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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마’ 이하늬 “딸둘맘,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을 것” [IS인터뷰]

“성애 영화처럼 보이지만, 막상 보면 질문과 고민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 될 거예요.” 배우 이하늬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하늬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애마’는 2025년을 살아가는 여자로서, 배우로서 너무 반가운 작품이었다”고 말했다.지난달 22일 공개된 ‘애마’는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는 톱스타와 신인 배우의 이야기를 그린다.“굉장히 화려한 1980년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투쟁의 역사가 담겼죠. 이제 이런 이야기를 무해하고 건강하게,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이 반가웠어요. 동시에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우리 곳곳에 불합리한 것들이 있고 투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도 갔고요.”극중 이하늬는 당대 최고의 배우 정희란을 연기했다. 사회와 시대의 부당함을 묵묵히 견디며 정상까지 올라간 인물로, 후배 신주애(방효린) 만큼은 그 길을 겪지 않도록 용기를 낸다.“희란은 어찌 보면 ‘가진 자’예요. 그걸 지키기 위해 침묵했고요. 하지만 주애를 만난 후 그 침묵을 깨죠. 투쟁을 선언하고 변모해요. 일제 시대 독립투사처럼, 침묵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부당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그 지점에서 희란에게 완전히 매료됐죠.” ‘애마’의 중심이자 전환점이 되는 사건은 영화 ‘애마부인’ 제작으로, 실제 정인엽 감독의 동명 영화(1982년)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하늬는 “내가 1980년대생이라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처음 ‘애마부인’을 봤다”고 말했다.“주로 연기톤을 많이 참고했어요. 특히 박정자(원작 에리카 목소리 연기) 선생님 톤을 많이 따라 했죠. 동시에 서울 사투리도 연습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저 역시 서울 사투리를 듣고 자랐지만, 기억나는 세대는 아니니까요. 약간 과장된, 비음을 쓰는 말투인데, 전체 대사에 잘 버무리고자 했어요.”1980년대 톱배우 정희란 말고, 지금 이하늬가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살아가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삶의 무게, 고충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하늬는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만 사는 게 고달프겠냐”며 시원하게 웃었다.“사회 요소마다 부당함은 있고 저 역시 여배우가 아닌, 지금을 사는 사람으로 어려움이 있죠. 물론 배우란 직업 자체가 파도가 많아요. 피할 수도 없죠. 다만 그걸 얼마나 의연하게 타고 갈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요. 한동안 잠식돼야 하는 파도도 있지만, 서핑하듯 최대한 즐겨보자는 주의죠.”부당함과 마주했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내 이야기가 다 관철되지 않더라도 할 때는 하는 편”이라며 “역사는 누군가의 투쟁과 도전으로 만들어진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혹 ‘엄마’가 된 후 이런 생각이 더 견고해졌냐고 묻자,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자식을 낳아 보니 30~50년 후도 생각하게 돼요. 세상이 어떤 부분에서는 살기 좋아졌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더 어려워 지기도 했잖아요. 전 세대가 일궈놓은 투쟁 덕에 지금 제가 있듯, 우리 세대가 당면한 부당함을 침묵하지 않아야 한다는 일종의 책무감이 있죠.”이날 인터뷰는 이하늬의 둘째 출산 예정일이 채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화상으로 진행됐다. 시종 웃음을 잃지 않던 이하늬는 “사실 지금도 짐볼 위에 있다. 내 타임라인에 소중한 뱃속 아기와 함께 뵙게 돼 감사하다”며 “순탄하게 낳고 ‘천천히 강렬하게’와 ‘윗집 사람들’로 금방 돌아오겠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9.03 06:00
연예일반

