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창민 감독 SNS
고(故) 김창민 감독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가 공개 사과에 나선 가운데, 유족 측이 진정성을 의심했다.
김창민 감독의 부친은 10일 방송된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가해자의 사과 움직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며 “여태까지 연락 한번 없었다. ‘사과를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경찰관이 피해자 측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아서 못 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연락처는) 변호사를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알 수 있는 사항이다. 근데 그걸 경찰관이 알려주지 않아서 사과하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고인의 부친은 최근 아들의 사건이 논란이 된 후 피의자가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고 그의 태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앞서 피의자 A씨는 지난 8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죽을죄를 지었다”면서도 “유가족 연락처를 몰라 수사기관에 수차례 사과와 합의 의사를 전달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김 감독을 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언론을 통해서 먼저 사과를 드리게 된 점도 죄송하다. 기회를 주신다면 찾아뵙고 사죄드리겠다”고 말했다.
A씨의 공개 사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튿날인 9일 유튜브 ‘사이버 렉카’ 채널인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출연해 동일한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경기 구리시 수택동의 한 음식점에서 A씨 일행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당시 김 감독은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가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상대의 주먹에 맞아 쓰러졌다. 약 1시간 후 병원으로 옮겨진 김 감독은 같은 해 11월 뇌사 판정을 받았으며,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눈 뒤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A씨와 공범인 B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차 신청했지만 이번에도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경찰은 지난달 사건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에 유족은 수사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며 반발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2일 검사 3명, 수사관 5명으로 구성한 전담 수사팀을 편성,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해 의학적 전문성을 갖춘 검사의 의견 수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한 보완 수사를 진행해 피해자에게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고 전했다.
1985년생인 고인은 2013년 영화 ‘용의자’ 소품 담당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대장 김창수’(2017), ‘마약왕’(2018), ‘마녀’(2018),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소방관’(2024) 등 작화팀으로 일했다. 연출작으로는 ‘그 누구의 딸’(2016), ‘구의역 3번 출구’(2019)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