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와 3루 가운데 한 포지션은 예년보다 경쟁이 심화된다. 내야진 개편이 불가피한 롯데의 얘기다.
롯데는 재계약 통지 마감일인 지난 25일, 2017~2018시즌을 뛴 외인 타자 앤디 번즈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수비력을 인정받고 영입된 선수다. 2018시즌에도 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 평균 대비 승리 기여 등이 모두 높았다. 그러나 실책이 22개다. LG 오지환(24개)에 이어 리그 내야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실책을 범했다. 2017시즌에 비해 평범한 타구 처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타석에서 결과가 수비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짙었다.
외야에는 손아섭·전준우·민병헌 등 3할 타자 3명이 있다. 1루와 지명타자는 이대호와 채태인이 번갈아 소화한다. 당연히 새 외인 타자는 내야수다. 양상문 감독도 26일 열린 취임식에서 "내야 수비 부분에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서다"고 했다. 조현봉 운영 팀장은 "2루와 3루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내야는 매년 경쟁 체제다. 올해는 변수가 늘었다. 우선 새 감독이 부임했다. 기존 경기력과 성적은 참고 자료일 뿐이다.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를 통해 재확인받는다. 양 감독도 "롯데의 목표를 해내기 위해 가장 실력이 좋은 선수가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누군가에겐 기회다.
국내 선수들에겐 새 외인 영입 자체가 변수다. 번즈는 시즌 후반에 타격 침체로 선발 기회를 잃었다. 그 자리를 토종 선수가 메우기도 했다. 동기부여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체로 외인 선수는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는다. 퇴출당할 만큼 부진하지 않다면 말이다. 새 외인의 주 포지션이 어디냐에 따라 기존 내야진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확대 엔트리 때 진입한 이후 좋은 활약을 펼친 전병우. 롯데 자이언츠 전병우(26)의 존재감도 변수다. 최근 몇 년 동안 등장한 내야의 새 얼굴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 출전은 27경기에 불과하다. 확대 엔트리가 적용된 9월에야 1군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러나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타율 0.364·3홈런·13타점.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강점이 있었다. 장타력에 클러치 능력 그리고 준수한 수비력까지 겸비했다.
2017년 2라운더 김민수, 2018년 1라운더 한동희, 수비가 좋은 김동한, 공격이 좋은 황진수 등 다수의 선수들이 한 번씩 기회를 얻고 주목도 받았다. 전병우가 한 발 앞선 것이 사실이다. 마무리캠프에서 양 감독에게 눈도장도 찍었다.
주전 신본기의 활용법은 베테랑 유격수 문규현의 수비 능력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서브 포지션은 3루지만 2루도 볼 수 있는 야수다. 다른 국내 내야수의 출전 빈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롯데 2루와 3루가 번갈아 고민을 안겼다. 작금의 상황이 케케묵은 경쟁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백업 강화, 경쟁 시너지 이상의 성과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