한국 영화의 큰 별 지다... 故강수연 장례식 11일 생중계

한국 영화계 큰 별이 졌다. 배우 강수연이 7일 오후 3시 영면했다. 향년 55세. 고(故) 강수연은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졌다. 심정지 상태에서 발견된 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1969년 4살의 나이에 동양방송 아역 배우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고교생 일기’,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특히 1986년 개봉한 영화 ‘씨받이’로 ‘제4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1989년 ‘아제 아제바라아제’로는 세계 4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인 ‘제16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첫 한국 배우로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을 떨쳤다. 1985년 ‘엄마의 방’ 이후 2001년 ‘여인천하’로 오랜만에 드라마로 복귀, 정난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그 해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2013년 ‘제60회 시드니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는 등 다양한 영화계 활동을 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때부터 심사위원 및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영화제에 힘을 실었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남에 따라 유작은 공개를 앞둔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가제)로 남게 됐다. ‘정이’는 ‘부산행’,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등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더는 살기 힘들어진 인류가 피난처로 이주해 내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고인은 이 작품에서 뇌복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의 탐장서현을 연기했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 할 겁니다”라며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2015~2017년 고인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었던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맡았다. 장례위원으로는 봉준호 감독, 배우 전도연, 정우성 등 동료 영화인 49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고인의 대표작인 ‘씨받이’와 ‘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연출한 임권택 감독, ‘고래사냥2’의 배창호 감독, ‘처녀들의 저녁식사’의 임상수 감독,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고인과 함께했던 정지영 감독, 배우 박중훈, 안성기, 김지미, 박정자, 신영균, 손숙 등이 장례위원회 고문을 맡았다. 고 강수연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차려졌다. 발인은 11일이며,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부터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2022.05.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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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아홉’ 남기애 직접 전한 종영소감…“선물 같은 시간”

‘서른, 아홉’에서 명품 열연으로 모성애를 보여준 배우 남기애가 종영 소감을 전했다. 31일 종영한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 장주희(김지현 분)의 엄마 박정자 역을 맡은 남기애는 진한 감정선을 그려내며 진가를 발휘했다. 박정자는 따뜻한 모성애를 가진 엄마이자 차미조(손예진 분)의 친모의 비밀을 안고 살아왔다. 남기애는 그간 숨겨온 비밀을 고백하는 박정자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며 호평을 얻었다. 차미조에게 느끼는 죄책감과 안쓰러움이 담긴 복합적인 감정은 남기애의 눈물로 더 깊은 여운을 안겼다. 남기애는 소속사 에이스팩토리를 통해 애정이 담긴 종영 소감을 전했다. 남기애는 “‘서른, 아홉’을 통해 십 대에 처음 만나 이제 만난 지 39년, 그 오랜 시간 동안 내 곁에 머물러 준 친구들이 내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인지, 진정한 소중함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선물 같은 시간을 보냈다. 촬영하는 내내 작품에 함께하게 된 것이 행운이라 생각했다. ‘서른, 아홉’은 내게 그런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작품을 써 주신 유영아 작가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멋진 김상호 감독님을 비롯해 힘을 합해 애써주신 스태프들 너무너무 수고 많으셨다. 많이 쑥스럽지만 이 작품은 이 말을 꼭 해야 할 것 같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며 애틋한 종영 소감과 인사를 전했다. 서가연 인턴기자 2022.04.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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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김신록, 디즈니+ 초능력 히어로물 '무빙' 합류

배우 김신록이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김신록은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출연을 확정짓고 또 한 번 빛나는 존재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이다. 김신록은 극중 거대한 세력 뒤 베일에 싸인 캐릭터 여운규 역을 맡는다. 여운규는 극 중 베일에 감춰진 거대한 세력 내에서 임무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뭐든 계획하고 지시하는 인물이다. 김신록은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갑작스레 지옥행을 선고받은 뒤 두 아이와 사별하게 되는 엄마 박정자 역을 맡아 죽음을 앞둔 자의 공포감과 자식을 지키고자 하는 모성의 복합적인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작품만의 특수한 세계관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며 초반 서사를 이끈 연기로 글로벌 시장과 국내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옥’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을 들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은 데 이어 쿠팡플레이 시리즈 ‘어느 날’에서는 무패신화 검사 안태희 역으로 냉담한 카리스마를 발하며 극에 쫄깃한 긴장을 더한 활약으로 뛰어난 연기력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극 무대에서 묵묵히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2021년 한 해를 폭주하는 연기력과 출구 없는 매력으로 가득 채운 김신록은 올해 ‘무빙’ 뿐만 아니라 JTBC ‘재벌집 막내아들’ 등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전망. 계속되는 연기의 상승세와 함께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가 새로운 작품들 속에서 보여줄 새 연기들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2.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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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끌어들이는 김도윤X김신록X류경수X이레

