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서 선수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20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23일 새벽(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2개 도시서 분산 개최된 이번 대회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서 펼쳐졌지만,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3개·은메달 4개·동메달 3개로 종합 1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엔 약 90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선수단 2900여 명이 참가해 8개 종목, 16개 세부 종목에서 116개의 금메달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 가장 큰 특징이자 변수는 ‘분산 개최’였다.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두고 신규 시설 건설을 최소화화고, 기존 시설을 활용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곳곳에서 경기가 열렸다. 밀라노와 코르티나의 거리는 400㎞가량 떨어져 있다. 최대 6개의 클러스터에서 경기가 진행돼 개최 열기가 한데 모이기 어려웠다.
대회를 앞둔 한국의 목표는 금메달 3개와 종합 순위 톱10이었다. 지난 2022 베이징 대회의 14위(금2·은5·동2)보다 높은 목표였다. 부진했다고 평가받은 2014 소치 대회(금3·은3·동2)만큼의 목표를 잡았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왼쪽)이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서 이수경 선수단장으로부터 단기를 건네받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한국은 베이징 대회서 여러 편파 판정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주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금맥을 캤지만, 이외 종목에선 기대치를 밑돌았다. 당시 베이징은 각 종목 베테랑들의 은퇴 무대가 된 만큼 아쉬움도 컸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 종목 외의 ‘깜짝 스타’를 기대한 이유다.
예상과 달리 한국의 금빛 질주를 이끈 건 설상이었다. 한국 설상 시설은 지난 코로나19 이후 많은 시설이 시대 흐름에 뒤처지며 훈련 기능을 잃었다. 선수들은 해외 전지 훈련에 전념하며 세계적 선수들과 끊임없이 경쟁했고, 올림픽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포문을 연 건 37세 베테랑 김상겸(하이원)이었다. 그는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2008년생 동갑내기 유승은(성복고)과 최가온(세화여고)이 각각 여자 스노보드 빅에어(동메달), 하프파이프(금메달)서 입상하며 한국의 ‘메달 라이딩’을 이끌었다. 특히 최가온의 금메달은 한국 올림픽 스키·스노보드 역사상 최초여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다소 출발이 흔들렸던 쇼트트랙도 마지막에 웃었다. 한국은 첫 개인전 5개 종목서 단 3개 메달(은1·동2)에 그쳤다. 사상 최초 남녀 개인전 ‘노(NO) 금메달’이라는 우려도 쏟아졌다. 하지만 대회 막바지 여자 계주 3000m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은 데 이어, 여자 1500m 금메달(김길리),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만 메달 7개를 가져왔다. 이 종목 순위에선 네덜란드(금5·은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 밖의 종목에서 한국은 입상에 실패하며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다. ‘종목 다양화’라는 오랜 과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셈이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은 24년 만에 입상에 실패했다.
이번에 메달을 딴 설상 종목 역시 국내 인프라에서 성장한 게 아닌, 선수들의 재능과 해외 훈련의 결과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동아시아 중 12위 중국(금5·은4·동6)과 10위 일본(금5·은7·동12) 모두 4개 이상의 종목에서 입상에 성공하며 종합 순위서 한국을 넘어섰다.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이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전날(22일) 대표팀 해단식서 마이크를 잡고 “동계 종목의 취약한 시설 문제는 수년간 지적돼 왔다. 남자 선수의 경우 병역 의무도 해결해야 한다. 최가온 선수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서 첫 금메달을 따냈으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해외를 돌아다니며 따낸 거”면서 “지난 2018 평창을 돌아보면 종목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도, 지원은 바뀌는 게 없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훈련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유럽의 피지컬에 비해 밀리는 부분을 느꼈다. 정부와 협의하고, 계속해 목소리를 내서 선수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훈련해 올림픽 강국으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할 거”라고 했다.
현장을 찾은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동계스포츠 종목의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돌아가면 유승민 회장을 비롯한 체육회와 협의하고, 정부 내에서도 협의를 통해 훈련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라고 말했다. 또 “현재 하계 종목에는 많은 상무 팀이 있다. 하지만 동계 종목은 바이애슬론뿐”이라며 “국방부와 협의하고 있다. 장관에게도 요청하며 뛰고 있다. 동계 (상무)팀을 신설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