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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피플] 1호 계약부터 태극마크까지, FA '정석' 만든 이지영

"이 정도면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의 정석이 아닐까 싶다"한 구단 관계자가 포수 이지영(37·키움 히어로즈)을 두고 한 말이다.이지영의 2023시즌 연봉은 5억원이다. 전년 대비 66.7%(2억원)가 오르며 간판스타 외야수 이정후(11억원)에 이어 팀 내 연봉 2위가 됐다. 키움 선수 중 연봉이 2억원 이상 인상된 건 이정후(3억5000만원 인상)와 투수 안우진(2억원 인상) 그리고 이지영까지 3명뿐이다.이지영의 연봉이 눈길을 끄는 건 그가 ‘일반 재계약 대상자'였기 때문이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2019년 11월 사인한 자유계약선수(FA) 3년 계약이 만료됐다. FA 자격 재취득(4년)까지 1년이 부족, 2023년은 일반 연봉 계약을 해야 했다.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노출되기 쉬운 포지션 특성상 좋은 조건을 제시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FA 계약 기간 연봉(3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아냈다. 5억원은 개인 한 시즌 최다 연봉이다.이지영은 '2020년 FA 1호 계약'의 주인공이었다. 당시 원소속팀 키움과 속전속결로 협상했다. 계약 기간 4년을 요구하며 버틸 수 있었지만, 그는 소모전을 피했다. 그 결과 3년, 최대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옵션 최대 6억원)에 빠르게 사인을 마쳤다. 옵션을 빼면 보장 금액이 12억원까지 줄어든다. 수십억 원이 오가는 FA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비교적 낮은 금액이었다. 김치현 당시 키움 단장은 "재지 않고 자주 통화하면서 빠르게 조건을 맞춰 나갔다"고 말했다. 이지영은 FA 계약 기간 키움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지난 시즌에는 137경기 출전, 타율 0.267(420타수 112안타) 2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7년 만에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내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눈에 띄는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어린 투수진을 이끌며 공수에서 모두 기여도가 높았다. 수비 이닝이 994와 3분의 2이닝으로 유강남(롯데 자이언츠·1008과 3분의 1이닝)에 이어 리그 2위, 도루 저지도 33회로 최재훈(한화 이글스·34회) 다음으로 많았다. 도루 저지율은 33%로 양의지(두산 베어스·42.2%) 박동원(LG 트윈스·36.1%)에 이어 3위였다. 안방에 여유가 생긴 키움은 시즌 중 또 다른 포수 박동원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 취약 포지션을 강화했다. 이지영의 활약은 포스트시즌(PS)에서 압권이었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부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 최종 6차전까지 키움이 치른 PS 15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안방을 지켰다. 플레이오프(PO)와 KS에선 10경기를 다 '풀타임'으로 뛰었다. 나이를 잊은 존재감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승선으로 연결, 서른일곱 살에 프로 첫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유강남·박동원을 비롯한 쟁쟁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이지영에 대해 "지난해 KS는 PS를 보면서 나이가 있지만 잘 움직이더라. 진갑용 배터리 코치랑 상의했다. 기본적으로 열심히 하고 성실하다. 실력으로도 빠지지 않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지영은 꽤 긴 시간 '백업 포수'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부쩍 영향력이 달라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FA 계약 후 성적이 급락하는 선수가 적지 않은데 이지영은 예외였던 거 같다. 나이와 계약 총액을 고려했을 때 활약이 '알짜'다. 모범 FA"라고 극찬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02 11:03
프로야구

[IS 피플] 포수 호가 수십억 시대, 이지영이 보여준 역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비싼 포지션'을 꼽으라면 단연 포수다. 선발 투수 못지않게 '부르는 게 값'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올겨울 예비 FA(자유계약선수) 포수의 호가가 수십억 원에 이른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4년 전 총액 125억원 대박을 터트렸던 양의지(NC 다이노스)가 다시 100억 원대 계약할 거라는 건 정설에 가깝다. 너나 할 거 없이 포수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안방마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천문학적인 투자만 성공을 보장할까. 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36)을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2018년 12월 삼각 트레이드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이지영은 2019년 11월 FA 계약으로 팀에 잔류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최대 6억원(3년 기준)인 옵션을 모두 포함해도 총액 20억원을 넘지 않는다. 계약 기간 4년을 보장받지 못했지만, 그는 별다른 줄다리기를 하지 않았다. 그해 FA 1호 계약이 바로 이지영이었다. 