넷플릭스(Netflix) '지옥'이 이야기를 더욱 흡입력 있게 만들어줄 김도윤, 김신록, 류경수, 이레의 캐릭터 스틸을 11일 공개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개된 스틸은 난데없이 초자연적 현상이 벌어지고 혼란에 빠진 세상을 살아가는 또 다른 이들의 모습을 포착해 궁금증을 더한다. 김도윤은 세상을 휩쓴 혼란이 신이 내린 메시지라고 설파하는 새진리회를 맹렬히 추종하는 화살촉의 리더 이동욱으로 분했다. 인터넷 방송을 하며 새진리회의 확성기 역할을 자처하던 그는 급기야 지옥행 고지를 받은 이들의 신상을 파헤쳐 무작위로 죄를 폭로하고, 직접 단죄하는 등 점점 광기에 사로잡힌다. “김도윤의 연기에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는 연상호 감독에 보답하듯 또 한번 개성 강한 캐릭터를 완성한 그의 연기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김신록은 세상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인물 박정자로 분해 감정의 격랑을 선보인다. 어린 자녀들 앞에서 갑작스레 지옥행 선고를 받은 그녀는 새진리회의 권유로 지옥행 시연 생중계를 하게 되고, 이를 목격하게 된 사람들은 큰 혼란에 휩싸인다. 연상호 감독은 “시연 직전의 연기는 '지옥'의 모든 부분을 관통하는 연기”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류경수는 새진리회의 행동대장 격인 유지사제 역을 맡았다. 그의 오디션 영상을 본 후 “생각하고 있던 유지사제의 모습 그 자체”였다며 감탄한 연상호 감독은 젠틀하지만 어딘가 서늘한 구석이 있는 캐릭터를 완성한 류경수를 향해 “내가 구상하고 상상한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직 새진리회의 부흥만을 생각하고 방해가 되는 일이라면 무엇도 용납하지 않는 그가 세상을 어떻게 더 혼탁하게 만들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레는 진경훈 형사의 딸 진희정으로 분했다. “엄마를 잃은 희정의 아픔과 혼란, 복수심에 집중했던 것 같다”는 이레는 어린 나이에도 내면의 상처를 가진 희정을 소화해 몰입감을 더한다. “완벽한 믿음으로 캐스팅했다”는 연상호 감독과 “이레는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선배 양익준의 말이 더욱 깊어진 그의 연기에 기대를 더한다.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한 세상에서 혼란을 틈타 성장해 가는 새진리회와 이들을 추종하는 추종자부터 고지를 받아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 그리고 이 끔찍한 세상보다 더 끔찍한 현실에 상처받은 사람들까지 수많은 인간 군상을 통해 우리에게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건넬 '지옥'은 오는 11월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1.11 09:22
무비위크

'기생충', 봉준호X송강호가 선사할 두 가족의 희비극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포스터와 예고편 공개만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8일 공개된 1차 포스터에서는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쨍한 햇살 아래 시간이 정지된 듯한 묘한 분위기 속 두 가족의 한 순간이 담겨있다. 저택 정원 속 인물들은 한 곳에 있지만 서로를 마주보지 않는다. 푸르른 잔디밭 한 가운데 선 전원 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과 막 정원으로 나오려 하고 있는 기택의 장남 기우, 선베드에서 여유로운 햇살을 만끽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과 그의 아내 연교(조여정), 이 모든 것을 집안에서 지켜보고 있는 듯한 박사장네 둘째 다송(정현준)까지 모두 눈이 가려져 있다. 표정도 속내도 읽을 수 없는 이들 앞에 누워 있는 다리의 주인은 누구인지, 포스터는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이들 두 가족 앞에 닥쳐올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을 궁금하게 만든다. 또한 극과 극으로 달라서 서로 만날 일 없어 보였던 두 가족의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란 말은 '기생충'이 빚어낼 웃음과 긴장감, 슬픔을 담은 이 영화의 희비극적 성격을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1차 예고편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암시하며, 특히 배우 박정자의 개성적이고 특별한 내레이션이 곁들여져 '기생충'의 실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전원 백수 가족 중 기택의 아내이자 기우, 기정(박소담) 남매의 엄마인 충숙(장혜진)의 목소리로 소개되는 이 가족의 형편은 참으로 막막하다. 핸드폰도 다 끊기고 몰래 사용하던 윗집 와이파이까지 비번이 걸린 상황. “어떻게 생각하냐?”는 충숙의 타박에 가장 기택은 묵묵부답으로 식빵 쪼가리를 뜯는다. 친구 소개로 고액 과외 면접 기회를 얻은 장남 기우가 위조한 재학증명서를 들고 면접에 나서는 길.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내년에 이 대학 꼭 갈 거거든요”,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며 모처럼 싹튼 고정 수입의 희망에 부푼 부자(父子)의 대화는, 팍팍한 현실 속 그저 웃어넘길 수 만은 없는 희극처럼 보인다.뿐만 아니라 뒤이어 등장하는 배우들의 의미심장한 표정과 사연을 알 수 없는 모습들도 ‘왜?’ 라는 물음표를 불러 일으키며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킨다.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의 배우 박정자는 그의 오랜 팬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요청으로 가족희비극 '기생충'의 예고편에 목소리는 물론 기침 소리까지 보탰다. 기택네 반지하 집 창을 뚫고 들어오는 방역 소독제 연기 장면과 마지막 제목 뒤로 이어지는 기침 소리는 긴장감 속에 위트를 더하고 영화의 실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언제나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희비극 '기생충'.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이 어우러져, 강렬하고 신선한 영화의 탄생을 예감하게 한다. 오는 5월 말 개봉.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04.0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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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강하늘, 장백기 벗고 해롤드 입었다

