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개인 한 경기 최다 6과 3분의 1이닝을 책임진 박준영. 한화 제공
승패를 떠나 오른손 투수 박준영(24· 한화 이글스)이 위력적인 투구로 눈길을 끌었다.
박준영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1-1로 맞선 7회 말 1사 2루에서 교체돼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5와 3분의 2이닝), 최다 탈삼진(종전 6개) 기록 등을 갈아치웠다.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해내며 평균자책점을 4.58에서 4.13까지 낮췄다.
흠잡을 곳이 없었다. 이날 박준영은 5회 말 1사까지 '퍼펙트'로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건희에게 내준 솔로 홈런으로 퍼펙트 행진이 막을 내렸지만, 후속 여동욱을 유격수 땅볼, 원성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 말에는 2사 3루 위기에서 김웅빈을 루킹 삼진 처리하는 배짱을 보여줬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h로 빠르지 않았으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섞어 노련하게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13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박준영의 투구 모습. 한화 제공
아쉬움이 남는 장면은 7회 말이었다. 선두타자 히우라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박준영은 1사 후 최주환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는 83개(스트라이크 56개). 이후 한화의 두 번째 투수 이상규가 2사 1, 2루 위기에서 원성준에게 결승 적시타를 맞으면서 박준영의 실점이 기록됐고, 경기가 1-3으로 끝나 패전 투수의 불명예도 떠안게 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투구 내용과 경기 운영, 그리고 긴 이닝을 책임진 과정을 되짚어보면 박준영의 호투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청운대 출신 박준영은 올해 육성선수로 계약한 '야구 미생'이다. 지난달 10일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될 때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조금씩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