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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특집] 김용화 감독 “‘더 문’은 하이퍼리얼리즘..도경수 보호본능 자극” [IS인터뷰] ②

김용화 감독이 쌍천만 신화를 쓴 ‘신과 함께’ 이후 5년만에 ‘더 문’으로 돌아왔다. 저승에 이어 이번에 우주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 도경수가 선우 역을, 설경구가 재국 역을 맡았으며, 김희애가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 역을 연기했다. 김용화 감독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며 누군가를 구하는 이야기를 즐긴다. 그러면서 자신도 구해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 ‘더 문’을 연출하고 제작까지 겸한 김용화 감독에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왜 ‘더 문’을 만들었나.우주영화에 대한 관심이 원래 있었는데, ‘신과 함께’와 비슷했다. 과연 우리나라 VFX기술로 가능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신과 함께’를 만들면서 우리 기술로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신과 함께’가 끝나자마자 ‘더 문’ 프리 프로덕션 작업에 들어갔다.‘더 문’ 같은 현실 기반 우주영화를 만들려면 영화적 허용과 과학적 사실 사이에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텐데.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거의 매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나로우주센터 등에 검수를 받았다. 한 요소를 쓸 때마다 이거 가능할지, 물어봤다. 의외로 과학자 분들이 훨씬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물리적으로 이게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더 들어가도 괜찮다는 식의 답들을 받기도 했다. 100개를 질문하면 99개는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시나리오 각색과 검수 작업을 7~8개월 정도 거쳤다. ‘마션’ ‘그래비티’ 등으로 우주영화에 대한 한국관객의 눈높이가 올라갔는데. 이제 관객의 눈높이는 한국영화인데 이정도면 됐다라며 VFX 기술을 놓고 봐주는 시대가 아니다. 애초 우리는 할리우드 영화 VFX에 쏟는 예산에 10분의 1도 안된다. 그런 상황에서 과거처럼 빨리 싸게 잘하는 건 할 수도 없고 자신도 없었다. 그렇기에 ‘더 문’은 리얼라이제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우주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남발하는 샷보다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는 해상도를 주자고 처음부터 결심했다. 샷수를 줄이고 화려함보다는 생생함에 주력하려 했다. 그래서 4K로 촬영했다. 예컨대 ‘더 문’의 VFX는 ‘신과 함께’보다 ‘기생충’에 가깝다. 우주를 표현하는데 하이퍼리얼리즘을 추구했다. 궤도와 달 등에서 벌어지는 우주 장면을 찍으려면 빛과 중력 등 계산해야 할 것들이 많았을텐데. 실제가 아닌데 실제처럼 느끼도록 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했을테고.지구와 태양, 달의 위치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도 다르다. 당연히 빛도 한 방향에서 강하게 떨어지고. 그렇다고 그걸 현실 그대로 고증할 수는 없다. 관객이 상상하는 우주여야 하니깐. 그래서 일단 우주는 빛이 샤프하도록 설계했다. 원라이트로 광원을 통제하면서 먼지를 CG로 일일이 다 지웠다. ‘더 문’에는 CG가 아닌 것 같은 게 CG인 게 많다. 또한 대기의 유무를 나눠서 지구는 빛이 상대적으로 포근하도록 느껴지도록 했다. 그런 빛의 설계는 영화 속 내용과 닿도록 했다. 결국 우주에 홀로 있는 사람을 지구로 구해와야 하는 이야기니깐. 그래서 우주와 지구의 룩도 다르게 표현하려 했다. 우주는 칼날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하고, 지구는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관객이 사실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드는 게 중요했을텐데.달과 가까워질수록 달의 인력 때문에 우주선 내에 중력이 생기는 것도 계산을 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이니 그것까지 고려했다. NASA에서 공개한 달 착륙 영상을 보면서 달에 우주선이 닿을 때 파편이 튀는지 등등을 계속 시뮬레이션 했다. 우주선 등의 표현도 실제 같은 느낌을 줘야 했을텐데.홍주희 미술감독과 정말 많은 상의를 거쳤다. 일단 우주선 설계 도면을 아무도 주지 않으니 여러 영상 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거꾸로 만들어갔다. 항공연에 문의하고, 실제 우주선에 사용되는 제품의 재료를 수입해서 스위치 하나까지 실제 질감이 나도록 만들었다. 우주센터에서 보는 패널의 우주선 속 영상은 120대의 모니터를 실제로 만들어서 일일이 촬영했다. 나로호 우주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우주선에서 도경수가 움직이는 영상을 120대 모니터가 실제로 촬영하는데, 각각의 영화적 순간에 맞는 장면이 담겨야 하기에, 그 모니터를 체크하는 인원만 40여명이 투입됐다. 달착륙선 같은 경우 20억원 가량이 들었다. 조각 조각 부품을 만들어 실제처럼 목업까지 만들었다. 월면차도 2억 가량을 들여 최대한 실제처럼 보이도록 제작했다. ‘더 문’의 일부 장면을 LED월을 사용한 버추얼 스튜디오 촬영도 영화계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는데. 버추얼 스튜디오가 향후 콘텐츠 제작 판도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많기도 하고.