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방극장의 대세는 단연 ‘박보검’이라는 이름의 밥친구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tvN ‘보검 매직컬’에서 그는 날 선 가위 대신 뭉클한 진심을 들었다. 이발사로 변신한 그의 성실함과 투명한 성품은 지켜보는 것만으로 마음을 든든하게 채운다.
여기에 마치 ‘동물의 숲’을 연상시키는 무주 주민들과의 무해한 대화, 그리고 이상이·곽동연이 합류해 빚어내는 ‘검동이즈’의 끈끈한 우정이 곁들여졌다. 단 1회 만에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힐링 정식’이 차려진 셈이다.
‘보검 매직컬’은 박보검과 이상이, 곽동연이 평온한 시골 마을에서 이발소를 꾸려가는 과정을 담는다. 프로그램의 밀도는 준비 단계부터 남달랐다. 이미 이용사 자격증을 보유한 박보검이지만, 그는 커트와 드라이를 넘어 파마까지 섭렵하기 위해 ‘미용사(일반)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준비 기간만 무려 1년. 빽빽한 스케줄 속에서도 합격을 향한 열의를 불태웠으나, 결과는 아쉽게도 ‘낙방’이었다. 하지만 ‘보검 매직컬’ 1회는 이 실패의 기록을 가감 없이, 담백하게 비춘다. 화려한 성공 신화 대신 낙방의 쓴맛마저 성실하게 통과하는 그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프로그램에 강력한 진정성을 부여했다. 시청자들이 이 무해한 도전에 기꺼이 동행하고 싶게 만드는 이유다. 사진=tvN 제공. 과거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증명했듯, 시청자들이 예능에서 가장 환호하는 지점은 의외로 평범한 이웃과 출연진이 나누는 ‘무구한 티키타카’다. ‘보검 매직컬’은 이 지점을 영리하게 파고든다. 한 방송 관계자는 “기획 의도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라며 “1회에 등장한 할머니와 김치를 주고받으며 덕담을 나누고, 고마운 마음에 이상이가 직접 무료 네일아트를 해드리는 상부상조의 모습은 그간 자극적인 예능에 지친 시청자들이 갈구하던 ‘무해함의 정수’”라고 평가했다.
시청률 지표 또한 청신호를 켰다. ‘보검 매직컬’ 1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2.8%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는 같은 시간대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장수 예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다. 동시간대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3.0%)과는 근소한 차이를 보였고,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1.0%)는 가뿐히 제쳤다. 치열한 금요 예능 격전지에서 단 1회 만에 거둔 이 같은 성적은 ‘보검 매직컬’이 가진 확실한 존재감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킥(Kick)’은 역시 박보검이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 속 박보검은 완벽한 비주얼과 달리 모성애를 자극하는 ‘2% 부족한’ 반전 매력이 있다. 성실하게 자격증을 따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손을 베일 만큼 몰입하는 서툰 모습은 시청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보검 매직컬’은 대중이 아는 박보검의 성실함 속에서 그가 덤벙거리며 만들어내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주는 재미가 크다”며 “이러한 모습들이 시청자들을 엄마, 아빠 미소 짓게 만드는 결정적인 매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