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원 원장. 바른세상병원 제공 최근 이사를 마친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꽃샘추위가 시작되자 고질이던 허리 통증이 눈에 띄게 심해졌다. 짐 정리를 하느라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거나 무거운 박스를 여러 번 들었던 탓이라 여겼다. 며칠 쉬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묵직하게 당기는 느낌이 이어졌다.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겼던 허리 통증은 결국 척추 질환의 신호였다.
2월 말 꽃샘추위는 허리 통증을 악화시키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기온이 낮아지면 몸은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근육을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평소보다 쉽게 경직된다. 허리는 상체 하중을 지탱하는 부위인 만큼, 작은 움직임에도 부담이 집중된다. 이로 인해 평소 허리가 약한 사람이나 중장년층에서는 통증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이러한 통증을 ‘계절성 요통’이나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꽃샘추위 시기에는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나 척추관 협착증 같은 만성 척추 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되면 허리 주변 혈액순환이 떨어지고, 신경을 압박하던 염증 반응이 더 민감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질환이 없던 사람에게도 증상이 처음 나타나거나, 가벼웠던 통증이 갑자기 심해질 수 있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치는 저림이나 당김,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심해졌다가 쉬면 완화되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함이 오래 지속된다면 보다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
2월 말은 이사와 새 학기 준비로 허리에 부담을 주는 생활 패턴이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무거운 물건을 허리를 굽힌 채 들거나 차가운 바닥에서 장시간 정리 작업을 하면 경직된 허리에 급격한 압력이 가해진다. 이는 급성 요추 염좌는 물론 숨어 있던 척추 질환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꽃샘추위 기간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허리와 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은 최대한 나눠 들며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단순 찜질이나 휴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