김치현 당시 히어로즈 단장은 "우리는 선수가 필요했고, 선수도 잔류 의사가 강했다. 재지 않고 자주 통화하면서 빠르게 조건을 맞춰 나갔다"고 말했다. 이지영의 올 시즌 연봉은 3억원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주전 포수 평균 연봉(5억3140만원)의 절반 수준. 그보다 연봉이 높은 포수가 6명이나 된다. 연봉이 같거나 더 적은 박세혁(두산 베어스·3억원)과 유강남(LG 트윈스·2억7000만원)은 예비 FA인 만큼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예상된다. 주전 포수가 명확하지 않은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하면 사실상 이지영의 연봉은 리그 안방마님 중 최저 수준이다. 활약은 연봉과 비례하지 않았다. 이지영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137경기 출전, 타율 0.267(420타수 112안타) 2홈런 37타점이다. 화려한 공격은 아니지만 견실한 수비로 부족함을 채웠다. 수비 이닝이 994와 3분의 2이닝으로 유강남(1008과 3분의 1이닝)에 이어 리그 2위, 도루 저지도 33회로 최재훈(한화 이글스·34회) 다음으로 많았다. 도루 저지에 어려움을 겪은 유강남(17.3%) 이재원(SSG 랜더스·9.8%) 등과 달리 도루 저지율이 33%로 양의지(42.2%) 박동원(KIA 타이거즈·36.1%)에 이어 3위. 대부분의 수비 지표가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포스트시즌(PS)에선 펄펄 날았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부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 최종 6차전까지 키움이 치른 PS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플레이오프(PO)와 KS에선 10경기를 전부 '풀타임'으로 뛰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공격도 날카로웠다. 준PO 타율 0.421(19타수 8안타) KS 타율 0.333(18타수 6안타)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좌우 코스를 가리지 않고 당겨치고 밀어치며 키움의 하위타선을 이끌었다. "이정후 못지않게 무서운 게 이지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PS 기간 준PO 장성우, PO 유강남, KS 이재원 등 안방마님 경쟁에서 차례로 상대를 압도했다. 키움은 FA 시장에서 '과소비'하지 않는다. 모기업이 없는 구단 사정상 주머니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선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기용하면서 약점을 보완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이지영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14 11:01
야구

"콘택트 능력" "뛰어난 집중력"…명불허전 '용규 놀이'

베테랑 이용규(36·키움)는 투수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워하는 타자다. 볼카운트가 불리해도 특유의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타석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악착같이 투구 수를 늘린다. 그의 활약에 빗댄 '용규 놀이'는 이제 KBO리그 내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다. 지난 4일 수원 KT-키움전에선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3회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루 땅볼을 친 뒤 1루로 뛰던 이용규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놀란 이용규가 데스파이네와 대치해 양 팀 더그아웃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경기 후 두 선수가 오해를 풀어 논란이 확대되진 않았지만 데스파이네가 흥분한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그중 하나로 거론된 게 바로 '용규 놀이'였다. 당시 이용규는 무려 10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초구 스트라이크, 2구째 파울로 볼카운트가 몰렸지만 3구째와 4구째 볼을 골라낸 뒤 연거푸 파울 4개를 기록했다. 체인지업, 커브, 포심 패스트볼을 모두 걷어냈다. 이어 9구째 볼로 풀카운트를 만들었고 10구째 체인지업을 때려 1루 땅볼로 물러났다. 결과는 아웃이었지만 데스파이네 입장에선 심기가 불편할 수 있었다. 이용규는 이날 2회 첫 타석에서도 투구 수 6개를 끌어냈다. '용규 놀이'의 위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장면이었다. 이용규는 5일까지 시즌 타율이 0.276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54명 중 타격 34위. 출루율(0.395)은 15위로 상위권이다. 삼진(28개)보다 더 많은 볼넷(44개)을 골라냈다. 그 바탕에는 '용규 놀이'가 있다. 타석당 투구수(NP/PA)가 4.46개로 한화 정은원(4.54개)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상대 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해 실투를 유발한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는 "타격 기술적인 측면에서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 끈질기게 승부하면 수비하는 입장에선 피곤할 수밖에 없다"며 "보통 투수들이 1이닝이 12~15구 정도를 던지는데 한 타자에게 10구 이상을 소모하면 투수 수가 확 올라간다. 그만큼 소화할 수 있는 이닝도 줄고 수비하는 시간이 길어져 수비수들의 피로감도 쌓인다"고 '용규 놀이'의 위력을 전했다. 이용규는 KBO리그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 수 기록 보유자다. KIA 소속이던 2010년 8월 29일 광주 넥센전에서 박준수(현 KT 박승민 코치) 상대로 무려 20구를 던지게 했다. 