덱스터스튜디오가 파주에 설립한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미국의 우주궤도선 장면을 촬영했다.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아직 영화의 전체 장면을 촬영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LED월에 비춰진 영상을 배경으로 할 수는 있지만 바닥은 그 공간의 질감을 아직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깐. 버추얼 스튜디오는 결국은 셰이더(사용자 지정 시각효과)가 몇 명이 있으냐, 이들이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번 영화에는 3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이렇게 쌓인 노하우가 앞으로 K콘텐츠 제작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우주영화인 만큼 음악과 음향 등 소리의 사용도 영화적인 효과에 큰 영향을 줄텐데.우주는 소리가 없으니, 우주선 내와 선외를 구분했다. 선외에선 관객이 우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소리를 설계했다. 선내로 들어올 때는 마치 소리가 온오프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또한 전체적인 소리의 밸런스를 살리면서 브라스와 현을 사용해 음악이 꽉 찬 듯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어떻게 우주를 구현해도 결국은 서사가 가장 중요할텐데. 김용화 감독은 누구를 구하려거나 그래서 자신이 구원받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젊었을 적에는 자기가 살려고 애를 쓰다보니 남도 구하는 이야기를 했다면, 나이를 먹으니깐 좀 더 직접적이게 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결국은 제가 쓰는 이야기는, 다 저한테 하는 이야기기도 하다. 어렵고 힘들 때 누가 손길을 내밀어줬으면 하는. 나 혼자,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모두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다만 그 진심이 작위적으로 전달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더 문’의 이야기에는 누구의 삶도 은유될 수 있으리란 생각한다. 난 설경구가 연기한 재국에 가장 감정이 이입됐다.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나. 영화 속 설경구와 도경수, 김희애는 서로 떨어져 있다. 그렇기에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상대배우의 연기를 보여주지 말자고 마음 먹었다. 만일 상대의 연기를 보여주면 맞춰서 연기할까봐. 그냥 서로가 너무 절박하기를 바랐다. 각자 절박한데 상대의 템포를 맞춰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배우들이 고독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설경구는 내 머릿속에 있는 것과 똑같이 연기하는 배우는 처음 봤다. 김희애도 그랬다. 영어대사로 감정을 증폭시킨다. 도경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보호본능을 일으킨다. 정말 구해주고 싶다. 도경수를 ‘신과 함께’에 캐스팅했을 때 일부러 전작인 ‘카트’ 등을 안봤다. 그저 그 배우를 봤다. 이번 영화에선 앞으로 이 배우가 얼마나 성장할지 관객이 기대하는 즐거움을 갖게 될 것 같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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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극찬 '미싱타는 여자들' 모녀 시사회 "엄마의 시대 슬펐다"

소녀 미싱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다.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이혁래, 김정영 감독)'이 지난 28일 모녀 시사회를 성료했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 대신 미싱을 탈 수밖에 없었던 1970년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편견 속에 감춰진 그 시절 소녀들의 청춘과 성장을 다시 그리는 휴먼 다큐멘터리이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전태일 말고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름들. 그녀들의 기억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정성스레 축복해 주는 영화적 손길. 빛과 어둠 속에서 눈물도 웃음도 하나로 뒤섞이는 라스트에 이르르면, 누구나 다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왜 꼭 극장에서 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이라는 극찬을 남기며 필람 다큐멘터리로 적극 추천한 바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모녀 시사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인공 모녀부터 초등학생 아이를 둔 가족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했다. 동시대를 살아온 5060부터 다른 시대를 살았던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1020까지 전 세대에게 벅찬 눈물과 용기를 선사하는 영화의 메시지를 입증했다. 시사회에 참석한 주인공 신순애의 큰 딸은 "고마워요. 그렇게 살아내 주셔서, 감사해요 그렇게 견뎌내줘서, 자랑스러워요 당신의 딸이라서.. 저 역시 잘 살아낼게요" 등의 평을 통해 젊은 날 어머니의 꿈과 열정에 공감하고 위로 받는 영화 속 감동을 전했다. 