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인터뷰④] "'진짜사나이', 우리 스티커를 꼭 떼야…"

에이핑크는 참 한결같다.

이젠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갈 만도 한데, 여전히 소박하고 겸손하다. 2011년 "안녕하세요. 에이핑크입니다"라며 수줍게 인사했을 때부터 변한 거라곤 훨씬 예뻐진 외모뿐이다. 그래서 '대세 걸그룹' 이야기가 나오자 발작이라도 일으킨 듯 심하게 손과 머리를 휘젓는다. 본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4년차 열심히하는 걸그룹'에 지나지 않는단다. '한류 스타'라도 되면 어깨에 뽕을 잔뜩 넣고 다니는 그룹들과는 그런 지점에서 분명히 다르다. 그 겸손함은 에이핑크의 성장 동력이자,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최근 신곡 '러브'로 가요계 모든 차트를 '올킬'한 에이핑크를 음악 방송 대기실에서 만났다. 어제도 3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며 졸린 눈을 비비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금세 또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한결같음으로 사랑받는 그룹 에이핑크. 한결같이 '순수 컨셉트'를 고집해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많은 그룹 에이핑크. 본인들은 아니라지만, 이미 대세 걸그룹임을 모두가 인정한 그녀들을 만났다.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서 혜리가 정수기에 붙어 있는 에이핑크 스티커를 보고 서운해했던거 혹시 봤나요.

(보미) "방송으로 봤어요. 솔직히 이해는 돼요. 근데 굳이 우리 스티커를 뗄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냥 위에다 붙이지 그랬나요. 엉엉."

(은지) "예능에 나간 거 자체가 팀을 알리기 위한거니까요. 아마 우리라도 다른 팀 스티카가 붙어있는걸 봤다면 '우리꺼도 붙여주세요' 했을 거예요. 근데 조금 아쉽긴 하죠. 우리라면 '다른 정수기엔 우리 걸 붙여주세요'라고 했을 텐데요. 하하. 요즘엔 어딜가도 EXID 스티커가 폭발적일 거 같아요."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 추천하고 싶은 멤버는요.

(일동) "보미를 추천합니다. 울면서 이 악물고 할 거 같아요. 독하면서도 여리거든요. 울면서도 잘할 거 같아요. 군대 훈련이 분명히 힘들 테고, 겨울이면 더 어려울 텐데 보미라면 끝까지 버틸 거 같아요."



-2014년엔 걸스데이와 에이핑크 이야기가 특히 많았어요. 라이벌 의식은 있나요.

(초롱) "좋은 경쟁심이 있는 거겠죠. 팬들 사이에는 그런게 조금은 있는거 같아요. 그래도 색깔이 워낙 다르다보니,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시기나 질투는 이상해요. 서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 뿐인데요."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게 됐어요.

(은지) "일을 너무 크게 벌리지 않았으면 해요. 처음으로 팬들과 갖는 시간이니까 작게 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항상 가고 싶은 공연이 됐으면 해요."



-데뷔 때보다 예뻐진걸 느끼나요.

(은지) "우리 사람됐죠. '내 얼굴이 왜 이럴까' 생각하다가도 데뷔 때 사진을 보면 '감사합니다' 해요. 의술의 힘을 빌린건 아니고요. 살이 많이 빠졌어요. 제 얼굴이 제일 많이 변한 거 같아요. 팬들이 예전 모습을 캡쳐한 걸 봤는데 저부터 '누구시더라' 했죠."

(보미) "19살에서 20살이 됐을 때 젖살이 많이 빠졌어요. 그래서 옛날 사진을 보면 그 때도 우릴 좋아해준 초기 팬들에게 정말 감사함을 느끼죠. 하하."



-멤버들끼리 싸우기도 하나요.

(초롱) "여자들이라 그런게 있긴 한데 잘 풀어요. 6년 동안 안 싸우고 그럴순 없었겠죠. 가족끼리도 싸우는데요. 그래도 말로 얘기하고 안건이 있으면 꼭 얘기를 하고 넘어가요. 동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 건 없어요. 동생들도 언니들이 잘못하면 '이렇게 하면 안될 거 같아'라고 얘기를 해주고요."



-신화 선배들처럼 오래가고 싶다고 했어요.

(은지) "에이핑크라는 이름 자체를 계속 가지고 가고 싶어요. 솔직히 그룹으로 오래 가는 게 베스트겠지만 그러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거라고 생각을 하긴 해요. 그래도 에이핑크라는 이름이 남아서 언제든지 모일 수 있는 끈끈함은 갖고 가고 싶어요. 오래 기억에 남으려면 지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엄동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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