파울만 무려 15개.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박준수는 후속 김선빈 타석 때 송신영과 교체됐다. 한화에서 뛰던 2015년 8월 22일 광주 KIA전에선 양현종 상대로 투구 수 17개를 끌어냈다. 역대 공동 2위 기록이다. 오윤 키움 타격코치는 "팬들이 '용규 놀이'라고 부르는 타격 모습은 집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나온다. 이용규는 1구, 1구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고 콘택트 능력이 좋다. 끈질긴 승부를 하는 모습이 동료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승부에 대한 투지를 불어 넣어주기도 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한화 구단에서 방출됐다. 팀의 주장까지 맡아 선수단을 이끌었지만, 세대교체가 단행된 팀 쇄신 분위기가 맞물려 일자리를 잃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자칫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벼랑 끝에 몰렸지만, 가까스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김치현 키움 단장은 "풍부한 경험과 실력, 열정을 가진 선수와 함께해 매우 기쁘다. 연령대가 낮은 선수단에 실력 있는 베테랑의 합류로 뎁스(선수층)와 선수단 분위기가 강화되는 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입대한 임병욱의 빈자리를 채우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개막 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야수고 경험이 매우 많은 베테랑이다. 영입했을 때 '그라운드에서 귀감이 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고 선수단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있다'며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실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베테랑 외야수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트레이드마크인 '용규 놀이'도 여전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7.07 07:51
야구

[피플 IS] 우리가 알던 브리검이 '건강하게' 돌아왔다

부상 우려를 지워낸 제이크 브리검(33·키움)은 역시 위력적이다. 브리검은 지난겨울 키움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2017년부터 통산 42승을 기록한 '장수 외국인 투수'지만,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기량 문제는 아니었다. 시즌 중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게 화근이었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고, 고심을 거듭한 키움이 결단을 내렸다. 김치현 당시 키움 단장은 "(브리검을 포기한 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브리검은 눈을 돌려 대만 프로야구(CPBL)로 향했다. 신생팀 웨이치엔 구단과 계약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반면 키움은 새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로 브리검의 빈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성적이 기대 이하였다. 스미스는 시즌 2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6.30으로 부진했다. 결국 4월 15일 키움은 스미스를 퇴출한 뒤 브리검을 재영입(최대 53만 달러·5억9000만원)했다. 당시 브리검은 CPBL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0.63으로 '무적'이었다. 재계약 실패의 원인이던 팔꿈치도 문제없었다. 키움은 브리검의 계약을 발표하며 '우려했던 팔꿈치 부상에 대한 후유증은 전혀 없어 보인다. 지난 4년 동안 보여준 에이스의 위용을 다시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건강한' 브리검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 15일 고척 한화전에서 5⅔이닝 5피안타 무실점 쾌투했다. 복귀전에서 15-1 대승을 이끌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21일 고척 NC전에선 7이닝 3피안타 무실점하며 연승을 달렸다. 2경기 12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 흠잡을 곳 없는 성적이다. 팀 합류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한 2주 자가격리를 거쳐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투수에게 민감할 수 있는 '강제 휴식'이었다. 하지만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앞세워 노련하게 땅볼을 유도한다. 땅볼/뜬공 비율이 1.56으로 지난 시즌(1.34)보다 더 높다. 21일 NC전에선 전체 투구 수 101개 중 절반에 가까운 49개(48.5%)가 투심이었다. 포심 패스트볼이 2개에 불과할 정도로 투심 의존도가 높았지만, 타자들이 알고도 속았다. 그만큼 홈플레이트 앞에서 움직임이 컸다. 송신영 키움 1군 투수코치는 "브리검의 제구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다. 특히 투심의 움직임이 좋다. 슬라이더가 투심과 비슷한 궤적으로 들어간다"며 "브리검은 상대 타자의 습성, 타이밍, 노림수를 잘 읽고 대응한다. 벤치에서 이 상황에서 어떤 걸 요구할지, 자기가 어떻게 타자를 상대할지 잘 알고 대처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팔꿈치가 건강한 브리검은 '난공불락'에 가깝다. 키움의 에이스가 돌아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25 07:57