배우 강하늘이 장백기를 벗고 해롤드를 입었다.지난 9일 강하늘이 연극 '해롤드&모드'로 첫 연극 신고식을 치렀다. 강하늘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이날 500석 규모의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은 관객들로 꽉 찼다.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첫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티켓을 오픈한 2월1일 회차까지 남은 좌석도 별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연극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이 흥미진진했다. 첫 장면부터 임팩트가 강했다. 19세 해롤드 역의 강하늘이 밧줄에 목을 매고 있는 모습이었다. 객석 여기저기에서 놀라는 숨 소리가 들리는 것도 잠시, 극 중 해롤드 엄마의 한 마디에 상황은 180도로 바뀐다. "그만하고 내려와." 엄마의 담담한 표정과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같은 해롤드의 황당무계한 행동은 그저 일상일 뿐이다. 엄마에 대한 반항이자 자신만의 감정 표현인 셈. '반올림해서' 18번의 자살 기도와 방화 등 그 밖에 사고들 역시 세상과 소통할 줄 모르는 해롤드만의 표현 방식이다. 하지만 해롤드는 80세 생일을 앞둔 '소녀 같은' 할머니 모드(박정자)를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소통하는 법과 후각·촉각 등 오감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을 알게된다.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삶은 빈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가는 것"이라며 죽음 앞에서도 행복한 미소를 짓는 모드를 보면서 해롤드는 그렇게 진짜 어른으로 성장한다.탄탄한 스토리와 더불어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강하늘의 연기가 인상적. 첫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공연을 한 지 중반 이상 된 것처럼 자연스러웠고, 긴장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간 뮤지컬을 하면서 쌓은 '내공'이 빛을 발했다.이날 강하늘에게 tvN '미생' 장백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백기와 '미생'을 그리워하고 있는 팬들이 아쉬울 만큼 강하늘은 해롤드에 푹 젖어든 모습이었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행복해하고, 모드와 함께하면서 점점 활짝 웃는 해롤드의 모습을 그렸다. 모드와 이별하면서 강하늘이 오열하는 장면에선 관객들도 극에 몰입해 눈물을 흘렸다.강하늘은 48세 차이나는 박정자와의 연기 호흡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2003년 '19 그리도 80'이라는 제목으로 첫 공연을 시작해 이번에 5번째 모드 역을 맡은 박정자와 호흡을 맞추면서 강하늘은 '완급조절' 가능한 연기를 보여줬다. 첫 공연이 끝난 후 강하늘은 "오늘 연극을 하고 이 연극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할테니 앞으로도 지켜봐달라"고 전했다.한편, '해롤드&모드'는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다음 달 28일까지 공연된다.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2015.01.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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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 '해롤드&모드'로 연극 무대 도전

케이블TV tvN '미생'의 장백기 역으로 출연중인 강하늘이 연극 무대에 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강하늘은 베테랑 배우 박정자와 함께 연극 '해롤드&모드' 무대에 오른다. '해롤드&모드'는 죽음을 동경하는 괴짜소년 해롤드와 80세 할머니의 범상치 않은 러브 스토리를 그린 작품.강하늘은 뮤지컬 무대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브라운관에 진출, 화제작 SBS '상속자들' tvN '몬스타' '미생'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생애 첫 연극 데뷔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극중 모드로 출연하는 박정자는 연극 '단테의 신곡' '안티고네'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건넜다' 등 단 한해도 빠짐없이 140여편의 작품에 출연한 연극계의 살아있는 신화다.강하늘의 연극도전에 네티즌들은 "강하늘, 대단하네 연극까지 도전하고" "강하늘, 정말 배우가 되려는 사람인 듯" "강하늘, 연극 보고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해롤드&모드'는 1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며, 오는 11월 27일 오후 2시에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공연문의 샘컴퍼니 02) 6925-5600)온라인 일간스포츠[사진=샘컴퍼니] 2014.11.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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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re you ②] 하루키 즐겨 읽는 다독가 윤수일

