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대구] '외야수로 새출발' 롯데 나승엽 무난한 수비, 타석에선 공격적+볼넷
롯데 나승엽(19)이 외야수로 첫걸음을 산뜻하게 내디뎠다. 나승엽은 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평가전에 2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외야수로 한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며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나승엽은 덕수고 시절 '대형 내야수' 재목으로 손꼽혔다. 주포지션은 3루.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영입 제의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그만큼 공수주에서 기량을 인정받았다. 나승엽의 해외 진출 의지도 컸다. 그런데도 롯데는 위험부담을 안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나승엽을 2라운드에 지명했다. 그가 미국 구단과 계약하면 지명권을 잃게 되지만 롯데는 어떻게든 그의 마음을 붙잡겠다는 자세였다. 결국 성공했다. 나승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것이 불투명해지자 마음을 돌렸고 롯데와 5억원에 계약했다. 역대 KBO 리그 신인 야수 중 최고 계약금이다. 1차 지명 손성빈(포수, 1억5000만원), 2차 1라운드 김진욱(투수 3억 7000만원)보다 나승엽의 계약금이 더 많았다. 나승엽은 2021년 롯데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계속 훈련하고 있다. 다만 롯데 3루수에는 '선배' 한동희가 버티고 있다. 2018년 롯데 1차지명 한동희는 지난해 타율 0.278, 17홈런, 67타점을 기록해 이대호를 이을 '롯데의 4번타자'로 손꼽히고 있다. 입단과 동시에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나승엽이 포지션을 옮겼다. 현재 외야수로 준비 중이다. 나승엽의 포지션을 외야로 못 박진 않은 허문회 롯데 감독은 "이틀은 외야수로, 하루는 내야수로 번갈아 훈련 중"이라고 알렸다. 민병헌이 빠진 롯데 외야 한 자리는 공석이다. 나승엽은 외야수로 전환 후 이날 처음으로 한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지난 1일 삼성과의 평가전은 우천으로 3회 중단됐다. 개막 직전까지 점검 사항은 외야 수비다. 허문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나승엽이 타격은 괜찮은 모습이다"라며 "아직 외야 수비에 대해 판단하기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기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습 때는 본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데 실제 경기에선 압박감이 있을 것"이라며 과제를 설명했다. 이날 나승엽에게 타구가 많이 향하진 않았지만, 무난하게 처리했다. 나승엽은 이날 1회 말 무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의 깊숙한 타구를 잘 쫓아가 처리했다. 6회에는 삼성 송준석의 타구를 잘 잡았다. 타석에선 적극적인 스윙이 돋보였다. 7회 1사 2루에선 삼성 필승조 장필준을 상대로 강습 타구를 만들었다. 이후 장필준의 1루 악송구로 누상에 진루했다. 삼성은 실책, 롯데는 안타로 기록했다. 기록을 떠나 타구의 질은 좋았다. 이어 9회에는 삼성 최지광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나승엽이 외야수로 가능성을 보인다면 롯데로선 그의 활용법을 두고 선택지가 늘어난다. 외야수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딘 나승엽은 "오늘 연습 경기 일정에서 프로팀을 상대로 첫 타점과 안타를 기록했지만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대구=이형석 기자
2021.03.03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