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불안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이 연습경기에서 불안한 투구를 보였다.
매닝은 24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3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사사구(3볼넷) 4실점했다.
사실상 1이닝도 온전히 채우지 못했다. '투구 수 제한' 규정 덕분에 겨우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연습경기 특성상 양 팀 합의하에 특정 투구 수에 도달하면 이닝을 종료할 수 있는데, 매닝은 2사 만루 위기에서 제한 투구 수를 채워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무리했다.
매닝은 앞선 청백전에서도 제구 및 커맨드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두 번째 실전이자 KBO리그 팀을 처음으로 상대한 이번 경기에서도 불안한 모습은 이어졌다. 최고 시속 148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사사구만 4개를 허용했다.
삼성 매닝. 삼성 제공
매닝은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지명된 유망주 출신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지명할당(DFA) 처리됐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도 최근 5년간 62경기(34선발)에 등판해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잔부상이 잦고 제구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삼성은 평균 시속 150km를 웃도는 구속과 구위에 주목해 그를 영입했다.
아직 연습경기라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흔들린 점은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이라는 '최강 원투펀치'의 개막 시리즈 등판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매닝의 부진이 더욱 뼈아프다.
후라도는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파나마 국가대표로 발탁돼 대회를 준비 중이다. 본선 일정을 마치고 팀에 합류할 예정인데, 만약 파나마가 1라운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합류 시기는 더 늦어진다. 이 경우 추가 휴식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개막 시리즈 등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태인-후라도. 삼성 제공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비시즌 기간 팔꿈치 굴곡근 부상을 당해 현재 재활 훈련 중이다. 빠른 회복을 위해 자청해서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으로 시즌 준비에 제동이 걸린 만큼, 개막에 맞춰 완벽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무리할 경우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구단 측에서도 시간적 여유를 더 둘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매닝이 개막전 선발을 포함해 1선발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구위와 컨디션으로는 기대에 부응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삼성과 매닝 모두 묵직한 숙제를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