윤수일은 시인이다. 지난해 펴낸 에세이 ‘길’에도 자작시가 45편이나 실렸다. 그는 데뷔곡 이외의 모든 곡을 작사했다. 다독가로도 잘 알려진 그가 최근에 읽은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와 소설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다. 이처럼 매달 베스트 5권을 읽는다. 마쓰시다전기를 창업하고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인간경영’, 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 괴테와 셰익스피어의 문학 전집도 생각날 때마다 새롭게 읽곤 한다. 그는 컴백 후 콘서트 오프닝으로 쓰는 ‘청춘일기’의 내레이션을 맡은 연극인 박정자와 가깝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공연때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그룹 출신으로 최헌이나 조용필, 윤항기 등은 그의 음악적 롤 모델이 되었다. 또한 친구로는 그룹 ‘백두산’의 유현상을 꼽을 수 있다. 박일준·인순이 등과는 “자주 못보지만 눈빛만 봐도 아는 한식구”라고 말했다. 박명기 기자▷ 윤수일 “130만 다문화 식구와 더불어 살자”▷ 하루키 즐겨 읽는 다독가 윤수일 2010.01.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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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파 배우들의 명품 연기…4·5월은 `꽃보다 연극`

"하지만 걱정 말아요, 파블로. 도망갈 수 없어요. 내가 당신을 찾아낼 거니까." 2009 서울 연극제 개막작인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에서 피카소의 첫 번째 부인 올가(서이숙)는 피카소를 향해 미친듯한 애증을 보인다. 결국 피카소에게 버림을 받고 비참하게 죽어간다. 천재 화가 피카소는 그의 네 여인에게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봄에는 꽃보다 연극이다. 4, 5월을 맞아 볼만한 작품과 배우들이 겨울 한파를 이긴 눈꽃처럼 무대로 쏟아져 나온다. 김성녀·박정자·손숙·윤석화·오현경·최종원 등 관록파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올해로 30년을 맞는 2009 서울 연극제가 역대 최고작으로 꼽은 아홉 작품과 개막작 한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최고만 모았다, 서울 연극제 2009 서울 연극제(16일부터 5월 24일까지 39일간 아르코예술극장·예술의 전당·아르코씨티소극장 등)가 30주년을 맞았다. 과거 연극 무대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들이 오랫만에 무대에 오른다. 암과 싸운 일흔 세살의 배우 오현경이 '봄날'에서 25년 만에 다시 아버지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흉가에 볕들어라' '불가불가' '한스와 그레텔' '길 떠나는 가족' 등 평소에 만나기 힘든 명작들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개막작인 '피카소의 여인들'에선 피카소의 네 여자로 김성녀(재클린), 배해선(프랑소와즈), 서이숙(올가), 이태린(마리 떼레즈) 등이 네 가지 사랑을 보여준다. 연극계의 세 자매, 동시 출동 박정자·손숙·윤석화는 '연극계의 세 자매'로 불린다. 세 사람이 봄을 맞아 한꺼번에 무대에 선다. 우선 맡언니 박정자는 극단 산울림 창단 40주년 기념작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로 무대에 서고 있다. 희생적인 엄마와 자신의 길만을 고집하는 딸의 갈등과 고뇌를 다룬 이 작품은 언제 보아도 감동의 물결을 전한다. 박정자와 이 작품의 호흡은 1991년 이후 무려 18년이나 된다. '손숙의 어머니'는 경상도 사투리와 애절한 연기로 우리 시대의 어머니를 정겹게 그려나간다. 손숙이 1999년 이후 20년 동안 어머니 역으로 출연할 것을 약속한 작품이다. 윤석화는 국내 초연작 '시간이 흐를수록'에 도전한다. 러시아 원작으로 2인극인 이 작품에서 매력적인 전직 배우 역을 맡아 중년의 사랑을 잔잔하게 그려나간다. 연극도 영화 원작으로?최종원(59)이 배우 생활 40년 주년을 맞아 '기막힌 사내들'로 무대에 선다. 1992년에 초연됐으며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원작명 '아메리칸 버팔로')로도 알려진 작품이다. 17년 만에 똑같은 역으로 복귀한다. 연극 무대는 7년 만이다. 당시 원작의 제목을 바꾼 주인공은 최종원이다. 순전히 자비를 들여서 만든 작품이었기 때문에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크다.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 '레인맨'도 연극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임원희·이종혁 등이 출연해 영화와 다른 감동을 전한다. 뮤지컬 배우 김성기도 향후 이 작품에 합류한다.장상용 기자 2009.04.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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