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마운드가 연쇄 붕괴하고 있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서 참패를 당한 다음 날, 에이스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족족 안타를 얻어 맞았다.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김경문 한화 감독(오른쪽)과 양상문 투수코치. 연합뉴스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는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2개를 허용한 뒤 강판됐다. 올 시즌 한화의 개막전 선발로 사실상 에이스인 그가 1회조차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난 건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에르난데스는 1회 초 삼성 1번 박승규를 삼진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후 2번 김지찬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최형우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어 4번 디아즈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5번 류지혁과 6번 강민호는 연속 적시타를 때렸다. 7번 전병우가 홈런성 2루타를 터뜨리며 스코어는 4-0으로 벌어졌다.
에이스의 충격적인 부진에 한화 벤치는 마냥 얼어붙었다. 외국인 투수를 바로 빼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 그사이 8번 이재현과 9번 홍현빈까지 적시타를 날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에르난데스는 박승규를 다시 상대해 안타를 맞았다. 1회 삼성 선발 라인업 전원이 출루한 순간이었다. 1회 선발 타자 전원 출루는 KBO리그 역대 7번째 기록이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도 더는 참지 못했다. 포수를 최재훈에서 허인서로 바꾸고, 에르난데스도 황준서로 교체했다. 경기 시작 30분이 지나도록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에르난데스는 7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3월 28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에르난데스. 한화 제공 한화는 전날 삼성을 상대로 5-0으로 앞서다 절망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한화 마운드는 사사구를 무려 18개나 내줬는데, 이는 1990년 5월 5일 LG 트윈스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기록한 17개를 넘어선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특히 마무리 김서현은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볼넷 6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로 3실점으로 무너졌다.
불펜 투수들이 볼넷과 사구를 남발하는데, 선발 에르난데스는 난타를 당했다. 불펜진 소모가 불가피한 상황. 가뜩이나 한화는 14일 기준으로도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6.38)다. 대체 위국인 투수 잭 쿠싱은 김서현을 대신해 마무리로 투입될 예정. 한화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말고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