이 밖에도 영화를 관람한 각계각층 인사들과 주목받는 독립 영화 감독들은 "많이 배우지 않아도, 삶을 오래 살지 않아도 순수한 자유와 희망을 위해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김빈 前 청와대 행정관), "아래 세대, 윗세대를 나누는 벽을 허무는 듯한, 같은 또래가 되는 시간 여행을 경험했다"(만화 '태일이' 최호철 작가)라고 호평하며 영화에 대한 응원을 전했다. 다양한 세대가 입을 모아 호평을 아끼지 않는 '미싱타는 여자들'은 거친 현실에 맞서 연대하고 투쟁했던 소녀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새해를 밝히는 따뜻한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2022년 1월 20일 개봉하여 관객과 만난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12.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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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다큐 '미싱타는 여자들' 봉준호 "정성스런 영화적 손길"

전태일 말고도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다. 1970년대 평화시장 10대의 여성 미싱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그리며 감동과 치유를 선사하는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이혁래, 김정영 감독)'이 봉준호 감독과 국내 유수 영화제가 선택한 2022년 필람 다큐멘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 대신 미싱을 탈 수밖에 없었던 1970년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편견 속에 감춰진 그 시절 소녀들의 청춘과 성장을 다시 그리는 휴먼 다큐멘터리이다. 개봉 전부터 유수 영화제에 상영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미싱타는 여자들'이 봉준호 감독이 추천한 다큐멘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에 대해 "전태일 말고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름들. 그녀들의 기억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정성스레 축복해 주는 영화적 손길. 빛과 어둠 속에서 눈물도 웃음도 하나로 뒤섞이는 라스트에 이르르면, 누구나 다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왜 꼭 극장에서 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이라는 평을 남기며 그간 남성과 지식인의 그늘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조명한 영화의 가치를 극찬,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필람 다큐멘터리로 적극 추천했다. 한편,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진출한 '미싱타는 여자들'은 한국노동사에 대한 기술을 넘어 어린 나이부터 노동의 현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과거 소녀들의 현실과 그 안에서 함께 성장하고 연대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시 그리며 주목받았다. 주인공들을 '무명의 투사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 강소원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사료와 구술을 통해 그 시대 여성들의 삶을 새로 써 내려간 영화에 대해 호평했다. 이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미싱타는 여자들'은 상영 당시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영화에 담긴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과 청춘에 함께 공감했다. 상영 후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이숙희, 신순애, 임미경 세 주인공들은 그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열정과 인간답게 살고 싶었던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에 담긴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제22회 제주여성영화제, 제10회 대구여성영화제, 제16회 런던한국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관객들과 먼저 만난 '미싱타는 여자들'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1970년대 소녀 미싱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를 막론한 감동을 전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극찬과 더불어 개봉 전부터 유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웰메이드 휴먼 다큐멘터리로 주목받은 '미싱타는 여자들'은 내년 1월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난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12.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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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로 간 충무로..6월 성적표 받는다

