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세정(24)이 파워풀한 여성 히어로로 거듭났다. 데뷔작인 '학교 2017'에 이어 '너의 노래를 들려줘'로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다진 김세정. 가수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배우로서 역량을 다져가던 중 인생작을 만났다. 지난 24일 종영된 OCN 주말극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 사냥꾼 카운터 도하나로 활약했다. 상대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히어로로 정의를 위해 싸웠다. 사이다 액션 연기와 애틋한 감성 연기가 곁들여진 모습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배우 조병규·유준상·염혜란과 환상의 합을 보여주며 OCN 역대 최고 시청률(최종회 11%, 닐슨코리아 기준)로 이끌었다. 흥행과 화제성 쌍끌이에 성공했다.
-종영 소감은. "이번 드라마는 이상하게도 끝이 났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았다.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다.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 같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삿말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다."
-도하나를 연기할 때 특별히 중점에 둔 부분은. "그건 그냥 하나의 성격인 거지, 어둡고 칙칙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성격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은 어두울 수 있었다. 하지만 성격이 되고 나면 어두움이 자연스럽게 종종 나오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카운터들 앞에서만 무너지는 감정을 드러내며 아이가 되고 마는 하나, 사실 하나는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고, 겉으로만 센 척하는 여린 아이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
-OCN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노력과 행복이 맞닿는 순간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더 기분 좋게 참여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욕심이 있다면 한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있다면. "스스로 연기한 장면을 뽑긴 좀 그렇지만 (웃음) 아무래도 직접 연기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언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이 장면을 찍기 전, 동생이 죽는 장면을 먼저 찍었다. 가족들이 죽고 동생을 붙잡고 우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찍고 나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을 정도로 감정이 혼란스러웠다. 그래서인지 동생을 보자마자 리허설부터 눈물이 고이더라. 원래 생각했던 연기 스케치가 있었는데,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와서 스케치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우리 하영이(동생)가 잘해준 덕분이더라고 생각한다."
-엘리베이터 액션·발차기 등 고난도 액션신이 많았다. "액션 장면이 있는 날은 설렘을 느꼈다. 물론 액션 장면을 찍는 날은 대기도 길고 체력도 지치긴 하지만 그날 얼마나 제가 성공해낼지는 그날의 연습과 차분함 그리고 습득력이 판가름을 내더라. 그래서 일단 가서 몸을 충분히 풀고 합을 안무 외우듯 외운 뒤 선생님 없이도 몸을 계속 움직였다. 그런 뒤에 촬영에 들어가면 차분해질 수 있도록, 흥분하지 않도록 속을 눌렀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었다.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와, 액션 재밌다. 계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카운터즈는 어떤 존재였나.
"또 다른 가족이었다. 가족과는 너무 친하다 보니 세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오랜만에 연락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카운터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더 많이 알아가고, 그만큼 마음도 편해지다 보니까 장난이나 이야기도 훨씬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됐다. 그래서 가족보다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만 서로 선은 넘지 않고, 서로 좋은 방향성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점이 좋았다. 편하게 처해진 상황에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다만 상황에 녹아들기까지 여러 방안을 미리 준비한 뒤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습하고 분석해서 준비했다. 불안함이 공존하던 도전과 시험이 아닌 정말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고 준비하는 것에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