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왔다! 장보리' 男배우 편②>오창석, "'오로라공주' 때 이미지 벗어 만족"
오죽하면 별명이 '호구와트 재희씨'였다. 배우 오창석(32)은 MBC '왔다!장보리'에서 시청자들의 답답함을 유발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극 중 이유리(연민정)가 과거 성혁(문지상) 사이에서 딸을 낳았다는 사실과 각종 거짓말을 하고 결혼을 한 것을 전혀 몰랐다가 결혼 후 뒤늦게 모든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이재희 역을 맡았다. 초반엔 젠틀하고 스마트한 남자였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아내와 돌아가는 주변 상황에 대해 너무 아무 것도 몰라 시청자들에게는 답답한 캐릭터로 전락했다. 연민정·문지상 등 다른 캐릭터의 악함과 선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희생하는 역할을 맡은 셈. 드라마가 시청률 40%에 육박하는데 사실상 '숨은 공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창석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중심을 잘 잡고 '희생정신'을 발휘했기에 이유리의 악행과 만행은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오창석은 "표면적으로 캐릭터가 시청자들은 답답해보일 수 밖에 없었을거다. 아쉬움이 있지만 얻은 게 더 많은 드라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를 한 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마친 소감은."일단 시청률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대단하지 않았나. 20%만 넘어도 드라마는 대박이라고 하는 분위기에 그것에 두 배가 나온 건 정말 신기하고 대단한 일인 것 같다. 그런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MBC '오로라공주'를 할 때는 논란이 많아서 그런지 화제는 많이 되더라도 좋은 얘기를 많이 듣지 못 했는데 이번엔 작품하면서 재밌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좋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한 것 같나."2~3%정도? 연민정한테 당하는 답답함을 담당했다. 답답해서 다음 회가 더 궁금해지게 하는 정도의 역할은 한 것 같다." -사실 따지고 보면 비호감 캐릭터였다."시청자들이 봤을 때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오로라공주'의 황마마 캐릭터 이미지를 벗는데 재희 캐릭터가 필요했고, 충분히 전작의 이미지를 뺄 수 있던 계기가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만족한다. 물론 좀 더 악역이었으면 좋았을걸이라는 아쉬움은 있다." -이유리와의 호흡은 어땠나."나보다 훨씬 일을 많이 했고 경험이 많은 분이라 어깨 넘어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경험이 많고 경력이 오래된 배우들은 자기 만의 노하우가 있지 않나. 이유리씨도 신에 대한 분석력이나 캐릭터 설정 능력이 뛰어나 배울 점이 많았다. 이것저것 같이 연구하면서 찍은 장면에선 대본 보다 더 재밌게 나온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 만큼 호흡이 좋았다." -'오로라공주' 때와 어떤 점이 달라졌나."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본다는 점이 달라진 것 같다. 비단이 나이대의 꼬마 친구들도 알아보더라." -'오로라공주' 뿐만 아니라 줄곧 30대 이상 연령대에게 지지를 받는 드라마를 한 것 같다. 트렌디한 드라마나 역할에 대한 욕심은."아무래도 선택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이라 원하는대로 다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일을 안하면 백수가 되는거고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깐(웃음). 물론 트렌디한 드라마도 하고 싶다. 더 많은 역할과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왔다!장보리'로 얻은 게 있다면."전작 이미지를 벗은 것 만으로도 많은 걸 얻었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경우는 시청률에 얹혀간 상황인데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으로 드라마를 끝낼 수 있었고, 다음 작품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의 인기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나."감독님과 작가님의 힘이 컸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연민정의 악행. 배우가 대본을 봤을 때 그 다음 회가 궁금해지면 그 작품은 재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가 그랬다. 다음 대본이 궁금해진 드라마였다." -'왔다!장보리'가 이번주를 끝으로 종영한다. 원하는 시청률이 있다면."40%는 넘기길 희망한다. 40%에 육박하는 것과 40%를 넘었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핬다. 드라마가 재밌으면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40%를 찍어줬으면 좋겠다." -아직 경력만 놓고보면 신인이라고 할 수 있다. 늦게 데뷔한 편이다."세종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고, 그 쪽으로 진로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군 제대 후 25~26살 때 쯤 진로를 바꾸게 됐다. 그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 했고, 회사원으로 사는 삶이 잘 맞지 않을 것 같았다. 어떤 일을 평생하면 행복할까라고 생각하던 끝에 배우 일을 하게 됐다. 연예계 데뷔를 결심했지만 준비 기간이 필요해서 2년 동안 연기 수업을 받았다. 그렇다 보니 연기 데뷔 시기가 남들보다 늦었다." -배우를 선택한 건 후회하지 않나."연기하는 게 즐겁다. 사실 살면서 전혀 경험하지도 접해보지 못 한 분야인데 막상 도전하고 보니 잘 맞는 것 같다. 이 직업에 대한 매력을 점점 느끼고 있다. 정해진 곳에서 일을 하거나 조직생활을 하는 것 보다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이 일이 더 잘맞는 것 같다."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욕심이나 자신감도 있나."사실 '라디오스타'도 나갈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예능에 대한 부담감과 잘 하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섭외가 들어와도 걱정하다가 결국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엔 토크쇼니깐 뭘 하려거나 웃기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고 나갔는데 역시나 어렵더라. 분량 욕심도 없고 무난하게만 하고 오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더라. 예능은 참 어려운 것 같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아직 잘 모르겠다.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예술성과 흥행이 공존하면 좋겠다. 아직은 시작하고 채워가는 단계니 여러 작품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이 있다면."긴 호흡의 드라마를 해서 쉬고 싶지만 지금은 쉴 타이밍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이도 그렇고 시기상 애매해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빨리 다음 일을 뭘할지 결정해야할 것 같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2014.10.11 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