할리우드로 건너간 충무로의 주역들이 6월 차례로 성적표를 받는다. 한국영화의 손길을 탄 할리우드 신작들이 차례로 세상 빛을 보고 있다. 배우 개인의 진출에서 감독 등 제작자들의 대거 진출로 이어진 흐름 속에서, '기생충'의 후광을 입고 새로운 성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지난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시리즈로 재탄생한 '설국열차'가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이 아닌 제임스 호스·매튜 오코너·스콧 데릭슨이 메가폰을 잡았다. 직접 연출에 관여한 것은 아니나 봉준호 감독은 물론 박찬욱 감독 등이 책임 프로듀서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경 CJ 부회장도 책임 프로듀서 명단에 포함됐다. 10부작인 이 시리즈는 매주 월요일 2회씩 공개된다. 미국에서는 TNT 채널을 통해 지난 17일부터 방송되고 있다. 아직 일부 공개된 것이라 결과를 성급하게 평가할 수 없겠으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시리즈화한 작품으로 받은 높은 관심 덕분에 벌써부터 평단의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초기 반응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전문가들로부터 받은 신선도 점수는 63%다. 60%를 기준으로 '신선한(Fresh)'과 '썩은(Rotten)'으로 갈리게 된다.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판에 박힌 액션. 드라마는 진부하고 감성적이다'라고 혹평했고,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아니라 TNT의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적 비전에서 가능한 한 가장 멀게 만들어졌다'라고 했다. 버라이어티도 '볼 만한 결과물이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고 봤다. 물론 호평도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즐겨 볼 만한 리듬을 갖췄다'고 평가했고, 인디펜던트도 '영화보다 분노는 적지만, 비슷한 위트와 상상력, 그리고 설정의 명료함이 있다'고 전했다. BBC도 '서스펜스와 몰입감이 넘친다'고 했다. 시리즈가 모두 공개된 6월에는 '설국열차'에 관한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 전망이다. 10회 방영이 끝난 후에는 시즌 2 제작에 들어간다. CJ엔터테인먼트가 할리우드 현지에서 만든 영화는 6월 관객과 만난다. 쉐일린우들리·세바스찬스탠·제이미 도넌 주연작인 '엔딩스비기닝스'다. '엔딩스비기닝스'는 이별의 후폭풍을 겪는 다프네 앞에 다정한 이상형 잭과 치명적 매력의 프랭크가 나타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영화다. '안녕, 헤이즐'로 익숙한 얼굴인 쉐일린우들리가 다프네를,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에서 윈터 솔져 버키를 연기하는 세바스찬스탠이 프랭크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제이미 도넌이 잭으로 분한다. '조'·'뉴니스'·'이퀄스' 등을 연출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영화는 앞서 제44회 토론토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베트남 등에서 현지 제작진과 배우를 기용해 현지 언어로 영화를 만들어온 CJ엔터테인먼트가 할리우드까지 진출해 만든 결과물이다. 6월 국내 개봉해 관객들의 평가를 받는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한국 제작진의 작품은 향후 지속해서 선을 보인다. '써니'와 '극한직업'의 리메이크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 현지 블랙박스매니지먼트와 국내 매니지먼트사 BH엔터테인먼트가 파트너십을 최근 체결하고 영화 '곤지암'의 리메이크작을 만든다. 제70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악녀'를 만든 정병길 감독은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인 CAA와 계약을 맺고 드라마판 '악녀'의 연출을 맡는다. 현재는 SF영화 '애프터번'을 준비하고 있다. '1987' 장준환 감독은 할리우드로 건너가 데뷔작인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작을 직접 연출할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6.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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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나를찾아줘' 충무로 넘버원 제작진 다 모였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정상급 제작진이 이영애와 만났다. 이영애의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나를 찾아줘(임대형 감독)'가 촬영, 조명, 미술, 의상, 분장, 음악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정상급 제작진과 함께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먼저 '군함도' '악마를 보았다' 등에서 역동적이고 임팩트 있는 촬영 스타일을 선보여온 이모개 촬영감독과 이성환 조명감독은 '나를 찾아줘'에서 인물의 감정과 미세한 표정 변화 하나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배우에 집중한 촬영과 빛의 조율로 극적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후반 하이라이트에 등장하는 갯벌 장면의 경우 밀물과 썰물의 시간대를 맞춰야 하는 시간적 제약과 바닷물 깊숙이 몸을 담가야 했던 치열한 촬영 끝에 폭발적 에너지의 생생한 장면으로 완성되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마녀' '택시운전사' '베테랑'에 참여해온 조화성 미술감독은 영화적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로케이션 현장의 리얼리티를 살리고 인위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최대한 현실감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신과함께' '밀정' '암살'을 이끈 조상경 의상감독과 '봉오동 전투' '아가씨' 등 수많은 작품을 함께 한 송종희 분장감독의 손길을 통해 완성된 배우들의 모습은 캐릭터의 감정과 상황에 녹아들게 하고, 이지수 음악감독은 캐릭터의 밀도 높은 감정을 배가시킨 음악으로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톱과 톱의 만남. 