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제 몫을 다하더니 어느새 빛나는 '씬스틸러'가 됐다. 5월 28일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차추민하를 연기한 배우 안은진(30). 안은진은 '슬의'를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극의 재미를 이끌어갔다. 극 초반에는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레지던트인 줄 알았지만 '흑진주·물광·과즙' 등 다양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엉뚱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전달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김대명(양석형)과 러브 라인까지 형성했다. 안은진이 그린 추민하의 입체적인 모습에 '슬의' 팬들은 빠지기 시작했고 점점 더 '괜찮은 의사' '사랑꾼'이 돼가는 추민하를 '슬의' 팬들은 응원하기 시작했다.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던 안은진은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했다. 매해마다 꾸준히 뮤지컬·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력을 다졌고 2018년 웹드라마 '숫자녀계숙자'를 시작으로 영상 매체에도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킹덤1·2' '타인은 지옥이다' '검사내전' '라이프' '왕이 된 남자' 등 굵직한 작품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번 '슬의'를 통해 배우로서 한층 더 발전된 모습까지 보였다.
안은진의 '열일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JTBC '경우의 수' 촬영 중이며 올해 말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촬영에 돌입한다. 그가 그릴 추민하의 매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추민하 양석형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두 캐릭터 모두 굉장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느낌의 캐릭터라서 응원해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양석형은 개인적으로도 너무 마음이 가는 캐릭터다. 추민하로서 위로해주고 싶다."
-양석형과 이뤄질 거 같나. "그랬으면 좋겠다. 민하가바라는 대로 됐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도 작가님이 큰 뜻이 있어서 두 사람이 이뤄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민하의 간절한 짝사랑이 이뤄졌으면 한다. 가벼운 연애들을 하다가 정말 진국인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더 간절하다. 그래서인지 OST인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노래 가사가 와 닿더라. 민하와 석형. '둘 다 서로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즌2에서 바라는 서사가 있다면. "시즌2에서는 의사로서 더 경험이 많이 쌓였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더 민하가 자기 일에 성실하고 주어진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으면 좋겠다. 양석형 교수님과는 커플이자 사제지간으로도 환상의 콤비를 보여주고 싶다."
-극 중 의사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 있다면. "민하는 석형 밑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따뜻한 양석형 교수님 밑에서 일하고 있기에 교수님 뒤만 잘 따라가면 '좋은 의사'가 될 것이다.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싶은 다른 과가 있다면. "'슬의' 내에서는 산부인과만 원한다. '슬의' 외 작품이라면 개인적으로 '부부의 세계' 팬이라서 '이무생로랑' 이무생 선생님이 정신의학과에서 일해보고 싶다."
-영상매체로 무대를 옮긴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운이라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이렇게 큰 사랑을 받으니 더 큰 운이 다가온 느낌이다."
-지난 활동들을 돌이켜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가야지' '이때쯤이면 이것을 해야지'하면서 멀리까지 내다보고 싶지만 아직은 당장 주어진 작품에만 온 신경을 쓸 정도로 내공이 부족하다. 지금 당장 소화해야 하는 신 하나 하나에몰입하다 보니 여기까지 시간이 흘렀다."
-배우로서 영상매체와 뮤지컬·연극으로부터 느끼는 차이점이 있는가. "뮤지컬과 연극은 몇 개월 간 공연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촘촘하고 밀도 있게 준비하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게 준비하더라도 어떤 관객분들이 오는지에 따라서 똑같은 작품이지만 매번 색다르게 다가온다. '오늘은 어떤 관객분들이 올까' 하면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영상매체는 촬영할 때마다 느껴지는 생동감이 굉장히 재밌는 것 같다.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모른 채로 열심히 찍는 느낌이라서 하면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예측이 불가능해서 재밌기도 하다.
-'슬의'는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주 1회 방송을 했다. "제작 환경이 확실히 더 넉넉해졌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깐 신에 조금 더 공을 들이게 된다. 또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도 편해지니깐 연기할 때 조금 더 편한 느낌도 있다. 물론 드라마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는 일주일에 하루만 방송하는 게 아쉬우시겠지만 이러한 제작 환경 때문에 좋은 퀄리티의 작품이 나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