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원정 선수단 라커룸에 난데없는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었다. 출입을 금지한 대상은 다름 아닌 트레이너들. 부상자가 속출한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에서 더 이상의 부상은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액막이' 문구다.
KT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6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김현수가 KT의 원정 선수단 라커룸 문에 A4 용지 한 장을 붙였다. 검은색 펜으로 큼지막하게 적힌 문구는 '트레이너 출입금지'. 그 아래에는 괄호와 함께 '부상 없음'이라는 네 글자가 덧붙어 있었다.
실제로 트레이너들의 출입을 막겠다는 뜻은 아니다. 트레이너들이 라커룸을 찾을 일이 없을 만큼 선수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일종의 '부적'이었다. 불운을 쫓기 위해 북어를 걸어두는 것처럼, 부상 악령을 쫓아내겠다는 KT 선수단의 재치 있는 발상이었다.
KT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부상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최원준과 안현민이 수비 도중 손가락과 발목을 다쳤고, 허경민은 담 증세로 3차전에 결장하는 등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가 변수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수가 직접 펜을 들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만큼은 선수들의 부상이 나오지 않고 트레이너들이 바빠질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유쾌한 문구에 담았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환기하는 재치이기도 했다. 이 문구 사진을 찍는 취재진을 향해 김현수는 "우리 KT에 (더 이상) 부상 선수는 없습니다!"라고 외치며 라커룸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