수준 높은 완성도를 기대케 하는 '나를 찾아줘'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1.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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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씨네한수①] 반박못할 좋은 영화 '나랏말싸미'

어떤 영화가 살아남을까.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시장 출격을 선언한 네 편의 영화 중 세 편이 공식 시사회를 통해 드디어 공개됐다. 15일 사극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를 시작으로 17일 코믹 '엑시트(이상근 감독)', 22일 오컬트 '사자(김주환 감독)'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친 대작들은 각기다른 장르로 다양성을 높였고, '보는 맛'을 뒤따르게 만들었다. 완성본 공개 전 사전 반응은 강자도 약자도 없었지만, 공개 된 후 반응은 꽤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언제나 그랬듯 '100% 만족'이란 없다. 기본적으로 이전 여름시장들과 비교하면 '하향평준화 됐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작의 윤곽은 사실상 드러났다. 물론 최종 선택은 오로지 관객에게 달렸다. 이변과 반전 역시 관객의 몫이다. 관객의 선택이, 곧 결과다. 무엇보다 '라이온 킹'이 잡아 먹을 것으로 예측됐던 스크린에 여백이 생겼다는 점은 한국영화들에는 호재다. 흥행 자체는 청신호가 켜졌지만 그 이상의 신드롬급 화제성은 이미 물 건너간 모양새다. 때문에 한국영화 빅4를 기다리는 예비 관객들의 기대치는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랜시간 디즈니에 빼앗겼던 자리들을 하나 둘 되찾아 올 때가 됐다. 출연: 송강호·박해일·전미선감독: 조철현장르: 사극·드라마줄거리: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등급: 전체관람가러닝타임: 110분개봉: 7월 24일한줄평: 그래서 어디까지 진실일까 신의 한 수: 흡족한 오프닝이다. 촬영 당시에는 특별히 의식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았겠지만 반일감정이 극에 달한 현재 '나랏말싸미'가 그려 놓은 그 시절 일본의 행태는 코웃음과 통쾌함을 동반한다. 팔만대장경을 차지하기 위해 반 협박을 빙자한 온갖 염불은 신미스님(박해일)의 의미있는 등장을 위해 이용당한 꼴이지만 어느 한 장면 버릴 것이 없다. 신미스님이 일본 승려들에게 건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주옥같고,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라고 자폭하며 꼬리를 바짝 세우는 일본 승려들의 절절함은 울컥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좋은 영화의 중심엔 좋은 배우들이 있다. 흥행 결과를 떠나 선택 자체를 납득하게 만드는 송강호의 행보는 이번에도 그 포인트를 명확히 짚어낼 수 있다. 매우 익숙하지만 늘 구미가 당시는 '세종대왕과 한글'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한글 창제에 미쳐있는 '한글 덕후' 세종대왕의 디테일한 단면은 송강호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다. 실제 성불의 경지에 오른 듯 완벽한 불자의 형상을 띈 박해일 역시 매 순간 감탄을 자아내고, '대장부' 소헌왕후 전미선도 열정적이면서 따스한 연기를 남겼다. '나랏말싸미'에는 좋은 배우들과 더불어 좋은 대사들도 있다. 시나리오집을 사고 싶을 정도의 명대사 향연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글거림의 수위 조절도 적절하다. 무엇보다 '나랏말싸미'는 한글 창제라는 하나의 사건을 중심에 두고 그 시절 사대부를 강조하는 조선의 시대상까지 담아내며 시각적 스케일을 넓혔다. 한일스님의 맞대결부터 왕과 신하, 유교와 불교, 양반과 평민, 남편과 아내 등 다양한 의견대립을 통해 다소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깊이있는 무게감과 사극 특유의 영상미에서도 조철현 감독의 섬세한 손길이 묻어난다. '최선을 다했다'는 과정이 결과로 보여지는 작품이다. 괜찮은 이야기, 한 번쯤 볼만한 영화라는데 이견은 없다. 신의 악 수: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글 창제의 기본 상식을 뒤집는다. 이 스토리가 먹힐지, 어떤 영향력을 불러 일으킬지 미지수다. 한글 창제를 다루지만 집현전 학자들은 없다. 있지만 없느니만 못하다. 공의 주인은 때론 역사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고, 누가 누구의 공을 가로챈 것인지 그 시절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이상 단정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나랏말싸미'만 본다면 집현전 학자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도 할 말은 없다. 집현전 학자들도 없는 마당에 캐릭터는 또 많다. 이 또한 없느니만 못하다. 병풍으로 소모된 캐릭터가 한 둘이 아니다. 최대 빌런은 이변없이 내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양반이자 정치인들. 