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인 드래프트 11라운드 전체 105순위로 지명된 안재연. 입단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현재 1군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잠실=배중현 기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 번이나 낙방했던 내야수 안재연(23·SSG 랜더스)이 '작은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달 18일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된 안재연은 독특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장충고 졸업반 시절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그는 고려대 2학년 재학 중 '얼리 드래프트'로 다시 한번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끝내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결국 대학 4학년이 돼서야 가까스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지명 순위는 11라운드 105순위. 총 110명의 선수가 지명된 2026 드래프트에서 사실상 마지막에 가까운 순번이었다.
2군에서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한 안재연. SSG 제공
안재연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는 지명이 될 줄 알았다. 처음에는 '왜 안 됐지?'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돌이켜보면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았던 거 같다"며 "(2026 드래프트에서는) 진짜 마지막인데 '이름이 불리는 게 쉬운 것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책하고 있었다. 그런데 SSG가 마지막 11라운드에서 대학생 1명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보고 있었던 거 같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현행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각 구단이 대학 졸업 예정 선수를 의무적으로 한 명씩 지명해야 한다. 2026 드래프트 11라운드에서 지명된 대졸 선수는 안재연이 유일했다.
안재연은 "지금까지 했던 노력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부모님께서는 순번은 낮지만 가서 보여주면 되니까 잘하라는 얘길 많이 해주셨다.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안재연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악바리처럼 뛰었다.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 성적은 71경기 타율 0.289(190타수 55안타). 지난 7월 2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수비 커버 범위도 넓었다.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SSG 코칭스태프는 1군 콜업 기회를 부여했다.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진 SSG. 현재 2군 주요 선수를 1군에 올려 테스트 중인데 안재연도 그 중 한 명이다. SSG 제공
안재연은 "처음 SSG에 왔을 때 2군 캠프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콜업됐다고 했을 때 열심히 노력했던 결과가 나오는 거 같았다"며 "목표 중에 하나가 세 자릿수 등번호를 두 자리로 바꾸는 거였다"고 말했다. 2군에서 111번을 달고 뛰던 안재연은 지금 62번을 착용하고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안재연에 대해 "일단 수비가 안정적"이라며 "야구를 대하는 걸 보면 절실하다는 게 보인다. 그런 친구들한테 조금 더 기회를 주고 싶은 게 감독의 마음이다. 모든 게 치는 데 맞춰져 있는데 선수들의 인식도 바꿔야 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안재연은 내야 땅볼에도 1루까지 전력으로 질주한다. 그는 "지명 순번이 낮다 보니까 2군에서도 간절했다.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하게 여겼던 습관이 남아 있는 거 같다"며 "(콜업 소식을 접했을 때) 꿈에 그리던 순간이 온 거 같았다. 시작은 늦었지만, SSG에 없는 (유형의)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