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풍문이 자욱하게 깔리는 스토브리그 시기였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희망을 가질 만했다.
일단 노시환이 부산수영초·경남중·경남고를 졸업한 지역 연고지 출신이라는 점. 그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 중 한 명이 고교 직계 선배인 이대호(은퇴)라는 점. 한 방송에 출연해 동료 최준용으로부터 받은 밸런스 게임(한화 이글스 100억원 VS 롯데 150억원 제안)에서 확답을 하지 못한 점. 그리고 2025시즌이 끝난 뒤 소속팀 한화의 비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 협상을 거절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점이 두루 희망 고문을 했다.
롯데가 올겨울 FA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소문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최대어'였던 박찬호(현 두산 베어스) 강백호(현 한화)는 이미 롯데 팬에겐 놓친 선수들이었다. 오히려 올해 총알을 아꼈으니, 노시환이 FA 시장에 나오면 영입전에 뛰어들 만하다는 행복 회로가 돌았다. 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외부 FA 선수 3명의 계약은 2026년까지였다. 샐러리캡도 여유가 생긴다.
지난달 중순 노시환이 다년 계약 대신 10억원에 2026년 연봉 협상을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그의 '부산행' 시나리오가 쓰였다. 보상금만 20억원에 이르는 진입 장벽이 생겼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기류였다.
그럴 만했다. 롯데는 거포가 부족했다. 이대호가 은퇴한 뒤 치른 3시즌(2023~2025) 연속 연속 20홈런 이상 친 타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2025)에는 15홈런을 넘긴 선수도 없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프랜차이즈 선수 한동희가 3루수에서 1루수로 전향할 수 있다는 내부 소식이 전해졌다. 노시환 영입설이 다시 불거졌다.
이런 모든 기대감이 22일 오전 무너졌다. 한화는 노시환과 기간 11년, 총액 307억원이라는 그동안 KBO리그에서 나오지 않았단 초장기 초대형 빅딜이 성사됐다고 알렸다. 현재 스물여섯 살인 노시환은 서른일곱 살까지 '이글스맨'으로 뛴다. 한화는 노시환이 원한다면, 메이저리그(MLB) 포스팅 신청을 허락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추후 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한화 프랜차이즈 선수로 남을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알렸다.
그렇게 부산을 홈으로 뛰는 노시환의 모습을 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부 롯데팬은 2019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노시환이 아닌 서준원을 뽑은 내부 안목을 비판한다. 서준원은 이후 음주 운전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까지 했다.
롯데는 올 시즌 사행성 게임장에 출입해 30경기(KBO 기준) 징계 받은 나승엽 대신 한동희를 1루수로 쓸 예정이다. 3루수는 박찬형, 한태양, 김민성, 손호영이 경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