영화적 재미상 악의 무리들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늘어지는 분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한글이 위대한건 쓰고 있는 지금도 느끼고 있는 부분이고, 그만큼 어떤 고충과 고민과 수 많은 난제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문자인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지만, 영화까지 그 어려움을 부각시킨건 아쉽다. 한글 창제 스토리를 다루는 영화지만 정작 '아, 그래. 역시 힘들게 만들어졌구나. 저랬을 수도 있었겠다' 외 특별히 남는 것이 없다. 애매하면 우연한 발견으로 정리하는 것이 끝이다. 오가는 전문 용어들 속 그들만 진지하고, 한글의 효용가치를 예로 들며 현대의 인터넷 용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시퀀스는 굳이 필요했나 싶다. 나의 집중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수면과의 싸움도 필요할 수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2019.07.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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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완벽한타인' 유해진, 이토록 완벽한 배우

스크린 안에서 '살아 숨쉬는' 유해진이다. 유해진이 숨통 트이는 영화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을 만나 숨통 트이는 연기를 펼쳤다. 이미 수 많은 작품을 통해 '코믹연기의 대가'로 손꼽히는 유해진이다. 이번엔 작정하고 웃기려 한 것이 아니라 더 웃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 태수는 캐릭터만 놓고 봤을 땐 어떤 욕을 먹어도 시원찮은 캐릭터지만, 그런 태수를 소화한 배우 유해진은 어떤 칭찬을 받아도 아깝지 않다. '아어이다' 딱딱 맞아 떨어지는 연기는 물론, 빛나는 아이디어도 곳곳에서 돋보인다. '12살 연하'가 아닌 '12살 연상'의 폰친구 설정은 유해진의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져 다행이고, 유해진이 극도로 난색을 표했다는 '서울대 법대 출신' 타이틀은 이재규 감독의 버티기가 성공해 다행인 설정이다. 유해진의 손길을 거치며 조금씩 깎고 다듬어진 태수는 관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영화적이면서 현실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완벽한 타인' 속 명장면의 중심에 늘 유해진이 있는 이유다. 의미있는 작품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기에 만족도는 어느 때보다 크다. 스스로 "좋은 작품 만났다"고 이야기 하는 유해진은 꽤 오랜만이다. 그만큼 배우 유해진으로, 또 인간 유해진으로 '완벽한 타인'을 함께 하며 얻은 것이 많다. 자신을 둘러싼 고급진 이미지는 "과대 포장된 면이 있다"며 껄껄 웃는 유해진이지만, 관객들에게는 언제나 '고급진' 배우였다. '완벽한 타인'은 대중이 사랑하는 배우 유해진을 고급지게, 하지만 조금은 다르게 활용한 아주 멋스러운 작품으로 기억 될 전망이다.-'완벽한 타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즘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 좋았다. 경찰, 국과수 이야기가 나오는 영화도 필요하겠지만 '완벽한 타인' 같은 조그마한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구미가 당기는 시나리오였고, 조금은 널널하게, 여유롭게 찍을 수 있겠다 싶어 선택했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도 큰 것 같다."영화 중간 중간 쉼표가 참 잘 들어갔다. 굉장히 빡빡한 상황인데, 전체 이야기에서 벗어난 부부들의 이야기가 중간 중간 삽입된다. 타이트해질 때 쯤 베란다에 나가 월식도 보고. 그 구성이 좋았다. '아, 참 잘했네' 싶더라" -부부 호흡을 맞췄다. "태수와 수현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부부의 모습 아닐까 싶다. 특히 우리 윗세대에 굉장히 많은. 권위적인 남편과 전업주부 아내 설정은 '부부'라는 타이틀을 대표하는 모습 아닐까 싶다. 사실 태수는 진짜 못되 먹었다. 츤데레라고 표현하는데 그냥 재수없는 인간이다. 엄청 뭐라고 하다가 좋은 말 한 마디씩 툭 던지고. 그게 뭐라고.(웃음) 한숨나더라." -태수는 서울대 법대 출신 설정이다."빼달라고~ 빼달라고 했는데 끝내 불발됐다.(웃음) 왠지 그냥 좀 그렇더라. 굳이 서울대라고 콕 집어내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는걸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따지고 보면 나도 서울대는 서울대다. 서울예대 나왔다. 그렇게 세뇌했다." -유해진이 진지할수록 관객들은 배꼽 잡는다. 특히 윤경호와 호흡이 압권이었는데."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극중 등장하는 일명 '키티 누나'가 원래 시나리오에는 생각하시는 것처럼 33살로 설정돼 있었다. 12살 차이라고 하면 으레 연하라고 받아들이지 않나. 난 그게 싫더라. 연상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57살로 바꿨다." -애드리브였나."애드리브는 아니었고 사전에 충분한 조율 과정을 거쳤다. 애드리브라고 해도 촬영 중간에 말도 안하고 그냥 해 버리는건 같이 연기하는 파트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윤)경호 씨와도 논의를 거쳤고 촬영 전 계속 합을 맞췄다. 애드리브가 아닌데 애드리브인 것 처럼 자연스럽게 보이게 연구하는 것도 결국 배우의 몫이다." -진짜 자연스러웠다."'나 이렇게 하고 싶은데 어때?' '그럼 난 이렇게 할게요' '괜찮아?' '괜찮아요~'가 돼야 한다. 내 의견 중에서도 쓰레기 같은 것일 있을 수 있다.(웃음) 이재규 감독도 '아, 이게 맞나? 아니야. 아닌거 같아' 하면 '일단 편하게 말씀해 보세요' 한다. 그래서 '아니에요, 아니에요' 하다가 하면 '예. 그건 별로 안 좋네요' 할 때도 있었다. 하하." >>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 '완벽한타인' 유해진, 이토록 완벽한 배우[인터뷰②] 유해진 "이서진, 그렇게 괜찮은 사람인줄 몰랐다"[인터뷰③] 유해진 "결혼? 외로워 혼자는 못 살아요" 2018.10.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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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유해진 "이서진, 그렇게 괜찮은 사람인줄 몰랐다"