야구

[냉탕 IS] 장고 끝에 악수인가, 키움의 프레이타스 고민

당황스러운 결과다. 키움은 지난 7일부터 외국인 타자 없이 1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가 2군으로 내려간 까닭이다. 프레이타스는 시즌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6(99타수 25안타), 1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354)과 출루율(0.279)을 합한 OPS가 0.633. 득점권 타율도 0.219로 낮다. 1군 엔트리 말소 전에는 타순이 8번까지 내려갔다. 그만큼 위압감이 떨어졌다. 키움은 프레이타스 영입(최대 60만 달러·6억7000만원)을 지난 2월 5일 발표했다. 스프링캠프 시작 나흘 뒤였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계약이 가장 늦었다. "포지션 구분 없이 타격 좋은 선수를 데려오겠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신중하게 움직였다. 프레이타스는 2019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 PCL(Pacific Coast League) 타격왕 출신. 그해 타율 0.381(328타수 125안타), 12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까지 0.461로 압도적인 1위. 주 포지션이 포수여서 수비 활용 폭이 떨어지지만, 정말 '타격'만 보고 영입했다. 기대가 컸다. 키움은 지난 시즌 중 엄홍 두산 스카우트 부장을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김치현 전 단장도 외국인 스카우트 경력이 풍부해 두 전문가가 어떤 선수를 데려올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키움은 지난겨울 간판 유격수 김하성(샌디에이고)의 메이저리그 이적에 따른 이적료로 550만 달러(62억원) 정도를 챙겨 지갑이 두둑했다. 한때 현역 메이저리거 영입 가능성이 거론됐던 이유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프레이타스 계약 후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장타력을 갖춘 선수를 원했다. 프레이타스가 파워와 정교함을 갖춘 만큼 그 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프레이타스 활용 방안은 키움의 고민이다. 홍원기 감독의 첫 구상은 지명타자(DH)였다. 하지만 DH로만 출전하기엔 타격이 위협적이지 않다. 지난달 23일 고척SSG전에선 궁여지책으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평범했다. 그렇다고 1루 수비 능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홍 감독은 4월 말 1루수 박병호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때 프레이타스가 아닌 전병우나 김수환을 1루수로 투입했다. 김하성의 이적, 박병호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키움의 중심 타선 화력이 약해졌다. 어느 시즌보다 외국인 타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프레이타스의 활약이 미미하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가 어렵다. 비자 발급과 자가 격리 기간을 고려하면 교체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다. 일단 2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프레이타스의 반등은 2021시즌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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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수비 채우고, 공격 때리고…기대 이상 '이용규 효과'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6)가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한화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성적이 크게 악화한 건 아니었다. 120경기 출전해 타율 0.286(419타수 120안타), 1홈런, 32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팀의 주장까지 맡아 선수단을 이끌었지만, 세대교체를 단행한 쇄신 분위기에 칼바람을 맞았다. 자칫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벼랑 끝에 몰렸다. 갈 곳 잃은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키움이었다. 이용규는 한화에서 방출된 지 닷새 만에 키움 구단과 계약했다. 연봉 1억원, 옵션 최대 5000만원 등 최대 1억50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김치현 당시 키움 단장은 "풍부한 경험과 실력, 열정을 가진 선수와 함께해 매우 기쁘다. 연령대가 낮은 선수단에 실력 있는 베테랑의 합류로 뎁스(선수층)와 선수단 분위기가 강화되는 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규 영입 효과'는 생각보다 꽤 크다. 수비에선 입대로 빠진 임병욱의 자리를 채웠다. 좌익수와 중견수가 모두 가능한 만큼 좀 더 탄력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키움은 이용규 영입 후 부동의 좌익수였던 이정후의 포지션을 중견수로 전환,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이용규(좌익수)-이정후(중견수)-박준태(우익수)로 정규시즌 개막전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타석에서의 임팩트도 상당하다. 이용규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583(12타수 7안타)을 기록했다. 김혜성(0.357), 이정후(0.333), 박병호(0.250)를 비롯한 주전급 타자 중에서 타격감이 가장 뜨거웠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낼 정도로 꾸준했다. 