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송중기 보러 갔다가 김수안에 반해 나왔다' 아주 단순하게 표현했을 때, '군함도' 개봉 후 가장 많이 보고 듣게 될 평이 아닐까.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의 히든카드이자 최종병기는 그 누구도 아닌 11세 아역 김수안이다. 아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김수안은 성인배우 못지 않게, 때로은 성인배우보다 더 멋진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자신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완급조절을 이토록 명확하게 해내는 아역은 그간 봐 온 수십, 수백만의 아역들 중 손가락에 꼽는다.
김수안은 '군함도'에서 이강옥(황정민)의 목숨보다 소중한 딸이자 악단에서 춤과 노래를 담당하는 소희 역을 맡아 맛깔스러운 열연을 펼쳤다. 황정민과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한, 친구같은 부녀 호흡을 선보이는 것. 어느 순간부터 서로에게 의지했다고 말하는 황정민의 말처럼, 황정민과 김수안은 나이 차를 떠나, 부녀관계를 떠나 한 영화를 찍는 동료처럼 보일 정도로 찰떡같은 호흡과 연기력을 자랑한다. '군함도'에서 황정민이 빛나는 순간, 그 옆에는 늘 김수안이 자리하고 있다.
김수안의 재능은 지난해 개봉한 '부산행(연상호 감독)'으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김수안은 '부산행'을 통해 제 69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칸 영화제를 찾은 국내 최연소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또 '부산행'이 누적관객수 1000만에 돌파함에 따라 김수안 역시 일찌감치 1000만 배우 반열에 오른 것. 1000만 배우 황정민과 김수안의 만남은 '군함도'의 신의 한 수라 봐도 무방하다.
연상호 감독과 류승완 감독은 김수안에 대해 "천재"라는 표현을 쓰길 주저하지 않았다. 다만 '부산행' 때는 영화의 분위기와 스토리상 김수안이 반짝반짝 빛날 정도는 아니었다면, '군함도'에서 김수안은 작품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으로 등장 할 때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치열한 사투 속에서 전해지는 웃음과 감동 등 드라마는 모조리 김수안 담당이다. 울면서 춤을 추고, 아빠를 부르짖고, 진짜 딸처럼 투정부리는 소희 김수안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의 뇌리에서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안은 김수안은 "내가 그 시대 내 또래의 모든 친구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라 생각했다"며 소희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춤과 노래를 연습해 극 중 악단 공연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또 역사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등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했다는 후문이다.
류승완 감독은 “김수안은 천재다. 이런 배우를 본 적이 없다.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이 영화에서 정말 보석 같은 존재였다"고 극찬했다. 류승완 감독의 말이 명확하다. 김수안은 천재가 맞다. 그리고 '군함도'의, 더 나아가 충무로의 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