스크린 안에서 '살아 숨쉬는' 유해진이다. 유해진이 숨통 트이는 영화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을 만나 숨통 트이는 연기를 펼쳤다. 이미 수 많은 작품을 통해 '코믹연기의 대가'로 손꼽히는 유해진이다. 이번엔 작정하고 웃기려 한 것이 아니라 더 웃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 태수는 캐릭터만 놓고 봤을 땐 어떤 욕을 먹어도 시원찮은 캐릭터지만, 그런 태수를 소화한 배우 유해진은 어떤 칭찬을 받아도 아깝지 않다. '아어이다' 딱딱 맞아 떨어지는 연기는 물론, 빛나는 아이디어도 곳곳에서 돋보인다. '12살 연하'가 아닌 '12살 연상'의 폰친구 설정은 유해진의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져 다행이고, 유해진이 극도로 난색을 표했다는 '서울대 법대 출신' 타이틀은 이재규 감독의 버티기가 성공해 다행인 설정이다. 유해진의 손길을 거치며 조금씩 깎고 다듬어진 태수는 관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영화적이면서 현실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완벽한 타인' 속 명장면의 중심에 늘 유해진이 있는 이유다. 의미있는 작품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기에 만족도는 어느 때보다 크다. 스스로 "좋은 작품 만났다"고 이야기 하는 유해진은 꽤 오랜만이다. 그만큼 배우 유해진으로, 또 인간 유해진으로 '완벽한 타인'을 함께 하며 얻은 것이 많다. 자신을 둘러싼 고급진 이미지는 "과대 포장된 면이 있다"며 껄껄 웃는 유해진이지만, 관객들에게는 언제나 '고급진' 배우였다. '완벽한 타인'은 대중이 사랑하는 배우 유해진을 고급지게, 하지만 조금은 다르게 활용한 아주 멋스러운 작품으로 기억 될 전망이다.※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사람이 많으면 갈등과 불화가 생길 수 있지 않나."'이런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 걸 보면 우리의 관계는 괜찮았던 것 같다. (송)하윤이를 제외하고는 나이도 얼추 비슷했다. '우리 저녁에 뭐 먹을까?' 했을 때 '파스타요!' 하는 사람도 없었다. '감자탕?' '어, 좋아' '순대국?' '완전 좋아' 이런 분위기였다.(웃음) 앙상블이 깨지면 골치 아픈데 잘 끝내 다행이라 생각했다." -처음 만나는 배우들도 있었다."이서진 씨가 그렇게까지 괜찮은 분인지 몰랐다. 이전부터 슬쩍 슬쩍 느끼긴 했지만 츤데레라는 표현의 대표적 인물인 것 같다. '진짜있는 사람이구나' 싶더라. 마음 씀씀이가 남다르다." -가끔은 호칭 문제도 따지지 않나."그런 것이 다 무의미해지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내가 형이야' 하면 '어, 네가 형이야~' 하고 만다. 요즘 누가 그거 갖고 '너 몇 년 생인데, 몇 월인데? 몇 일 빠른데?'하겠나.(웃음) 서로 좋은게 좋은 것 같다." -이재규 감독은 어땠나. "다 끝나고 감독님한테 문자를 보냈다. '모니터 뒤에서 감독님의 뒷모습을 봤는데 외로워 보였다. 고생했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선배도 고생했어요'라는 아주 형식적인 답변이 왔다. 근데 조금 있다가 '아, 왜 이런 문자를 보내서. 못 일어나고 펑펑 울고 있잖아요'라는 메시지가 하나 더 오더라. 갑자기 속에 있는 것이 빵 터져 밖으로 확 쏟아진 것 같았다. '이런 분이구나' 싶었고, 촬영이 끝난 후 감독님의 따스한 면을 더 많이 느꼈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이 작품이 잘 됐으면 싶다."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공감이 그만큼 컸다는 걸까."쭉 붙여놓고 보니까 인간의 본성에 대해 와 닿는 부분이 훨씬 많더라. '그래, 우리가 다 저렇게 살지. 모르는 척 눈 감아 주면서, 감추면서 살지. 별게 아닌데' 그런 것들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좋은 방향의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 번 웃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데."난 마음에 든다. 그것 역시 '우리 다 이렇게 살지 않냐'를 보여주는 것 같다. 난 그 주제가 좋았다. 배우 입장에서 자기가 했던 모든 작품은 다 소중하다. 근데 이번엔 내가 느끼기에도 '좋은 작품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입으로 직접 말하긴 민망하지만.(웃음) 볼 때도 좋고, 돌아서도 좋다."-연극으로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이 작품은 분명 어떤 분이 판권을 사 연극으로 만들 것 같다. 연극적이어서 신선한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영화적으로 단조로우면 어쩌지?' 싶었는데 그건 또 음악이 다 채워주더라. 개인적으로 음악이 쾅 들리면서 카메라가 쭉 빠졌다 들어오는 신을 우리 영화의 백미로 꼽고 싶다.">>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 '완벽한타인' 유해진, 이토록 완벽한 배우[인터뷰②] 유해진 "이서진, 그렇게 괜찮은 사람인줄 몰랐다"[인터뷰③] 유해진 "결혼? 외로워 혼자는 못 살아요" 2018.10.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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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유해진 "결혼? 외로워 혼자는 못 살아요"