시범경기 첫 경기인 21일 사직 롯데전에선 1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2일 대구 삼성전에선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0-2로 뒤진 3회 초 2사 1루에서 삼성 선발 벤 라이블리의 2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그의 타격 컨디션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용규는 "연습경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타격 타이밍을 좋게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롯해 다양한 상황에 맞춰 타격 타이밍 변화를 가져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타격 밸런스는 연습경기 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 홈런도 타격 밸런스에 타이밍이 잘 맞아서 나온 것 같다.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매 타석 집중하면서 시즌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규 활약을 반기는 건 홍원기 키움 감독이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야수고 경험이 굉장히 많은 베테랑이다. 영입했을 때 '그라운드에서 귀감이 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고 선수단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있다'며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실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모두) 리드오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시즌 때까지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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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수석, 키움 감독 선임 "목표는 우승"

키움이 홍원기(48)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키움 구단은 "홍원기 코치와 감독 계약을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6억원이다. 키움은 지난 10월 8일 손혁 감독이 중도 사퇴한 뒤 김창현 감독대행 체재로 시즌을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탈락한 뒤 차기 감독 인선 작업에 들어갔지만, 하송 대표이사가 사임해 관련 절차가 올 스톱됐다. 지난 15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허홍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됐고, 엿새 만에 감독 인선이 마무리됐다. 공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홍원기 신임 감독은 1996년 한화에서 프로 데뷔했다. 이후 두산과 현대를 거쳐 2007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은퇴 후 2008년 히어로즈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한 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히어로즈 1군 수비코치를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수석코치로 손혁 전 감독을 보좌했다. 시즌 뒤 감독 면접을 본 후보군(5명)에 이름을 올렸고, 최종적으로 선택을 받았다. 키움 구단은 "홍원기 신임 감독은 지난 12년 동안 구단의 코치로 선수 육성,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선수단 내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어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전했다. 홍원기 신임 감독은 "기회를 주신 점 감사드린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구단과 팬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캠프 기간 잘 준비해 올 시즌 좋은 결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좋은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시스템을 갖춘 팀이라 큰 틀에서 바뀌는 건 없을 것 같다. 구단과 협의해 이른 시일 안에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쳐 스프링캠프를 대비하겠다. 포기하지 않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야구를 하겠다. 2021시즌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키움은 이날 감독 선임과 맞물려 단장까지 교체했다. 김치현 단장을 보직 이동하고, 고형욱 스카우트 상무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고형욱 신임 단장은 2017년 1월부터 2년 동안 히어로즈 단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2년 만에 단장 자리에 복귀한 셈이다. 키움 구단은 "선수 출신으로 다양한 경험을 두루 갖춘 고형욱 단장이 현장과의 가교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홍원기 신임 감독과 오랜 기간 함께한 만큼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아직 외국인 타자 계약을 하지 않아 코칭스태프 구성과 함께 관련 사안을 먼저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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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입국도, 영입도…난항의 연속 키움 외국인 선수

