등판했다. 본격적으로 마무리 투수를 맡은 1993시즌 이전에도 꾸준히 시즌당 5세이브 이상 새긴 이유다. 해태가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선동열이 불펜에 등장하면, 상대 타자들이 추격 의지를 잃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 시절 야구인들은 "선동열 한 명을 보유한 것만으로 해태는 만년 우승 후보였다"라고 입을 모았다. 팀을 정상으로 이끄는 선수가 최고로 인정받는다. 선동열은 개인 성적만 좋은 투수가 아닌, 타이거즈 왕조의 기둥이었다. 나아가 프로야구가 가장 뜨겁게 사랑받던 시기, '라이벌' 최동원과 야구팬에 행복을 선사한 영웅이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명장면을 남겼다. 선동열은 30대 중반에 다가선 나이에 일본 리그에 진출, 소속팀 주니치 드래건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한국 야구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첫해(1996년)는 2군에 이어 교육리그(하이사이리그)까지 내려가는 시련을 겪었지만, 이듬해부터 한국야구 대표 투수다운 공을 던졌다.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1999시즌까지 98세이브를 기록했다. 선동열은 정상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 사령탑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KS 우승을 두 차례 이끈다.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역임하며 야구인으로 모든 것을 이뤘다. 하지만 여전히 야구를 배우려는 갈증이 크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통계학·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에 시선을 뒀고, 경영학과 인문학을 두루 접목해 전과 다른 시각으로 야구를 알아가고 있다. 선동열은 자서전 『야구는 선동열』을 통해 현재 MLB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자주 언급하고 칭찬했다. 이 시대의 아이콘은 분명 류현진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40년 역사를 아우르는 최고의 아이콘은 단연 선동열이다. 이번 투표에 참여한 야구인 대부분 선발 한 자리로 선동열을 꼽는데 "이유가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현역 투수 이용찬(NC 다이노스)은 "첫 번째 선택은 선동열 선배님이다. 같은 포지션인 대선배를 왜 뽑았는지 설명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SSG 랜더스 박종훈은 "설명이 필요 없는 당대 최고의 투수이시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2.02.02 05:59
야구

'붙박이 4번 타자' 잠재력 증명한 KIA 황대인

'거포 기대주' 황대인(25)의 성장은 올 시즌 내내 저조한 장타력에 시달린 KIA 타선에 유일한 위안이다. KIA는 23일까지 치른 139경기에서 팀 홈런 63개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기록이다. 지난해 60홈런을 합작한 최형우와 프레스턴 터커가 각각 12홈런과 9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최형우는 오른 눈 질환(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터커도 시즌 내내 타격감 기복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젊은 타자가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드러냈다. 내야수 황대인이다. 그는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 5회 초, 상대 투수 김명신으로부터 역전 스리런 홈런을 쳤다. 올 시즌 10호.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19일 SSG전, 23일 NC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아치를 그리며 최형우와 함께 팀 내 최다 홈런(12개)을 기록한 타자로 올라섰다. 황대인은 2015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에서 KIA에 지명된 유망주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소속으로 뛴 2017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6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뽐냈고, 지난 시즌(2020)은 1군에서 100타석 이상 소화하며 타율 0.276·4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는 오른손 투수가 선발 등판할 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플래툰 시스템'에 갇혔다. 하지만 후반기부터는 투수 유형과 상관없이 선발 1루수·4번 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늘어났다. 9월 이후 출전한 41경기에서 타율 0.256·장타율 473·7홈런·26타점을 남겼다. 이 기간 KIA 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좌·우 타석 성적 편차도 줄었다. 전반기까지는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11에 그쳤지만, 10월 이후에는 0.297를 기록했다. 황대인은 "꾸준히 타석 기회가 주어지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라며 타격감이 좋아진 이유를 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황대인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짧은 스윙으로 좋은 타구를 생산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경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라며 반겼다. 이어 "타석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을 수비에서도 발휘한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IA 주전 우익수 최원준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입대한다. 최형우, 나지완 등 30대 후반 베테랑들의 기량 저하도 우려된다.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장담할 수 없다. 공격력은 차기 시즌도 KIA의 고민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유망주 황대인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한 시즌에 20홈런 이상 때려줄 타자로 기대받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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