스크린 안에서 '살아 숨쉬는' 유해진이다. 유해진이 숨통 트이는 영화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을 만나 숨통 트이는 연기를 펼쳤다. 이미 수 많은 작품을 통해 '코믹연기의 대가'로 손꼽히는 유해진이다. 이번엔 작정하고 웃기려 한 것이 아니라 더 웃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 태수는 캐릭터만 놓고 봤을 땐 어떤 욕을 먹어도 시원찮은 캐릭터지만, 그런 태수를 소화한 배우 유해진은 어떤 칭찬을 받아도 아깝지 않다. '아어이다' 딱딱 맞아 떨어지는 연기는 물론, 빛나는 아이디어도 곳곳에서 돋보인다. '12살 연하'가 아닌 '12살 연상'의 폰친구 설정은 유해진의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져 다행이고, 유해진이 극도로 난색을 표했다는 '서울대 법대 출신' 타이틀은 이재규 감독의 버티기가 성공해 다행인 설정이다. 유해진의 손길을 거치며 조금씩 깎고 다듬어진 태수는 관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영화적이면서 현실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완벽한 타인' 속 명장면의 중심에 늘 유해진이 있는 이유다. 의미있는 작품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기에 만족도는 어느 때보다 크다. 스스로 "좋은 작품 만났다"고 이야기 하는 유해진은 꽤 오랜만이다. 그만큼 배우 유해진으로, 또 인간 유해진으로 '완벽한 타인'을 함께 하며 얻은 것이 많다. 자신을 둘러싼 고급진 이미지는 "과대 포장된 면이 있다"며 껄껄 웃는 유해진이지만, 관객들에게는 언제나 '고급진' 배우였다. '완벽한 타인'은 대중이 사랑하는 배우 유해진을 고급지게, 하지만 조금은 다르게 활용한 아주 멋스러운 작품으로 기억 될 전망이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비밀은 비밀일 때 진정한 비밀이 되지 않을까."맞다. 나 역시 다른 사람만큼 나만의 비밀이 있을 것이다. 엔딩에 올라가는 자막이 모두의 마음을 대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것은 다 있다" -대부분의 중년남성은 '꼰대'다. 유해진은 어떤가."꼰대처럼 안 살고 싶은데 슬슬 꼰대가 돼 가는 예비 꼰대다. '그렇게 안 돼야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은 한다." -호감 이미지가 큰 배우 중 한명이다."어떤 면에서는 확실히 과대포장 된 것 같다. 책 많이 읽고, 클래식 많이 듣고, 와인 좋아하고. 맞지도, 틀리지도 않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나쁜 점 보다 좋은 부분을 더 이야기 하기 마련인데, 따지고 보면 난 와인보다 소주를 더 좋아하고, 책은 못 읽은지 꽤 됐다. 하도 작품을 쉬지 않고 하다보니 시나리오만 읽고 있다. 고급지게 포장된 이미지는 지금의 나와는 맞지 않는 지점들이 더 많다." -그 때의 유해진에게는 맞는 이야기 아닐까."아주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다.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클래식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그런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맞고, 심심할 땐 삼청동 인근을 거닐며 갤러리에도 슬쩍 한 번 들어갔다 나온다. 전문가라 할 수는 없지만 그런 것을 좋아하는 놈인건 맞다. 하지만 분명 좋은 면만 있는건 아니다. 좋게 봐 주시는건 감사하지만 양면성은 있다."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나."없을 수 없다. 무한 반복이다. 그럴 땐 내 세계에 풍덩 빠지기도 하는데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 하려고 한다. 근데 인간인지라 그게 좀 어렵긴 하다.(웃음) 그래서 내 나름 찾은 방법이 나를 좀 하루라도 깨어있게 하려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움직이려 하다 보니 등산 같은 것이 취미로 자리잡게 된 것 아닐까. 결국 나를 들들 볶을 수 밖에 없다. 왜 나이 들수록 '사람 고치려고 하지마. 그렇게 살게 둬'라는 말을 하게되고, 듣게되지 않나. 본성이 다 바뀌지 못하는걸 알아도 노력을 할 뿐이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나."음…. 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혼자는 못 산다.(웃음) 일을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혼자 가만히 있는 것을 못 견딘다. 근데 서진 씨는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 세상을 더 크게 보는 사람인 것 같다." -배경화면은 여전히 겨울이인가. "엊그제 바꿨다. 길을 걷는데 국화가 피어 있더라. 어떻게 아스팔트 사이를 비집고 나와서 피었는지. '너 참 예쁘다 해서' 찍었다. 나이를 먹을 수록 감성적으로 변한다.(웃음)"-예능 속 유해진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도 많다."'삼시세끼'는 늘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해 주시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승원 씨와도 평소에는 '보자, 보자' 하지만 바빠서 잘 못 본다. 하지만 촬영장에서는 우리에게 온전히 시간이 주어지니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배우이기 때문에 본업에 더 충실한 것이 맞지만 그리운 '삼시세끼'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 '완벽한타인' 유해진, 이토록 완벽한 배우[인터뷰②] 유해진 "이서진, 그렇게 괜찮은 사람인줄 몰랐다"[인터뷰③] 유해진 "결혼? 외로워 혼자는 못 살아요" 2018.10.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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