키움의 외국인 선수 관련 업무가 더디게 진행 중이다. 키움은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32)와 재계약했고, 일찌감치 새 외국인 투수로 조쉬 스미스(34)를 영입했다. 관건은 팀 합류 시점이다. 2월 1일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지만, 18일 오후까지 두 선수의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다. 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KBO리그 모든 구단이 외국인 선수 입국에 애를 먹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NPB) 구단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전과 달리 비자 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시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입국 후에는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한 2주 자가격리를 거쳐야 한다. 사실상 2월 1일 합류는 불발됐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두 선수의 입국일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한 명이 먼저 오고, 다른 선수가 뒤에 오면 자가격리를 함께하지 못한다"며 "자가격리 기간이 같아야 캐치볼이라도 하면서 몸을 만들 수 있다. 함께 입국하는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외국인 타자다. 키움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 계약을 확정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를 집중적으로 노렸지만, 계약에 실패했다. 원 소속구단이 선수를 쉽게 풀어주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흘러 1월 중순을 넘겼다. 계약하더라도 비자 발급, 입국, 자가격리 단계를 거치면 2월 초 합류가 불투명하다. 김치현 단장은 "이왕 늦었으니 우리가 원했던 선수와 사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선수 데려오려고 계약을 늦게 했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키움은 한때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까지 후보군을 넓혔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였던 타일러 화이트(전 SK), 다니엘 팔카(전 삼성)도 체크했다. 팔카가 키움 구단 소셜미디어(SNS) 계정과 팔로우(친구 맺기)를 해 "계약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 김치현 단장은 "팔카는 현재 거론 대상이 아니다. 분석하긴 했지만, 구단이나 에이전트에 연락한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라며 선을 그었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팔카와 마찬가지로 구단 계정을 팔로우한 라이언 코트도 키움의 외국인 타자 영입 후보군이 아니다. 구단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아예 없다. 좀 더 경력이 탄탄한 선수를 미국에서 데려오는 게 키움의 1차 목표다.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하지만,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김치현 단장은 "계약을 못 했으니까 이런저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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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팔카와 화이트도 체크한 키움, 모든 '가능성' 열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었다." 키움이 외국인 타자 영입 후보군을 확장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KBO리그에서 뛰었던 선수까지 체크하고 있다. 키움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와 계약하지 못했다. 키움은 이미 에이스 에릭 요키시와 재계약했고, 새 외국인 투수로 일찌감치 조쉬 스미스를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 계약만 유독 느리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루 이틀 안에 계약을 발표할 상황이 아니다. 키움은 12월까지 메이저리그(MLB)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에 속한 외야수 A와 접촉한 게 대표적이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 30홈런을 때려낸 A와의 협상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협상 창구를 다원화해 다른 후보군을 체크했다. 마음에 드는 선수는 하나같이 소속구단에서 쉽게 풀어주지 않았다. "기다려달라"고 기약 없는 답변만 돌아왔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MLB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가 우선 영입 대상이지만, 계약이 쉽지 않다. 올겨울 MLB는 선수 이동이 유독 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각 구단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새롭게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KT와 삼성은 모두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뛴 조일로 알몬테와 호세 피렐라를 영입했다. 한화가 현역 메이저리거 라이온 힐리(전 밀워키)를 데려오긴 했다. 그러나 이 계약에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베로 감독과 힐리는 밀워키에서 코치와 선수로 함께한 바 있다. 키움은 후보군을 꽤 많이 정리했다. 그러면서 폭을 넓혔다. 2월 1일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만큼 더 이상 기다리기가 어렵다. MLB와 NPB는 물론이고 KBO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새 후보군이 됐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키움은 다니엘 팔카(전 삼성)와 타일러 화이트(전 SK) 영입도 내부적으로 논의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대체 선수로 KBO리그를 경험했다. 팔카는 현재 소속팀이 없고, 화이트는 지난해 12월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키움은 최대한 '뉴페이스'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성사 여부는 물음표다. 현재 이적 시장 분위기라면 언제, 어떤 선수가 매물로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 타자는 계약 후 입국하더라도 2주 자가 격리를 거쳐야 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자발급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곳곳에서 들린다. 2월 시작하는 스프링캠프 일정을 고려해 대부분의 구단은 1월 중순을 계약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김치현 단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즌 개막(4월 3일)이 2주 정도 밀렸다. (외국인 타자가) 2월 중순까지 팀에 합류하면 괜찮다"고 말했다. 1월 말까지 계약하면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다는 것이 키움의 판단이다. 최대한 옥석을 가려보겠다는 입장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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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김하성 대안 1순위' 김혜성 "부담은 없다. 더 잘하고 싶다"

4번 타자 박병호도, 에이스 에릭 요키시도 아니다. 2021년 키움의 '성적 방향키'를 쥔 선수는 김혜성(22)이다. 올겨울 키움의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팀을 떠났다. 김하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고 샌디에이고 구단과 계약했다. 키움으로선 '김하성 공백 채우기'라는 만만치 않은 오프시즌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혜성은 첫 번째 대안이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김하성의 이적이 결정된 뒤 "김혜성을 유격수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수비는 어느 정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동산고 시절부터 주목받은 유격수 유망주였다. 스카우트들 사이에선 '인천팜 최고 내야 자원'이라는 평가까지 들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1라운드 7순위에 지명됐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주 포지션인 유격수로 많이 뛰지 못했다. 김하성의 자리가 워낙 확고했다. 김하성이나 2루수 서건창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백업으로 뒤를 받쳤다. 지난 시즌에는 3루수와 좌익수까지 병행했다. 내·외야를 넘나들었다. 김하성의 이적은 김혜성에게 좋은 기회다. 마침내 주전 유격수로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그는 "고등학교 2~3학년 때 계속 유격수를 맡았다. 아무래도 (다른 포지션보다) 더 편하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내 자리가 아니고 (주전 유격수로) 확정이 된 것도 아니다"며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부담은 없다. 오히려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매년 성장했다. 지난해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499타수 142안타), 7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다른 팀의 웬만한 주전 유격수보다 타격 성적이 좋다. 삼진을 줄이고, 볼넷을 늘려 출루율(0.345)도 데뷔 후 최고 기록을 냈다. 여러 포지션을 커버하는 수비 부담 속에서도 커리어하이 시즌을 달성했다. 20대 초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강정호, 김하성으로 이어진 히어로즈 유격수 계보를 이을 적임자로 떠올랐다. 선수는 만족을 모른다. 김혜성은 2020시즌을 돌아보며 "전체적으로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며 "홈런이 나오는 것도 단지 운이 좋았던 거다. 더 잘해야 한다"며 몸을 낮췄다. 구단이 기대하는 건 공격보다 수비다. 한 시즌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공격형 유격수' 김하성의 빈자리를 채우는 게 그만큼 어렵다. 하지만 김혜성은 수비 못지않게 공격 욕심도 크다. 2016년 12월 고교야구 최고 타자에게 수여되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을 정도로 타격에 재능이 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할 게 너무 많다. 아무래도 타격이 부족해 이 부문을 보완할 생각"이라며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중요한 OPS 수치를 높이는 게 목표다. 예전부터 이 기록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다른 것 없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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